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직속인 미 중앙정보국(CIA)의 수장이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멍청한 짓”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지난 1일(현지 시각)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영국에서 한 강연을 통해 “미중의 경제가 상호보완적인 점을 고려할 때 미중 탈동조화는 멍청한 짓”이라면서 “미국이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맞지만 중국과 탈동조화를 추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점에서 “어리석게 중국과 탈동조화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탄력적인 공급망과 기술 우위를 확보해 경쟁력 있는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위험을 줄이고 다각화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해외 정보 수집과 대외 공작을 관장하는 CIA 국장이 미중관계와 관련해 ‘탈동조화는 멍청한 짓, 바보 같은 짓’ 등 원색적인 발언을 공개 석상에서 꺼낸 건 이례적이다.
이는 한때 중국과의 탈동조화를 앞세웠다가 디리스크(위험 완화)로 돌아서며 중국에 꼬리를 내린 미 정부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번스 국장은 강연에서 미국이 중국과 탈동조화를 해선 안 될 이유로 “중국은 경제력과 외교‧군사‧기술적 힘을 가진 나라”라면서 “이 같은 국가와 탈동조화를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밝혔다.
이 또한 중국을 향한 미국의 속내, 저자세를 보여주는 평가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이 중국에 저자세를 보인 장면은 또 있다.
지난 6월 3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셰펑 신임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해 환영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주미 중국대사관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셰펑 대사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정중하게 맞이했다. 반면 셰펑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환대에도 한 손만을 내밀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미 정부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 대사를 맡았던 1년 6개월 동안 친강 대사를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셰펑 대사를 부임 초기인 38일 만에 초청해 정중히 맞이하는 등 중국에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것이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의 총편집장을 맡았던 후시진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셰펑 대사의 신임장을 이렇게 빨리 접수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사를 준비했다는 건 중국에 대한 우호와 존경을 표시하는 태도”라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뒤늦게라도 자신 때문에 미중관계가 다시 험악해지기 전에 직접 수습하려 한 것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20일 공개 석상에서 ‘시진핑 독재자’ 발언을 꺼냈다가 중국 측의 거센 항의에 직면한 바 있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중국을 찾을 예정인데 이와 관련해서도 양국의 태도는 대조됐다.
3일 중국 재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간 합의에 따라 옐런 장관이 6∼9일 중국을 방문한다”라고 짧게 밝혔다.
반면 미 재무부는 “방중 기간 옐런 장관은 중국 관리들과 함께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중 관계를 관리하고 관심 분야에 대해 직접 소통”할 것이라며 “국제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앞으로도 중국 앞에서 저자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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