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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브릭스 정상회담과 새로운 금융 질서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2023/09/06 [19:24]

[기고] 브릭스 정상회담과 새로운 금융 질서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입력 : 2023/09/06 [19:24]

역사적인 제15차 브릭스 정상회담이 지난 8월 22일~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다. 

 

▲ 브릭스 15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함께 손을 잡았다.  © 브릭스 공식 홈페이지

 

정상회담 마지막 날 ‘요하네스버그 2차 선언’을 통해 회원국들은 정치·안보, 경제·금융, 문화·인적 협력이라는 세 개 기둥 아래 호혜적인 브릭스 협력 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평화 증진, 더욱 대표성 있고 공정한 국제 질서, 활력을 되찾고 개혁된 다자 체제, 지속 가능한 개발, 포용적 성장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를 정회원으로 받아들이면서 회원국을 확대했다. 

 

브릭스 정상회담은 분명 남반구에 금융 질서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선택의 자유를 제공했다.

 

 

페트로 달러(Petrodollar, 석유 달러) 탄생

 

제삼세계 나라는 1차 산품(一次 産品)인 전혀 가공되지 않은 원료 형태의 철광석, 석탄, 면화, 양모 등의 원료나 밀, 커피, 쌀 등의 식료품으로 경제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1차 산품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는 공산품과 달리 수요에 따라 가격이 널뛰듯 하는 관계로, 제삼세계 인민들은 빈곤과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결국 신식민지로 전락하게 되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악마의 똥’, ‘검은 황금’인 석유는 제삼세계 나라들의 운명을 바꾸었다. 

 

대부분의 석유를 수입하고 소비하는 미국과 결제 화폐인 달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해 불가분의 관계가 되면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1차 산품이 된다.

 

 

1959년 반둥회의를 이끌었던 지도자 중의 한 명인 이집트 나세르는 아랍석유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1960년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의 나라들이 주도하여 석유 카르텔을 만든다.

 

마침내 주요 산유국들은 1960년 9월 14일 석유수출국기구(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OPEC·오펙)를 결성하여 석유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신식민지에서 벗어나 협상력을 높이고 제삼세계 자주독립 국가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하지만 오펙은 제삼세계 나라들에 유리한 경제 질서를 만드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의 달러가 결제통화 페트로 달러(Petrodollar, 석유 달러)로 되게 한다. 

 

역설적으로 석유는 미국의 부를 상징하는 달러가 되면서 미국을 세계 경제의 맹주, 석유 달러 제국주의로 만든다.

 

석유 달러가 부상하게 된 배경은 1944년 9월 브레턴우즈 기관의 등장이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등장과 몰락 

 

미국의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서 44개 연합국 재무장관은 2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경제 재건을 위해 국제은행 설립을 합의했다. 그리고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만들고 회의 장소를 상징하는 의미로 두 기관을 브레턴우즈 기관이라 불렀다.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의장직을 맡았던 헨리 모겐소는 “이런 조치를 통해 세계 경제가 창조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모든 나라 국민은 평화롭게 자기 잠재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며 …중략… 무한한 천연자원으로 축복받은 이 지상에서 더 많은 물질적 진보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날 많은 나라가 이 기관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나라, 제삼세계의 발전을 도우려고 만들어진 선의의 기관처럼 보였다.

 

또한 제삼세계 많은 나라는 서구의 선진국처럼 산업화가 진행되고, 경제는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전통적 농업은 파괴되고, 인구 대다수를 이루었던 농민은 도시로 몰려들어 빈민이 되었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국제통화제도의 본질적 기능인 유동성 공급과 국제수지 조정을 위해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달러 본위제를 채택했다.

 

이전까지 세계의 무역 결제는 금으로 이뤄졌는데, 이제 모든 거래는 달러를 통해 이뤄지게 됐다. 미국 달러가 사실상 세계의 화폐가 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자금을 조달하느라 미국의 금 보유고는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1971년 미국의 닉슨 정권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태환을 정지하면서 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즉 브레턴우즈 체제가 막을 내린 것이다.

 

 

미국의 구원 기구 석유수출국기구(오펙)와 산유국 침략 전쟁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결제 대금을 오직 달러로만 하도록 하면서,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로 잃어버린 경제적 지위를 되찾는다. 오펙은 제삼세계 나라를 위한 기구가 아니라 미국을 구원한 기구가 된 것이다.

