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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16] 개인용 핵무기부터 도시 하나를 날리는 전략무기까지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5/18 [14:15]

[남·북·미 무기 열전 16] 개인용 핵무기부터 도시 하나를 날리는 전략무기까지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5/18 [14:15]

● 핵무기의 종류와 장단점

 

핵무기의 종류는 핵폭탄과 핵폭탄을 활용한 다양한 무기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 핵폭탄의 종류

 

일단 핵폭탄에는 크게 원자폭탄(핵분열탄)과 수소폭탄(핵융합탄)이 있다. 

 

원자폭탄을 이용해 수소폭탄의 핵융합을 일으키기 때문에 핵폭탄을 처음 개발하는 나라는 먼저 원자폭탄을 만들고 나중에 수소폭탄을 만든다. 

 

원자폭탄에는 우라늄 폭탄과 플루토늄 폭탄이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우라늄 폭탄의 원료인 우라늄-235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라늄과 농축 시설이 필요하다. 

 

농축 시설을 지하에 구축하면 다른 나라 몰래 우라늄-235를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우라늄 폭탄은 상대적으로 구조가 간단해 만들기 쉽다. 

 

반면 플루토늄 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발전하고 나오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구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플루토늄을 얼마나 모았는지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단점이 있다. 

 

플루토늄 폭탄은 구조가 복잡해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플루토늄 추출이 우라늄 농축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훨씬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신 기술을 이용하면 우라늄은 2.5킬로그램, 플루토늄은 1.14킬로그램으로 가장 작은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원자폭탄은 이론상 최대 폭발력이 500킬로톤 정도다. 

 

일정량 이상의 핵물질을 모아놓으면 저절로 폭발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크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수소폭탄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이론상 무제한의 폭발력으로 만들 수 있다. 

 

원자폭탄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 작은 원자폭탄을 이용한 수소폭탄을 만드는 방식이 같은 무게라도 폭발력이 훨씬 크다. 

 

따라서 오늘날 핵보유국은 대부분 수소폭탄을 개발해 실전 배치한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 정도로 볼 수 있는 폭탄도 있는데 바로 증폭 핵분열탄이다. 

 

플루토늄 폭탄 안에 수소를 넣은 것인데 중앙에 중수소, 삼중수소가 있으며 바깥쪽으로 플루토늄, 리튬-6이 있고 가장 바깥에는 반사재(탬퍼)로 우라늄-238이 있는 구조다. 

 

일반적인 원자폭탄은 전체 핵물질 가운데 핵분열하는 비율이 최대 20%에 불과하다. 

 

그러나 증폭 핵분열탄은 핵폭발 과정에서 중앙에 있던 수소가 핵융합하며 중성자를 내뿜고 이게 다시 플루토늄과 반사재로 쓰인 우라늄을 때려 추가 핵분열을 시켜 최대 40~60%로 효율이 올라간다. 

 

다만 핵융합은 중성자를 만드는 목적이기 때문에 핵융합 자체의 폭발력은 크지 않다. 

 

따라서 핵융합이 일어나지만 수소폭탄이라 부르지 않는다. 

 

▲ 영국의 증폭 핵분열탄 ‘오렌지 헤럴드’ 폭파 장면. [퍼블릭 도메인]

 

수소폭탄의 변종으로 중성자탄도 있다. 

 

폭발력을 줄인 대신 고속 중성자 방출을 극대화한 무기인데 방사선의 일종인 중성자에 노출되면 건물과 차량 같은 물체는 그대로 있지만 생명체는 죽는다. 

 

일반 수소폭탄에 비해 작을 뿐 중성자탄 역시 강력한 폭발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터지면 건물도 파괴된다. 

 

그래서 도시 상공 10킬로미터에서 터뜨려 건물 피해 없이 사람만 죽인 다음 방사능이 사라지면 도시를 무혈점령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슈퍼 전자기펄스탄(EMP탄)도 핵무기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EMP탄은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자기파를 퍼뜨려 전자기기를 멈추게 하거나 고장 내는 폭탄이다. 

