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서울 시청-숭례문 근처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이 열린다. 촛불대행진을 찾으면 큼직한 촛불 로고가 박힌 청년 촛불행동 부스가 눈길을 잡아끈다.
대학생, 노동자, 직장인, ‘줌바 댄스 강사’ 등. 청년 촛불행동에서 함께 하는 이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원래는 촛불대행진에 혼자서 나오거나, 자원봉사를 하던 청년들이 청년 촛불행동의 이름으로 한데 뭉쳤다고 한다.
청년 촛불행동에는 현재 150명 정도가 함께하고 있고 20대~40대가 다수지만 딱히 나이 제한은 없다고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줌바 댄스 강사로 촛불대행진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함께 춤을 춰온 40대 여성 오솔잎 씨도 청년 촛불행동의 공동대표다.
3일 청년 촛불행동 부스에는 “모여라 촛불”, “잘 가라 윤석열”, “윤석열 타도”라고 적힌 깃발이 바람을 받아 펄럭이고 있었다.
부스에 모인 청년 촛불행동 회원들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글귀와 안중근 열사의 손바닥 모양이 담긴 ‘자주독립 단지기’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매주 대회에 나올 때마다 단지기를 망토처럼 두르는 촛불 시민들과 청년들의 마음이 똑같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런 청년 촛불행동 회원들의 주요 활동은 ▲문화를 통한 사회문제 토론 ▲세미나 개최 ▲근현대 역사탐방 ▲집회홍보다.
청년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청년들은 매주 촛불대행진에 오기 전, 서울시에서 시민들에게 빌려주는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모인다고 한다. 회원들은 따릉이를 타면서 이곳저곳에 청년 촛불행동 홍보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청년들은 매주 현안과 관련한 주제를 골라 비대면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줌’을 통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이 끝나고 뒤풀이를 함께 하고 있다.
30대 여성 화난(활동명) 청년 촛불행동 공동대표를 만나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화난 대표 역시 다른 회원들처럼 촛불대행진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청년 촛불행동에 함께 하게 됐다고 한다.
화난 대표는 “회원들은 5.18 광주민중항쟁 43주년을 맞아 망월도 묘역이 있는 광주로 함께 역사기행을 다녀오기도 했다”라면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한 달에 한 번씩 같이 보고 소감을 나누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청년 촛불행동은 서울에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오는 17일, 대회를 마친 뒤 다큐멘터리 영화를 함께 볼 청년들을 모집 중이었다.
영화 제목은 노태우 정권 시기 ‘강기훈 씨 유서 대필조작 사건’을 다룬「1991, 봄」이다. 최근 양회동 열사의 유서가 대필됐다고 한 ‘월간조선’의 보도가 거짓으로 밝혀졌는데, 노태우 정권 때와 다를 바 없는 윤석열 정권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관심사를 짐작케 했다.
같이 하는 청년들의 반응이 어떤지 묻자 화난 대표는 솔직하게 답했다.
“150명이 같이 하고 있지만 집회 나오시는 분들이 아직 많지는 않아요. 청년 촛불행동이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들어오신 분들도 계시고, 개인적으로 집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집회 정보를 얻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또 집에서 온라인으로만 집회에 참여하시거나 아니면 집회에 따로 오셔서 참석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요즘은 혼자 참석을 하시는 분들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연대 의식을 얻어 가시는 것 같아요.”
청년 촛불행동이 첫발을 떼고 촛불대행진에 부스를 차린 지 이제 두 달째다. 한마디로 청년 촛불행동은 ‘새내기 단체’다. 화난 대표는 앞으로 홍보를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화난 대표는 집회에 나오고 정치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면서 촛불 시민들에게 홍보를 겸한 인사를 전했다.
“사실 저도 집회하러 나온다고 해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겁을 많이 냈었어요. 그런데 막상 나와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우리(청년들)는 정치가 되게 어렵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냥 이렇게 나오는 것도 정치하는 거잖아요. 어려워하지 마시고 일단 집회에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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