 

특히 오펙의 주축인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을 보호하고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구실로 오직 달러만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그리고 주변 산유국들은 본보기로 온갖 구실을 붙여 침략 전쟁을 일으켜 지도자를 처형한다.

 

특히 2003년 미국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를 공격한다. 구실은 대량 살상 무기 보유이지만, 실상은 이라크가 석유 대금 결제를 유로화로 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 이라크 전쟁.     

 

미국과 나토는 2011년에는 리비아의 카다피를 침략한다. 핑계는 독재정권으로부터 국민을 구원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는 금 디나르(Gold Dinar)라는 아프리카 단일 통화로 리비아 석유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도모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태는 석유 대금 결제를 달러로 지속하며, 특히 미국의 석유 달러 제국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 중동의 3개 나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가 회원국이 되면서 석유 달러를 대체하는 현지 통화 및 새로운 결제 시스템 사용을 장려하도록 했다.

 

 

브릭스 새로운 금융 질서와 석유 달러의 종말

 

러시아 네틀리 그룹(Netley Group)의 마이클 고다드(Michael Goddard) 회장은 15차 브릭스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분명히 아프리카가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주요 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는 페트로 달러 종말의 시작이기 때문에 세계의 힘의 균형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세계 질서를 가져오는 주요 촉매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브릭스 정상회담 주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우리는 글로벌 금융 및 결제 시스템이 지정학적 논쟁의 도구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회복은 예측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 은행, 공급망, 무역, 관광 및 금융 흐름의 원활한 운영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2019년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 맨 오른쪽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 Palacio do Planalto

 

마찬가지로 하루 전,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무책임한 통화 조치로 인한 G7 통화 변동성으로부터 신흥시장을 보호할 브릭스 국가를 위한 ‘새로운 기준 단위’ 아이디어를 언급했다.

 

비록 이번 회의에는 6개국이 가입했지만, 내년 러시아 회의에는 더 많은 국가가 가입될 것이다.

 

브릭스 확장은 ‘석유 달러’ 종말로 나타나는 새로운 질서의 주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의 거시경제학 및 통화경제학 교수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는 “세계화가 미국의 ‘소프트 파워’와 달러 지배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과 서구 블록 전체에 보내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거기에는 최소한 두 개의 블록이 존재하며, 즉 ‘Global North(북반구)’와 ‘Global South(남반구)’입니다.”라고 말했다.

 

 

21세기의 반둥회의 정신은 반제·자주·평화 그리고 새로운 금융 질서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은 21세기의 반둥회의 정신의 부활이다.

 

1955년 반둥회의 당시 제삼세계는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 통치를 경험했고, 여기에 맞서는 반제(反帝) 민족·민중해방의 역사가 있었다.

 

제삼세계의 나라들은 민족 해방, 계급 해방, 인간의 존엄성 회복 그리고 삶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와 토지, 자유, 평화에 대한 열망이 넘쳐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자폭탄과 달러가 지배하는” 동서 양 진영에 예속 받지 않는 자주독립을 원했다.

 

이제 21세기의 반둥회의 정신은 브릭스로 이어졌다.

 

브릭스는 반둥회의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삼대륙처럼 무엇보다도 거대시장이 있다. 세계 인구 비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G7은 10%가 못 되는 인구 비중에, 석유 달러의 종말로 경제적 패권은 브릭스에 넘겨야 할 것이다.

 

 

미 제국의 전쟁 범죄, 신냉전에 대한 총반격 투쟁

 

이제 미 제국주의는 경제적 패권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군산복합체와 투기 자본의 결합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여, 군사 패권을 사용한 신냉전을 유도하려고 한다.

 

이미 세계는 우크라이나 대리전으로 미국의 추악한 전쟁 범죄 신냉전을 보고 있다. 

 

또한 미 제국주의는 대만과 한반도에 신냉전을 일으키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은 서유럽의 일부 국가와 아시아 지역의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뿐이다.

 

미국의 헤게모니는 흘러간 역사가 되었다.

 

미국의 몰락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전 지구적 제국의 고립과 반제 자주 노선의 부상!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시녀, 하수인, 주구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

 

민중이 꿈꾸는 세상은 혁명의 광장에 나온 만큼 전진한다!

전필승 공필취(戰必勝 攻必取), 전쟁을 하면 반드시 원하는 바를 얻어야 한다!

총반격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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