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덩샤오핑의 단견과 대만해방의 역사적 필연성
중화인민공화국 제3대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 1904~1997)은 사후에 자신을 화장하여 골회를 바다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언에 따라, 그의 부인 줘린(卓琳, 1916~2009)은 인민해방군 수송기에 덩샤오핑의 골회를 싣고 대만해협 상공으로 날아갔다. 회색빛 골회가 꽃잎과 함께 대만해협의 하늘 높이 흩날렸다. 덩샤오핑의 영토완정 의지는 죽음의 저편까지 이어졌다.
1982년 1월 11일 덩샤오핑은 “예 동지의 제안은 실질적으로 하나의 국가, 두 종의 제도를 의미한다. 국가통일이라는 전제 하에 대륙은 사회주의를, 대만은 자본주의를 각각 실행할 수 있다”라고 언명했다. 그가 말한 ‘예 동지’는 당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예젠잉(葉劍英, 1897~1986)이다. 예젠잉은 1981년 9월에 발표한 대만 문제에 관한 담화에서 “조국통일이 실현되면 대만을 특별행정구로 정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덩샤오핑이 언명한 하나의 국가, 두 종의 제도(一個國家, 兩種制度)는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국가통일원칙으로 공식화되었다.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를 뜻하는 일국량제(一國兩制)의 원칙이다.
일국량제의 원칙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제도는 대륙의 사회주의제도와 대만의 자본주의제도를 의미한다. 대륙과 대만이 통일되면,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 특별행정구로서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하면서 자본주의제도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는 뜻이다.
일국량제의 원칙에서 말하는 하나의 국가는 중화인민공화국을 의미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중화민족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하고, 중국의 국가적 법통을 계승한 유일한 국가이므로, 중국 영토에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이라는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중화인민공화국만 존재한다. 현재 실존하는 것은 ‘중화민국’이 아니라 중화인민공화국 대만성(臺灣省)이다.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누구나 아는 것처럼, 국가는 영토, 인민, 주권 3대 요소의 결합체로 존립하는데, 중화인민공화국 14억 인민은 자기의 정치적 대표체를 가지고 있다. 그 정치적 대표체가 바로 전국인민대표대회(National People's Congress)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중화인민공화국 14억 인민을 대표하는 대의원 2,980명으로 구성되었다. 대의원 임기는 5년이다. 전체 대의원 2,980명 가운데 2,097명은 중국공산당에 소속된 대의원들이고, 나머지 883명은 중국공산당 이외의 각계각층, 각당, 각파에 소속된 대의원들이다.
이 글의 논제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대만 지역구를 대표하는 대의원 13명이 선출되어 전국인민대표대회에 결합되었다는 사실이다. 대만 지역구 대의원을 어떻게 대륙에서 선출할 수 있었을까? 대륙에는 ‘대만민주자치동맹’이라는 정당이 있다. 중국공산당에 우호적인 여러 야당 가운데 하나다. ‘대만민주자치동맹’은 당원 120명을 선거인단으로 구성하여 대만 지역구 대의원 13명을 선출했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중화인민공화국에 반기를 든 대만 정권이야말로 실존하지 않는 ‘중화민국’을 국가라고 참칭하는 반국가단체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대만 정권은 반국가단체일 뿐 아니라, 미국의 조종과 지원을 받는 종미우익단체이며, 국가분렬 책동에 집착하는 국가분렬 단체다.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그처럼 악질적인 반국가단체를 용인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반국가단체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려고 한다. 반국가단체를 제거하는 행동의 총체를 대만해방이라는 개념으로 정식화할 수 있다.
그런데 위에 서술한 것처럼, 덩샤오핑은 40여 년 전에 일국량제의 원칙을 제시하면서 대만해방을 경시하고 양안교류를 중시했다. 그는 대륙과 대만이 100년 동안 상호교류를 계속하면 자연스럽게 국가통일을 실현하게 될 것이므로 대만해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오늘 양안 관계에 조성된 심각한 상황이 말해주는 것처럼, 덩샤오핑이 40여 년 전에 언급한 100년 양안 교류설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단견이었다. 양안 교류가 확대, 발전되어온 지난 40년 동안 국가통일의 기회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왜냐하면 대만을 점령한 반국가단체가 미국의 조종과 지원을 받으면서 국가분렬 책동에 광분해왔기 때문이다. 대만을 점령한 반국가단체는 한술 더 떠서 ‘중화민국’이라는 국호의 정치적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이제는 국호를 ‘대만공화국’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변했다. 대만의 종미우익정당인 민진당에서 주석(당대표)을 지낸 야오자원(姚嘉文)은 2021년 4월 민진당 산하 헌법개정 소위원회 회의에서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를 ‘대만공화국’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는 망언을 늘어놓았다.
