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소나무
-박금란
탄가루 덮어쓴 사북 검은 소나무
지하 1100미터 갱도에서
뿜어 올린 80년 4월 노동의 섬광
비상계엄령 쪼가리를 파쇄시킨 사북 노동 투쟁은
80년대 노동운동에 불을 지핀 신새벽의 신호탄
이원갑 신경 최돈혁 진복규 조행웅 이학천 안원순
박윤상 조재홍 고세열 신수복 오항규 이창식 용천수
김해용 박근식 권영옥 김인옥 신철수 구정우 김찬연
이철재 이정규 김용대 황보광 이상진 김몽진 등 수천 명
‘혁명을 하려면 피를 흘려야 한다’
이원갑의 지휘에 맹렬한 불꽃들
검은 도시가 활활 불타올랐다
석탄 한 삽 캐기 위해 목숨을 거는
콧속 귓속 눈속 폐속 탄가루 쌓이고
땀과 탄가루 범벅이 된 석탄사람
노동의 가치가 땅속으로 떨어져
랜턴 불빛으로 가물거리구나
노동자가 없으면 하루도 못사는 세상
아직도 노동자를 밟아대는 윤석열 정권
거짓 술수와 모사꾼으로
국민을 속이고 억압하는 것들
폐갱도에 처박아 폐기시켜
매장해야 할 것들
사북항쟁이 용서 못 할
사북항쟁 삽에 찍힐 정치모리배야
검은 소나무 빛나는 몸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