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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교수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

강서윤 기자 | 기사입력 2022/07/15 [14:56]

이해영 교수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

강서윤 기자 | 입력 : 2022/07/15 [14:56]

국내에서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이 패권을 쥐고 세계를 호령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취지다.

 

 

 


지난 14일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근 북한이 도네츠크·루한스크(루간스크) 공화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한 것과 관련해 “국제법적 승인은 고도로 정치적인 행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이 이렇게 ‘화끈하게’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라시아 메가 프로젝트(고속도로, 철도, 공항, 항만 건설 등 규모가 무척 큰 투자사업), 즉 지정학적 대전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단교보다 돈바스 승인으로부터 기대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서방이 러시아에 밀리고 유라시아가 북미를 제치고 떠오르는 대륙으로 주목받는 상황. 이를 내다본 북한이 빠르게 움직임에 나섰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리버럴(자유주의) 제국주의의 무력외교를 통한 미 패권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벌여온 전쟁에 관해 이 교수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지금까지 죽은 약 2,600만의 목숨은 주로 미 패권 유지의 비용으로 지불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라며 “지금 우크라이나의 일일 천명 이상의 사상자 역시 이 미 패권 비용에 포함할 수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로 대표되는 신흥국들과 유라시아 국가들에 밀려 저물어가는 미국의 경제 현황을 둘러싼 분석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1990년 전 세계 GDP에서 G7의 비중이 70%였는데 2020년 31%로 절반 이상 축소되었다”라며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란이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을) 예고하면서 중러+이란의 유라시아 판이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해설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대미 추종 일변도인 윤석열 정권의 외교정책이 한반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현재 리버럴(자유주의) 제국주의자들의 패권전략이 구냉전과 다른 점은 비백인 혹은 비앵글로색슨 즉 한, 일 군대가 포함된 것”이라며 “일(본)의 개헌과 재무장은 거의 확정적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또 “백인종이 지휘하고 황인종끼리 싸우는 꼴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의 지휘를 받는 군사동맹에 편입되면 북한·중국과 적대하는 전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로 읽힌다.

 

아래는 전문이다.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

 

트럼프 안보보좌관, 저 악명높은 볼턴이 베네수엘라 쿠데타에 개입한 사실을 인정해서 시끄럽다. 그리고 북한이 돈바스의 양대 인민공화국 즉 도네츠크, 루한스크(루간스크)공화국을 독립국으로 정식 ‘승인’했다. 러시아, 시리아에 이어 3번째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북한과 단교했다. 국제법적으로 승인(recognition)은 고도로 정치적인 행위다. 북이 이렇게 ‘화끈하게’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라시아 메가 프로젝트, 즉 지정학적 대전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단교보다 돈바스 승인으로부터 기대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 (고급) 시사지 하퍼스(Harpers)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아주 묘한 시점에 묘한 제목을 단 리버럴(자유주의) 시사지의 이 기사는 아주 흥미롭다. 요약하자면, ‘리버럴 국제주의’ 달리 표현다면 리버럴 제국주의의 그랜드 스트레티지(큰 전략)인 무력외교(armed diplomacy)를 통한 미 패권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다. 그 대안으로 자제(restraint)의 그랜드 스트레티지를 제안한다. 

 

1차 대전 이후부터 2022년에 이르는 미국의 세기, 먼저 1914~1945 30년 전쟁 동안 인류는 1차대전 약 5천만+2차대전 약 7천만이 죽었다. 역시 미국의 세기에 속하는 냉전은 결코 ‘긴 평화’ 시기가 아니었다. 이 기간 동안 2천만이 죽었다. 다음 1990년~2022년 미 단극체제 시기 테러와의 전쟁으로 6백만이 죽었다. 1, 2차 대전을 미국 탓으로 돌릴 수 없으니 1945년부터 지금까지 죽은 약 2,600만의 목숨은 주로 미국의 세기 즉 미 패권 유지의 ‘비용’으로 지불되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일일 천명 이상의 사상자 역시 이 미 패권 ‘비용’에 포함할 수가 있다.

 

또 하나 1990년 전 세계 GDP에서 G7의 비중이 70%였는데, 2020년 31%로 절반 이상 축소되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미국 대 브릭스 5국의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 비중은 현재 25:25다. 브릭스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으니 10년 내 이 비중은 훨씬 더 벌어질 것이다. 이란이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을 예고하면서 중러+이란의 유라시아 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란이 핵을 가지고자 한다면 미국이 전쟁을 선포할 것이라고 바이든이 말했다. 유라시아연합군 대 미국의 전쟁? 글쎄. 

 

그렇다면 한국의 그랜드 스트레티지는? 현재 리버럴 제국주의자들의 패권전략이 구냉전과 다른 점은 ‘비백인’ 혹은 비앵글로색슨 즉 한, 일 군대가 포함된 거다. 일의 개헌과 재무장은 거의 확정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미-일-한 순서로 군사적 지휘명령 체계 재편이 이루어져, 우리 한국군은 이제 신냉전의 최전선을 지키는 자유의 전사가 된다. 모를 일이다. 우크라이나처럼 땅이 넓지 않으니 일일 천명이 죽기야 하겠냐. 아무튼 백인종이 지휘하고 황인종끼리 싸우는 꼴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당장 나로서는 현 정부가 ‘친미중립’ 정도에서 멈췄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 증권가에 상투머리 잡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 한국외교가 딱 그 꼬락서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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