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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37] 무기 경쟁에서 뒤처진 미군 ③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4/04 [07:50]

[아침햇살237] 무기 경쟁에서 뒤처진 미군 ③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4/04 [07:50]

(이어서)

 

2) 중국

 

중국산 저가 제품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중국 무기를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 무기를 상당히 경계한다. 한미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대체로 중국 무기는 미국 무기에 비해 기술력에서 크게 뒤처지지는 않지만,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무기 양에서는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결국 전쟁을 하면 중국이 유리하다고 한다. 

 

2022년 11월 미 국방부의 「2022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전함 수에서 2020년쯤 미 해군을 앞질렀다고 한다. 미군은 자국 전함의 기술 수준이 더 높다고 평가하지만 샘 탕그레디 미 해군전쟁대학 교수는 중국이 미국에 거의 버금가는 군사 기술력을 가졌고 인공지능의 군사적 응용에서 선두 주자라고 평가했다. 또한 “육전과 해전은 다르다”라며 해전은 수적으로 우세한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Sam J. Tangredi, 「Bigger Fleets Win(전함이 많은 쪽이 이긴다)」, 『Proceedings』 2023년 1월호, 미 해군연구소, 2023.)

 

▲ 탕그레디 교수의 글. “우수하지만 더 작은 함대를 갖는 것은 해전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아니다. 배를 가장 많이 가진 쪽이 거의 항상 승리한다.” [출처: Proceedings 캡처]     

 

앤드루 에릭슨 미 해군전쟁대학 교수도 2021년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군은 자국 조선업에서 공급받는 물량에 더해 점점 더 정교하고 성능 좋은 전투함을 건조하고 있다”라며 최신형 구축함 기술 등은 이미 미국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中 자체기술 핵항모 만든다…미·중 군사경쟁 ‘게임체인저’되나」, 매일경제, 2021.3.14.)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022년 자신의 글 「아태지역에서 미중의 군사력 비교와 시사점: 대만해협 위기 시나리오를 중심으로」(『INSS 전략보고』 2022년 7월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대만 전쟁 발발 시 미국과 중국이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이 양에서 중국이 월등히 앞선다고 분석했다. 

 

(앞은 미국, 뒤는 중국)

■ 항공기: 507대 / 1,166대

■ 수상함: 65척 / 152척

■ 잠수함: 38척 / 49척

 

또한 공중우세 능력과 미사일 부문에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며, 우주전 능력은 대등하다고 보았다. 

 

▲ 차량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41.     © 신화망

 

니컬러스 체일런 전 미 국방부 소프트웨어 최고 담당관은 2021년 10월 10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미 정부기관들의 사이버 방어 능력이 “유치원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내 생각에는 이미 끝났다”라고 탄식했다. 그는 미 국방부와 공군에서 사이버전 능력 개선 작업을 지휘하다 미군의 기술 진보가 터무니없이 느리다고 비판하며 인터뷰 일주일 전 사임했다. (「미 국방부 사이버보안 책임자 사임…"중국과 AI전쟁 이미 패배"」, 연합뉴스, 2021.10.11.)

 

향후 전쟁에서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손꼽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는 이미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 2018년 3월 20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은 “우리는 중국,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을 어떤 방어책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증언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군사력 현대화와 첨단전력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성훈, 앞의 글, 23쪽.) 그러나 압도적 기술 격차가 아닌 이상 비슷한 첨단 전력을 가지고 양적으로 압도하는 중국을 이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중국이 기술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질적 우위를 고수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인공지능, 극초음속 미사일 분야 등 일부 분야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내에서는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이 패배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2018년 11월 14일 미 의회 산하 국방전략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는 중국이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할 때 미중 전쟁이 날 경우, 미군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고, 심한 경우 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국과 전쟁시 패배할 수도...이유는?」, 머니투데이, 2018.11.15.)

 

2021년 3월 27일 미국 NBC 방송은 미국 랜드연구소에서 국방부 모의 전쟁을 지원하는 데이비드 오크매넥 선임연구원을 인터뷰해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군사행동에 나서는 것을 가정한 워게임에서 미국이 자주 패배”했다고 보도했다. 오크매넥 선임연구원은 “대만 공군은 몇 분 만에 전멸하고 태평양 지역의 미국 공군 기지들이 공격받으며, 미국의 전함과 전투기는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의해 저지된다”라며 미국이 총력으로 대응해도 방어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美전함, 中미사일에 밀린다···대만해협 워게임서 미군 패배”」, 중앙일보, 2021.3.28.)

