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이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이른바 ‘강제동원 해법안’을 발표한 뒤 지난 16일 도쿄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 국내에서는 역대급 ‘굴욕 정상회담’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미국은 긍정 평가를 쏟아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외교·국방 당국 간 안전보장대화 재개,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은 한일정상회담과 미국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꼽았다.
지난 16일 일본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는 한일정상회담을 도운 “강력한 제3자의 존재가 미국”이었다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지지해온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의 ‘증인”이 됐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혹시 한국의 정권이 바뀌어도 간단히 일한관계를 뒤집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윤석열 정권이 바뀌더라도 ‘미국이 뒤에 있으니 안심’된다는 일본의 시각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한일정상회담을 환영하며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조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17일(한국 시각) 일본 유력지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정상회담 당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차관과 한 통화에서 한일, 한·미·일 연계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은 (한일관계를)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미 국방부의 한 보도 담당자가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안보상 과제를 공유하는 미·일·한의 강고하고 긴밀한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 2015년 한일 양국 간 ‘위안부’ 합의 당시 합의 이행과 한일관계 개선을 강력히 지지했던 인사다.
16일(미국 시각)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 이슈를 해결하고 양자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날 발표(한일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를 환영했다”라면서 “일한 양국 협력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역사적인 발표를 했다”라면서 “미국은 계속해 일한이 이 새로운 이해관계를 영속적인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라고 환영했다.
같은 날 미국 주요 언론도 한일정상회담을 긍정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화해를 향한 양국 정상의 조치는 한일 양국에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미국과 한일 간의 동맹에도 의미가 있다”라면서 “미국은 대중국 보루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이 지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 서로 잘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보도했다.
CNN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언급하며 “이 지역(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의 두 동맹국이 새롭게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라고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 중국을 염두에 두며 “긴장을 줄이기 위한 조치와 웃으면서 악수하는 한일 정상의 사진은 한일관계의 기조가 전환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WSJ에 ‘한국 내 반일 정서’가 강하다면서 “윤 대통령이 ‘엄청난 정치적 위험’에도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대담하게 추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권이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안을 극찬한 미국이 한·미·일 군사 협력이 강조된 한일정상회담도 지지하면서 ‘미국은 일본 편’이라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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