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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지금] 러시아를 대표하는 2개의 대학은 어디일까?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03/02 [09:38]

[러시아는 지금] 러시아를 대표하는 2개의 대학은 어디일까?

이인선 객원기자 | 입력 : 2023/03/02 [09:38]

한국 대학생들은 보통 3월과 9월에 정규 학기를 시작한다. 그렇다면 러시아 대학생들은 언제부터 정규 학기를 시작할까?

 

러시아 대학생들은 2월과 9월에 정규 학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와 반대로 9월을 첫 학기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학교로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학교 두 곳을 살펴본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연구 중심 국립 종합대학교다. 약자를 따서 ‘엠게우(МГУ : Москов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университет)’라고 부른다.

 

모스크바 국립대의 정식 명칭은 ‘미하일 로모노소프 명칭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다. 1755년 1월 25일 러시아 시인·철학자·과학자였다고 알려진 미하일 로모노소프가 설립한 러시아 최초의 대학이기 때문이다.

 

로모노소프는 러시아 과학의 시조이자 물리학·천문학·지질학·기계학·역사학·문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 그는 라부아지에의 ‘질량 보존 법칙’을 14년 일찍 발견해 화학 분야에 큰 공을 세웠고 열역학의 발견이 이뤄지기 80년 전에 이미 열역학의 가장 중요한 원리를 주창한 물리학자였다. 그리고 1761년 뉴턴의 망원경을 개량해 발명한 반사 망원경으로 금성에 대기가 존재함을 증명한 천문학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유럽 내에서는 러시아인 로모노소프의 이러한 발견이 알려질 길이 없었고 훗날 다른 과학자들의 이름으로 그의 이론과 법칙들이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로모노소프 덕분에 러시아는 모든 학문적 분야에서 호황기를 맞을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로모노소프는 러시아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 여제에게 대학교 설립을 제안했고 1755년 1월 25일 설립 법령이 포고되면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가 세워졌다. 이후 1940년 스탈린 정부가 로모노소프를 기려 대학교 이름을 ‘미하일 로모노소프 명칭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로 개칭하면서 지금까지 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모스크바 국립대는 19세기엔 러시아 문화의 중추가 되어 활발한 연구를 펼쳤다. 현재는 350개 학과, 87개 학부 과정과 168개의 대학원 과정, 8개 연구소 등을 갖추며 명실상부한 러시아 최고의 국립 종합대학 중 하나가 되었다.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 소련과 다른 정부의 지도자들을 포함해 많은 저명 인사들이 이곳을 나왔다. 2017년 기준 13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6명의 필즈상 수상자, 1명의 튜링상 수상자가 이 대학 출신이다. 대표적으로 안톤 체홉, 바실리 칸딘스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등이 이 학교를 나왔다.

 

▲ 모스크바 국립대 본관 건물과 로모노소프 동상. [출처 :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모스크바 국립대로 향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본관 건물이다.

 

본관 건물은 스탈린 서기장 집권 시기 지어진 것으로 ‘스탈린의 7자매’ 중 가장 높은 건물이다. 당시 모스크바 일대에 지어진 초고층 건물들과 묶어 ‘스탈린의 7자매’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모스크바 국립대에선 역사적인 장소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본관 앞에 있는 로모노소프 동상,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도서관인 ‘모스크바 국립대 과학도서관’, 레닌 언덕이라고 불리는 ‘참새 언덕’,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연구기관인 ‘모스크바 국립대 생물학부 식물원’ 등이 대표적이다.

 

모스크바 국립대는 매년 1월 25일 러시아에서 기념하는 ‘대학생의 날’과도 관련이 깊다. 원래 1월 25일은 타티야나 성녀를 기리는 ‘타티야나의 날’이었다. 그러다 1755년 ‘타티야나의 날’에 엘리자베타 여제가 모스크바 국립대 설립 법령을 포고한 후 오늘날에는 ‘모스크바 국립대 창립일’이자 ‘대학생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이 타티야나 성녀가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를 비롯해 모든 러시아 대학생들을 수호한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모스크바 국립대는 김일성종합대학과 자매교류를 맺는 등 북한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02년에는 모스크바 국립대 산하 아시아·아프리카 대학에 북한연구협회를 설립했다. 당시 연구협회 결성식에서 파벨 리샤코프 부교수는 협회가 앞으로 대학생들에게 북한의 주체사상과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러 대학에 북한연구협회 설립」, 통일뉴스, 2002.10.09.)

