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을 겨냥해 러시아의 핵전력이 세계의 안정을 지킨다고 공언했다.
21일(현지 시각)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육군사관학교 졸업생들에게 한 연설을 통해 “가장 중요한 임무는 러시아의 군사 안보와 세계 안정을 보장하는 (육·해·공) 3대 핵전력 개발”이라며 “러시아의 효율적인 핵전력이 전략억제를 통해 (국제사회의) 세력균형을 유지하게 한다”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꼽은 러시아의 3대 핵전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전략폭격기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세력균형은 ‘한 나라가 막강한 힘을 갖지 않도록 억제해 세계의 균형과 안정을 지킨다’는 국제정치학 용어로, 러시아를 적대하는 미국을 겨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핵탄두 10여 개를 실을 수 있는 최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사르마트가 가까운 시일 내 실전배치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르마트는 세계 어디든 1시간 이내로 타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러시아가 지난 4월 최대 사거리가 1만 8,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최신형 탄도미사일 사르마트를 처음 시험 발사했고 매우 높은 공격력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도 같은 종류의 미사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이 분야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뒤처졌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전략에 관해 “이미 전략 미사일 부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부대와 편대가 최신 야르스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부대는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탄두를 장착한 최신 미사일 체계를 재무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방가르드는 낮은 고도에서 빠르게 비행하는 특성상 요격이 거의 불가능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무기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회원국과 맞닿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 자신의 핵무기를 배치해온 것처럼 러시아도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한 것 뿐”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한편 최근 러시아군을 겨눈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별 성과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국영TV를 통해 견해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어느 정도 정리된 걸로 보인다”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받은 영향으로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공격 잠재력은 아직 소진되지 않았고 언제 어디에 투입할지 검토 중인 예비 전력도 있다”라면서도 “그들은 남부 반격에서 큰 손실을 입었고 이미 반격에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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