 

이걸 재래식 폭탄이 아닌 핵무기로 만들면 훨씬 강력한 전자기파를 쏠 수 있기에 슈퍼 EMP탄이라고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슈퍼 EMP탄을 따로 만드는 게 아니라 핵폭탄을 30킬로미터 이상 고고도에서 터뜨리면 슈퍼 EMP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슈퍼 EMP탄은 전기와 전자기기 없이는 유지할 수 없는 현대 도시 문명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주요 군사 시설은 전자기파 공격에 대비해 차폐 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피해를 막을 수는 있다. 

 

전자기기를 이용한 개별 무기가 어느 정도로 전자기파 공격에 취약한지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더러운 폭탄’이라는 개념도 있는데 이는 방사성 물질을 퍼뜨리는 폭탄으로 재래식 폭탄과 방사성 물질로 만들 수 있기에 핵무기와는 다르다. 

 

다만 핵무기 가운데 방사성 물질 확산에 특화한 폭탄도 만들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코발트탄이 있다. 

 

그러나 코발트탄은 지구 종말 무기라는 엄청난 명성과 달리 실제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으며 아직은 개념상으로만 존재하는 무기다. 

 

■ 전략 핵무기와 전술 핵무기

 

전략 핵무기는 도시나 군사기지 등을 한 방에 날려 적의 전쟁 수행 능력을 없앨 수 있는 무기로 보통 수백 킬로톤에서 메가톤(1메가톤은 1천 킬로톤)의 폭발력을 갖는다. 

 

반면 전술 핵무기는 이보다 폭발력이 훨씬 작은 무기로 보통 수십 킬로톤 이하를 말한다. 

 

따라서 이런 기준으로 보면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도 전술 핵무기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전술 핵무기라고 해도 전쟁 양상 자체를 바꾸는 전략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술/전략 핵무기를 엄밀히 구분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은 전략 핵무기의 폭발력이 너무 커서 실제로 사용하기 부담되므로 실전에 사용하기 위해 전술 핵무기를 개발했다. 

 

그러나 전술 핵무기 역시 사용과 동시에 핵전쟁이 된다는 점은 똑같다. 

 

과거에는 전술 핵무기로 소형 핵폭탄은 물론 포로 쏠 수 있는 핵포탄, 핵지뢰, 핵배낭 등도 만들었지만 요즘 전술 핵무기라고 하면 소형 핵폭탄을 주로 지칭한다. 

 

■ 핵폭탄 운반 수단의 종류

 

핵폭탄은 폭발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용하는 측도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핵폭탄만 만들었다고 해서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할 수 없으며 운반 수단까지 만들어야 진정한 핵무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처음 등장한 운반 수단은 폭격기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공격을 할 때도 폭격기에 핵폭탄을 싣고 가서 투하했다. 

 

이처럼 폭격기로 떨어뜨려 자유낙하를 하는 폭탄을 항공 폭탄, 중력 폭탄, 무유도 폭탄, 자유낙하탄, 멍청이 폭탄(dumb bomb) 등 다양한 말로 부른다. 

 

▲ 미국의 전략 수소폭탄인 B83 중력 폭탄. [퍼블릭 도메인]     

 

폭격기를 이용한 방식은 폭격기가 적진 깊숙이 날아가야 하므로 중간에 요격당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온 게 미사일이다. 

 

미사일 탄두에 핵폭탄을 실어 핵미사일로 만들어 발사하면 요격 확률을 낮추고 아군의 피해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사용하는 대부분의 핵무기는 핵미사일 아니면 항공 폭탄 형태다. 

 

이 밖에 어뢰에 핵폭탄을 탑재한 핵어뢰, 전술 핵무기에 쓰이는 핵대포, 핵지뢰, 핵배낭, 심지어 개인이 들고 다니는 핵무반동총도 있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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