이런 국가분렬 책동은 반국가단체가 대만을 점령하고 있는 한, 양안 교류가 100년이 아니라 1,000년 동안 계속되어도 중국의 국가통일 위업은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그러므로 중국의 국가통일 문제에서 핵심적이고 결정적인 요인은 양안교류를 얼마나 더 확대,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만을 점령한 반국가단체를 어떻게 하루빨리 제거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대만을 점령한 반국가단체를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국가통일 위업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대만을 점령한 반국가단체를 제거하는 행동은 대만해방이라는 총적 개념으로 수렴, 집약된다. 대만해방은 중국인민해방군과 ‘중화민국 국군’ 사이에서 무력 충돌을 불러오는 것이므로, 대만해방이 대화와 협상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따라서 대만해방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영토를 완정하는 대만해방전쟁을 의미한다. 대만해방전쟁은 역사적 필연이며, 동시에 역사적 과업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대만해방전쟁이 승리하고 일국량제의 원칙에 의거하여 평화통일이 실현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해방전쟁과 평화통일은 결코 모순되지 않으며, 평화통일은 반드시 해방전쟁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2. 총통 대역을 체포하지 못한 뇌신돌격대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동북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네이멍구(內蒙古)의 광활한 초원에 주르허(朱日和) 군사훈련 기지가 있다.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이 훈련기지의 면적은 1,100k㎡다.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에서는 ‘과구(跨區)훈련’이라고 부르는 대규모 전투 훈련이 매년 진행된다. 홍군과 청군으로 편성된 전투부대들이 실전과 매우 유사한 전투환경에서 벌이는 쌍방교전연습이 과구 훈련의 압권이다. 쌍방교전연습에서 공격에 나선 홍군은 인민해방군 전투부대이고, 방어에 나선 청군은 가상의 적군인 제195기계화보병려단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쌍방교전연습은 대만해방전쟁 예행연습이다.
2017년 7월 30일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에서 중국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진행되었다. 베이징 천안문 광장이 아닌 곳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그 열병식에 전투원 12,000명, 무장 장비 600여 대, 전투기 100여 대가 참가하였다. 시진핑 주석이 초원에 정렬한 장대한 열병대오를 사열하고 경축 연설을 하였다.
그날 중국중앙텔레비전은 열병식을 실황 중계하면서 초원에 정렬한 열병대오를 공중에서 촬영한 화면을 방영했는데, 열병대오로부터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는 5층 벽돌 건물이 화면에 나타났다. 건물 중앙에 첨탑이 우뚝 솟은 특이한 모양의 5층 벽돌 건물이다. 화면을 확대하여 보았더니, 그것은 대만 성도(省都) 타이베이(臺北)에 있는 총통부 건물을 실물 크기로 거의 똑같이 만든 복제건물이었다. 총통부에는 ‘중화민국’을 참칭하는 반국가단체의 우두머리 총통의 집무실이 있다. 총통부 복제건물이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은, 인민해방군이 총통부를 습격하여 총통을 체포하는 전투 행동을 연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에서 총통부 복제건물이 완공된 때는 2014년이다. 2015년 7월 24일 중국 <인민일보> 보도에 의하면, 2014년에 인민해방군은 홍군과 청군으로 나뉘어 쌍방교전연습을 벌였다고 한다. 쌍방교전연습에서 농민으로 감쪽같이 위장한 청군(가상의 적군)은 감자와 배추를 담은 자루를 홍군(인민해방군)에게 지원물자로 주겠다고 하면서 우호적으로 접촉했다. 기만술에 넘어간 홍군 지휘관은 물자지원에 고마움을 표하려고 진지 밖으로 걸어나왔다. 바로 그 순간, 청군은 기습사격을 퍼부어 홍군을 제압하고, 홍군 지휘관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날 쌍방 교전훈련에서 홍군은 6대1로 패했고, 홍군의 전사율은 무려 70%에 이르렀다. 어이없게도 홍군이 참패를 당한 것이다. 홍군의 참패는 인민해방군 지휘부에 충격을 주었다.
