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아랍권 18개국의 청년들이 미국보다 중국을 선호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가 있는 홍보회사 ‘ASDA'A BCW’가 펴낸 보고서 「아랍청년 2023」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중동·아랍 18개국 53개 도시의 18~24살 청년층 3,600명을 대상으로 한 대면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선호도는 2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7위에 그쳤다.
중동·아랍에서도 걸프협력회의 국가 5개국(바레인·쿠웨이트·오만·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지중해 동쪽에 있는 레반트 6개국(이라크·요르단·레바논·팔레스타인·시리아·예멘), 북아프리카 7개국(이집트·리비아·모로코·수단·남수단·튀니지·알제리)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다.
청년들은 ‘당신의 국가와 우방은 어느 나라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위를 튀르키예(82%)로 꼽았다. 중국(80%)은 간발의 차이로 2위였고, 미국(72%)은 7위였다.
특히 중국은 미군이 개입한 북아프리카와 레반트에서 청년층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 61%는 중동·아랍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21일 미국의 CNN방송은 중동·아랍의 청년층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한쪽 편을 들기를 거부하고 세계가 다극화 시대로 들어섰다고 주장하면서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비영리·비정부 기구인 국제위기감시기구의 걸프지역 담당 선임연구원인 애나 제이컵스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동에서 손을 떼고 있다는 인식이 이 지역 정부에서 시민으로까지 서서히 전파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로 15번째인 조사에서 청년층은 꾸준히 이스라엘을 중동·아랍의 적대국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도 청년층의 86%가 이스라엘을 적대국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이에 관해 전직 미국 외교관인 찰스 던은 CNN을 통해 미국의 정책이 아랍 청년층에게 인기가 없다며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도덕적, 지도자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었는데도 미국이 이만큼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에 놀랐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