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지 못한 돈을 받거나 쓴 사람은 대부분 깨끗한 삶을 살지 못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한국의 청년들에게 깨끗하지 못한 돈을 주면서 미래를 꿈꾸라고 한다. 깨끗하지 못한 돈에서 출발한 청년들의 미래는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까.
바로 ‘미래청년기금’에 관한 이야기이다.
윤석열 정권은 지난 6일 강제동원 해법 ‘제삼자 변제안’과 ‘미래청년기금’ 조성을 발표했다.
그리고 16~17일 한일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경단협)은 각각 10억 원씩 출자한다고 밝혔다. 미래청년기금의 본격 운영을 앞두게 됐다.
윤석열 정권이 일본과 함께 미래청년기금 조성을 밝히자, 청년학생들뿐 아니라 각계가 반발하고 있다. 왜 그럴까.
먼저 미래청년기금은 친일파를 양성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미래청년기금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기금을 조성해 일본에 유학 가는 한국의 학생들 장학금 등에 쓰인다.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의미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한일관계가 과거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과거에 발목을 잡힌다는 의미는 한국이 일제강점기 사죄와 배상을 놓고 더 이상 일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과거 문제를 덮어놓고 가자는 말처럼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일본의 식민 범죄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독도 침탈 야욕, 군국주의 부활을 반대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에게 이런 역사 인식이 아니라 ‘식민지배는 정당했다’, ‘강제동원 등 식민 범죄는 없었다’, ‘일본이 한국의 근대화를 시켜줬다’ 등 일본의 극우 세력의 생각에 동조하거나 옹호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데 미래청년기금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일본 공안, 민간 연구기관 등이 한국 학생들에게 접촉해 돈을 미끼로 ‘신친일파’로 포섭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미래청년기금에 대해서도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제강점기 ‘친일파 양성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람을 일본에 데려가서 몇 년 있으면 일본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미래청년기금이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우용 역사학자도 지난 2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래청년기금은 친일파 양성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1895년 관비 유학생을 모아 일본의 게이오대학에 보내 친일파를 양성한 것처럼 청년미래기금이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미래청년기금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투쟁과 일본의 범죄행위를 부정하는 것이다.
미래청년기금에 전경련과 함께 기금을 조성하는 일본 경단협에는 전범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도 회원사로 있다. 일본제철과 미쓰비시는 미래청년기금에 돈을 대는 것이 과거 일제강점기에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배상금 차원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것일 뿐 전범기업의 ‘배상책임과 사죄’에 선을 긋고 있다.
이는 미쓰비시가 10여 년 전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돈을 주는 방식(배상)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학술교육 지원 형태로 한국 유학생을 위한 ‘장학기금’을 설치해 돈을 대겠다과 주장한 것과 같은 논리다. 당시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거부한 방법을 윤석열 정권이 다시 꺼내 만든 것이다.
부산지역의 대학생들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한일 미래청년기금이라는 이름으로 피해자 배상 대신 청년에게 돈을 주겠다고 한다. 일본의 사죄·배상을 받아내려고 70여 년 동안 힘든 싸움을 이어온 피해자의 피눈물이 담기고, 숭고한 항일운동 역사를 부정하는 이따위 기금을 받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라고 미래청년기금을 비판했다.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피어린 투쟁을 부정하는 더러운 돈으로 일본에 유학 간 학생들이 과연 떳떳하게 살 수 있을까. 그리고 일본의 관점으로 역사 인식을 하게 될 청년들이 한일관계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을까.
미래청년기금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 청년을 망치는 돈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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