2015년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에서 대만 총통부 복제건물을 점거하는 습격전 연습이 진행되었다. 습격전 연습에서 홍군의 공격임무를 맡은 것은 2011년에 창설된 인민해방군 공군 특수작전부대 뇌신돌격대(雷神突擊隊)였다. 청군의 방어임무를 맡은 것은 ‘중화민국 국군’으로 가장한 인민해방군 제195기계화보병려단 산하 정예부대였다.
인민해방군 안에서 명성이 자자한 뇌신돌격대는 대만해방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진격하여 총통 체포작전을 수행하는 최정예 특수작전부대다. 뇌신돌격대는 평소에 초인간적인 전투훈련으로 단련된 전투원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대만의 작전환경과 유사한 남미대륙 열대우림 속에서 고강도 실전훈련을 매년 진행한다.
이런 사정을 파악한 ‘중화민국 국군’은 뇌신돌격대의 총통 체포작전에 맞서기 위해 총통 호위대를 내오고 전투행동을 연습했다. 그들의 총통 호위작전은 뇌신돌격대가 총통 체포작전에 돌입한 급박한 상황이 오면, 총통을 헬기에 태워 공항으로 급히 피신시키고, 거기서 다시 총통 전용기에 옮겨 태워 미국 영토인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로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2015년 7월 5일 중국중앙텔레비전은 2015년 7월 초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뇌신돌격대의 총통 체포작전 연습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여 방영했다. 편집 영상은 뇌신돌격대와 총통 호위대가 격돌한 쌍방교전연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흥미진진하게 진행된 쌍방교전연습은 다음과 같다.
결전의 날, 어둠이 깔린 심야에 뇌신돌격대는 대형 수송기 여러 대에 분승하여 전투기 편대의 엄호를 받으면서 가상의 대만해협을 눈 깜빡할 사이에 건너갔다. 그들은 가상의 대만 상공에서 낙하산을 타고 소리 없이 강하, 착지했다. 산줄기를 타고 신속하게 이동한 뇌신돌격대는 평소에 연마해온 습격전을 벌여 가상의 총통 호위대를 밀어내고 총통부 복제건물을 점거했다. 그런데 뜻밖에 복병이 나타났다. 가상의 총통 호위대가 완강하게 저항하는 사이에 매복해있던 가상의 신속대응부대가 갑자기 맹공격을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가상의 신속대응부대는 총통 대역을 장갑차에 황급히 태워 가상의 대만군 전쟁지휘소로 피신시켰다. 그 바람에 뇌신돌격대는 총통 대역을 체포하지 못했다.
이런 작전 결과를 보고 실망한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와 인민해방군 연합참모부는 총통부 복제건물을 점거하였으면서도 총통 대역을 체포하지 못한 뇌신돌격대 장병들의 군사칭호를 강등했고, 감봉처분조치까지 내렸다.
2015년 7월 초 주르허 군사 훈련기지에서 진행된 쌍방 교전연습은 인민해방군의 당시 작전 능력으로는 대만군을 제압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리하여 인민해방군은 자기의 실전 능력을 대폭 강화해야 했다. 2015년 하반기부터 인민해방군은 전군을 개편하고, 군종-병종 협동 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2016년 7월 15일 <신화통신> 보도에 의하면, 당시 쌍방교전연습에 특수작전부대, 싸이버정찰부대, 항공정찰부대, 전자기파(EMP)부대 등 새로 개편된 전투부대들이 대거 참가했고, 군사 지휘관의 참가 비중이 20%에서 35%로 높아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민해방군은 군종-병종 협동 작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자력자강을 향한 그들의 줄기찬 노력은 2022년 8월 4일부터 5일까지 대만 주변 해상과 공중에서 진행된 대만해방전쟁 예행연습에서 결실을 맺었다. 당시 인민해방군은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군수지원부대를 총동원한 대규모 군종-병종 협동작전에서 이전과 달라진 놀라운 면모를 과시하였다. 군종-병종 협동작전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목적을 달성하였다.
1) 인민해방군은 사상 처음으로 ‘대만방공식별구역’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대만에서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군종-병종 협동작전을 진행했다.
2) 인민해방군은 사상 처음으로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군종-병종 협동작전을 진행했다.
3) 인민해방군은 사상 처음으로 대만 상공을 넘어가는 궤도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대만 동쪽 바다에 탄착시켰다.
4) 인민해방군은 사상 처음으로 항공모함 전투단과 핵추진 잠수함의 협동작전을 진행했다.
5) 인민해방군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해군 제7함대 항모타격단을 대만에서 동남쪽으로 1,100km 떨어진 필리핀해에 묶어두었다.