 

▲ 이고르 아빌가지예프 모스크바 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 대학 학장(왼쪽)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대표단 단장(오른쪽). [출처 : 모스크바 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 대학]

 

2014년 12월 5일에는 러시아 연방 레닌공산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대표단이 모스크바 국립대를 찾았다. 당시 이고르 아빌가지예프 모스크바 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 대학 학장은 이들을 따뜻하게 맞으며 이들의 방문이 북러 청년 간 교류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 대학을 찾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대표단」, 아시아·아프리카 대학, 2014.12.05.)

 

아빌가지예프 학장은 특히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을 잊지 못한다며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육정책을 호평하며 서로 계속 협력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개척하며 러시아 제국의 수도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긴 표트르 대제는 1724년 1월 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 아카데미와 대학교를 설립할 것을 지시했다.

 

이곳은 이듬해 레온하르트 오일러, 다니엘 베르누이, 크리스티안 골드바흐 등 당대 저명한 외국 학자들이 방문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수차례 이름과 조직 개편을 거쳐 지금의 이름이 되었고 1924년 시 이름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레닌그라드로 변경되었을 땐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로 이름을 바뀌기도 했다. 1948년부터 1989년까지는 소련 각료회의 결정에 따라 ‘즈다노프 명칭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라고 불리기도 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보다 유서 깊으면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많을 정도로 연구의 질도 높은 편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동문 중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 본 사람이 많다. 드미트리 멘델레예프, 이반 파블로프, 니콜라이 고골, 블라디미르 레닌, 블라디미르 푸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그리고리 페렐만 등이 있다.

 

▲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와 '날개 달린 수호신' 동상. 구글 지도 캡쳐.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 가면 ‘날개 달린 수호신(genius)’ 동상(이른바 ‘천사 동상’)을 볼 수 있다.

 

이 동상은 용감하고 탁월하며 진보적인 수호신을 형상화한 것으로 상트페트르부르크 국립대 졸업생들이 그와 같은 인물이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손에 높이 든 횃불은 지식의 상징이자 인류의 길을 밝히는 것을 의미하고, 머리에 씌워진 월계관은 지식의 길에 있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날아다니는 형상을 한 것은 지식과 세상을 향한 멈출 수 없는 비행을 뜻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의 역사가 곧 러시아의 역사 및 과학 지식의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는 러시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10개 이상의 박물관들이 있고 양적 구성, 주제 및 연대기적 범위 측면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소장품은 러시아 연방 박물관 소장품에 상응한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는 2010년 ‘과학기술 공원’이 형성되었다. 이곳은 러시아 현대 과학기술의 보고로 현재 연구시설 26개를 가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연구시설들이 대학 직원, 학생에 상관없이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을 학습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선 남북한과 관련된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다.

 

대학 본관 뒤 동양학부 건물 옆에서 소설 『토지』의 작가로 유명한 박경리의 동상을 볼 수 있다. 이는 2013년 11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앞 ‘푸시킨 플라자’에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상이 세워진 것에 대한 답례이자 한러 우호를 높이는 문화 교류의 하나로 추진된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한국학과에 박경리 작가의 이름이 들어간 강좌가 개설된 데 이어 국내 작가의 동상이 해외에 세워진 것으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편, 2017년 10월 23일에는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 참가 일정을 마치고 이곳에서 강연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관계자는 “최선희 국장이 23일 오전 약 1시간 30분 동안 국제관계학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특강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대학 측이 최 국장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초청하는 형식으로 특강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선희 국장은 강연에서 북한은 핵전쟁에 관심이 없다며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충분한 억제력을 갖추기 위해 핵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필요할 경우 미국의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과 미국, 북한과 서방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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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현재 많은 대학교를 국립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교육·연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소개한 대학교들 외에도 러시아 전역에, 지역마다 운영되는 대학교들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특정 분야를 특화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도 운영되고 있다.

 

러시아 학생들은 이와 같은 환경에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원하는 분야를 특화할 수 있다. 그렇기에 대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의 경우 그만큼 자신이 선택한 학문에 대한 학습·연구 열의도 높다.

 

또한 교육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는 러시아이기에 대학생들도 역사와 전통을 배우며 러시아를 ‘어머니 조국’이라 부르며 나라를 위해, 지역을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고 있다.

 

러시아가 제재 속에서도 하나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전 세계의 극찬을 받는 발레·영화·문학·예술을 만들어 내고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도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도 끊임없이 교육을 지원하고 뒷받침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유추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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