 

2023년 2월 27일 로스 배비지 미 전략예산센터 객원선임연구원은 대만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이 불리하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약점을 보완하고 억지력을 구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미국은 도발을 피하고 중국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였다. (「A war with China would be unlike anything Americans faced before(중국과의 전쟁은 미국이 과거 직면했던 그 어떤 것과도 다를 것이다)」, 뉴욕타임스, 2023.2.27.)

 

3. 무기 재고가 바닥난 미국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무기 재고량과 무기 생산량이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많다고 해도 무기 양이 적으면 전쟁이 진행될수록 점점 밀리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태평양 전쟁이다. 

 

일제는 진주만을 습격할 때만 해도 미국보다 더 우수한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 전쟁 초기 일제와 미국은 항공모함을 모두 8척씩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 기간 일제는 항공모함 등가물(함대, 경항공모함, 호위함)을 18척 건조한 반면 미국은 144척을 건조했다. 결국 후반부로 가면서 일제는 미국에 밀려 패망했다. (샘 탕그레디, 앞의 글.)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두 달 만에 미국 내에서는 무기 재고량이 부족하다며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22년 4월 뉴스위크 일본판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7,000개를 제공했는데 이는 미국 전체 보유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며 대공 미사일 스팅어는 전체 8,000개의 4분의 1을 제공했다고 한다. 통상 무기 생산에 13~18개월 걸리는데 미사일과 드론 등 첨단무기는 더 걸리며 미국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큰 문제가 될 수준이라고 한다. 또 반도체와 희토류 등 원자재와 부품 공급망 차질로 무기 증산에 한계가 있다고도 하였다. 참고로 중국은 희토류 최대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에 불똥‥탄약 재고 ‘경고등’」, 연합뉴스, 2022.8.30.)

 

▲ 미군이 자랑하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하느라 반년 만에 재고의 절반 이상을 소진했다.     © 미 국방부

 

전쟁 발발 반년이 지나자 무기 재고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2022년 8월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반년 동안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무인항공기, 미사일 및 기타 장비 등 135억 달러(약 18조 2,142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하는 바람에 미군의 무기 창고가 비워졌는데 그사이 미국 내 무기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155밀리미터 포탄 재고가 전투를 치를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美 무기창고가 텅텅 덕분에 韓방산 ‘북적’」, 머니투데이방송, 2022.9.3.)

 

2022년 11월 나토의 한 관계자는 무기 재고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토로했다.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나토의 무기 재고량은 규정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한다. 거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하루에 발사하는 포탄 수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한 달 동안 발사한 양보다도 많다고 한다. 2022년 여름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는 하루 6~7천 발, 러시아는 4~5만 발의 포탄을 쏘았다. 그런데 미국에서 생산되는 포탄은 한 달에 고작 1만 5,000발이며 유럽은 더 형편없다. 그 결과 쓸 수 있는 무기 재고는 모두 바닥이 났다. (「아프간전 한달 포탄, 우크라선 하루에‥러·서방 무기고 바닥」, 한겨레, 2022.11.27.)

 

이 밖에도 여러 보도를 통해 현재 미국과 유럽의 무기고가 바닥이 났음을 알 수 있다. 나토 국가들은 이미 2022년 9월부터 재고 무기가 바닥이 났으며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은 한국에게 10만 발의 포탄을 수입하려 하고 있다. 미군 내에서는 “불안할 정도로 무기 재고가 낮은 상태”라며 만약 다른 전쟁이 발발할 경우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미국이 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라고 한국을 압박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 나토국들도 우크라 늪에 빠져 무기·탄약 바닥...K-방산에 호재?」, 서울와이어, 2022.12.14.)

 

반면 러시아에서는 이런 비명이 들리지 않는다. 재래식 무기 생산력에서 러시아 한 개 국가가 미국과 유럽 전체 국가를 능가한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그것도 압도적으로 많은 국방비를 쓰는 미국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미국이 첨단 무기 경쟁에서도 밀리고, 재래식 무기 생산에서도 밀리는 원인을 이제부터 살펴보려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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