2022년 8월 초 인민해방군이 사상 처음으로 다섯 가지 작전목적을 달성한 것은 대만해방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작전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의 눈앞에 전개된 이웃 나라의 군사 상황이다.
3. 동해에서의 은밀한 남하 비행 590.5km
2022년 10월 26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웬디 셔먼(Wendy R. Sherman)은 일본 도꾜(東京)에서 진행된 한미일 3자 외교차관 협의회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3자 외교차관들이 대만의 방어 능력을 지원해주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하면서, 미국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일본,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미국군 사령관이 통제하는 일본자위대와 한국군을 전쟁판에 끌어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대만해협에서 발생한 우발적 무력 충돌이 대만해방전쟁으로 비화되면, 미국군, 일본자위대, 한국군이 동중국해로 출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군이 미국군 사령관의 통제를 받으면서 중국인민해방군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인가?
2022년 9월 19일 폴 러캐머라(paul J. LaCamera) 주한미국군 사령관은 미국에 있는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포함하여 모든 전시상황에 대비해 급변사태계획(contingency plan)이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서, 미국군 지휘부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개입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10월 7일 일본 <NHK> 보도에 의하면, 미국군은 남중국해 연안에서 일본자위대, 한국군, 필리핀군을 이끌고 사상 처음으로 4자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것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패퇴시키기 위한 전쟁연습이다.
한국군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개입해야 할 명분도 이유도 있을 수 없다. 만일 한국군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개입하면 인민해방군의 치명적인 공격을 받게 될 것이므로, 한국군으로서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얽매여 있는 한국군은 전시에 한미련합군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미국군 사령관의 명령을 받아야 한다. 미국군사령관이 “미국을 위해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우라”라고 명령하면, 한국군은 작전명령을 거역할 수 없으며, 울며 겨자 먹기로 수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얽매여 미국군 사령관의 명령을 받아야 하는 한국군이 이웃 나라 전쟁판에 내몰려 자칫 개죽음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한국군이 미국군 사령관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하고 이웃 나라 전쟁판에 내몰리는 것보다 훨씬 더 가공할 사태가 예상된다. 그것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과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이 거의 동시에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가공할 사태에 관한 예상을 논하려면, 조선인민군의 ‘남조선해방전쟁’ 준비태세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8기 3차 확대회의(이하 6월 확대회의로 약칭함)에서 ‘남조선해방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방침이 토의, 결정되었다. 새로운 전략방침과 관련한 남측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 6월 확대회의에서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 지휘관들은 전쟁이 시작되면 단거리 전술미사일을 기습 발사하여 불과 3분 안에 서울 용산에 있는 대통령실을 비롯하여 국방부, 합참본부, 수도방위사령부 등 한국군 핵심 지휘 통제체계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하였다. (2022년 6월 30일 <데일리 NK> 보도)
2) 6월 확대회의에서 각종 저위력 전술핵탄미사일을 지상과 해상에 배치하기로 결정했고, 새로운 전술핵타격전략에 의거하여 기존 전투조직표를 수정했으며, 그에 따라 전군적 범위에서 인원 조동, 부대 신설, 부대 통폐합이 시행되었다. (2022년 11월 29일 <데일리 NK> 보도)
3) 6월 확대회의에서는 조선인민군 육군, 해군, 공군, 전략군이 이제껏 각자 수행해온 작전임무를 60년 만에 변경하여 전략적 협동 작전체계를 정립했고, 화력 사거리 단축 계획도 수립했다. (2022년 7월 1일 <데일리 NK> 보도)
4) 6월 확대회의 결정에 따라 개편된 전투부대들과 기존 전투부대들의 협동 작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훈련판정 요강이 각지 전투부대들에 하달되었다. (2022년 9월 5일 <데일리 NK> 보도)
5) 6월 확대회의에서 수정, 변경된 작전계획에 따라 김정은 총비서가 발사 명령을 하달하면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전술핵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평가하기 위한 실전훈련이 진행되었다. (2022년 10월 7일 <데일리 NK> 보도)
위에 열거한 보도내용을 읽어보면, ‘남조선해방전쟁’이 임박하였다는 것을 누구나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확실하게 ‘남조선해방전쟁’의 임박성을 말해주는 징후는 아마 없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보도내용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지상과 해상에 각각 배치하고 임의의 시각에 발사할 수 있는 실전훈련까지 진행했다는 사실이다. 지상 배치는 5축 10륜 발사대차에 탑재했다는 뜻이고, 해상배치는 전투함선에 탑재했다는 뜻이다. 위의 보도내용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조선인민군 전술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에도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 각각 탑재되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전술핵탄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 전투함선들, 전술핵폭격기들, 전략잠수함들이 ‘남조선해방전쟁’에 대거 동원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사태가 발생하는 것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중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외교전문지 <대외사정(Foreign Affairs)> 2009년 11월 12월 합병호에 매우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국제안보연구소의 키어 리버(Keir A. Lieber) 교수와 다트머스 대학의 대릴 프레스(Daryl G. Press) 교수가 공동으로 작성한, ‘우리가 요구하는 핵무기(The Nukes We Need)'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미국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핵무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6년에 미국과학자련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과 자연자원방어협의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는 미국 국방부가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 ‘위험 예측 및 평가능력(Hazard Prediction and Assessment Capability)’을 이용하여 모의핵타격실험을 진행했다. 타격정밀도가 매우 낮은 고위력 전략핵탄두 10발을 발사하여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는 상황을 모의한 컴퓨터 실험이었다. 실험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컴퓨터 실험에서 300~400만 명이 사망하는 핵참화가 발생한 것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9년에 키어 리버 교수와 대릴 프레스 교수는 미국 국방부가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 ‘위험 예측 및 평가능력’을 또다시 사용하여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는 동일한 상황을 모의한 제2차 컴퓨터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타격정밀도가 매우 낮은 고위력 전략핵탄두 10발이 아니라,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저위력 전술핵탄두 20발로 타격하는 상황을 모의한 컴퓨터 실험이었다. 제2차 컴퓨터 실험에서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피폭점 주변에서 700명 미만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것은 재래식 폭탄을 사용한 것과 같은 미미한 인명피해였다.
핵무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사용하면 엄청난 핵참화가 발생하여 우리 민족이 멸망하지 않겠는가 하고 우려하지만, 위에 서술한 컴퓨터 실험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일 조선인민군이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순항미사일에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면, 인명피해와 시설파괴는 재래식 폭탄을 사용하였을 때 발생하는 인명피해와 시설파괴보다 더 적게 발생할 것이다.
2022년 11월 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세상을 놀라게 한 보도문을 발표했다. 보도문 내용 중에서 이 글의 논제와 직접 관련되는 것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에 관한 내용이다.
보도문에 의하면, 2022년 11월 2일 오전 한미련합군이 군사분계선 북쪽 공해상에 대응사격을 가한 것에 대응하여 그날 오후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함경북도 지역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쏘는 보복 타격을 가했다고 한다. 그들이 보복 타격에 사용한 무기는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고, 모의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전략순항미사일이었다. 또한 그것은 위에 서술한 컴퓨터 실험 결과에서 입증된 것처럼, 저위력 전술핵탄두 20발을 동시다발로 발사하는 경우 피폭점 주변에서 700명 미만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전략순항미사일이었다.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멀리 남하 비행을 계속하더니 경상남도 울산 앞바다 80km 해상에 떨어졌다. 보도문에 의하면, 사거리는 590.5km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에서 울산 앞바다의 탄착점 좌표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이 울산 앞바다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한미련합군은 자기들이 고성능 미사일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므로 미사일 방어는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함경남도에서 발사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이 동해 해수면 위를 초저공으로 약 50분 동안 날아가는 동안 누구도 미사일의 은밀한 남하 비행을 포착하지 못했다. 심지어 한미련합군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현상마저도 포착하지 못했다. 순항미사일의 두 가지 강점은 은밀한 비행과 고정밀타격이다.
이런 충격적인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미련합군이 순항미사일 방어 능력을 전혀 갖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 것이다. 또한 그것은 조선인민군이 전략순항미사일 20발을 동시다발로 기습 발사하여 한미련합군 핵심 전략거점 20개소를 파괴함으로써 ‘남조선해방전쟁’을 극적으로 끝낼 고도의 전술핵 타격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위에 서술한 미국 전문가들의 컴퓨터 실험 결과에 의하면,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전략순항미사일 20발로 한미련합군 핵심 전략거점 20개소를 족집게식 고정밀타격으로 파괴하는 경우 700명 미만의 인명피해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놀라운 사실을 조선인민군 지휘부도 알고 있고, 한미련합군 지휘부도 알고 있다. 그로써 조선인민군 지휘부는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전술핵탄두를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고, 한미련합군 지휘부는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의 눈앞에 전개된 군사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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