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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같은 사람들] “즐겁게 싸우자!” ‘윤석열 퇴진’ 율동 강사 오솔잎 씨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9/21 [22:08]

[촛불 같은 사람들] “즐겁게 싸우자!” ‘윤석열 퇴진’ 율동 강사 오솔잎 씨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9/21 [22:08]

추운 겨울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촛불시민들의 몸을 흥겨운 춤으로 녹인 사람이 있다. ‘촛불 율동 강사’ 오솔잎 씨 이야기다.

 

▲ 오솔잎 씨가 촛불대행진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다.  © 이호 작가

 

촛불행동 공식 유튜브 채널 ‘촛불행동tv’는 5월 26일 오 씨와 한 대담 영상 「줌바 강사에서  촛불 율동 선생님이 되기까지! 오솔잎 선생님 떴다!」를 공개했다. (아래 영상)

 

 

요즘 오 씨는 거리에서 자주독립 단지기가 그려진 윗옷을 입고 시민들에게 ‘윤석열 퇴진’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전까지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 당선 뒤 벌어지는 작태에 화가 난 오 씨는 서울 청계광장 근처에서 소규모로 진행된 촛불대행진에 처음 나왔다. 유튜브로 촛불대행진을 시청하다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직접 참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윤석열이 참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을 많이 바꿨다”라고 오 씨는 말했다.

 

오 씨는 정치에 목소리를 내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정치에 무관심해서 윤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마음에 촛불대행진에 더 열심히 나오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시민의 관여가 필요함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촛불 율동 강사는 어떻게 하게 된 걸까.

 

오 씨는 대학 졸업 뒤 라틴 댄스부터 줌바 댄스(라틴 댄스에 에어로빅을 결합한 춤), 아쿠아(수중) 에어로빅까지 다양한 춤에 빠졌다. 지금은 한 공공시설에서 아쿠아 에어로빅을 가르치고 있다.

 

촛불대행진에 참여하던 중 오 씨는 “뭔가 더 해야겠다는 생각”에 촛불대행진 자원봉사단원을 하게 됐다. 그렇게 봉사를 하던 중 “날이 추워서 시민들이 힘드니까 춤을 가르쳐달라”라는 제안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한동안 매주 새로운 율동을 짜던 오 씨는 “우리도 따라갈 수 있게 해 달라”라는 어르신들의 요청을 받았다. 그 뒤부턴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율동으로 바꿨다고 오 씨는 전했다. 

 

오 씨는 “우리 국민이 춤과 음악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걸 좋아하신다”라면서 “춤을 못 추겠으면 그냥 (몸을) 흔드시라. 그 시간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라며 “사람들과 같이 노는 동작들이 서로를 하나로 만들어준다”라고 했다.

 

오 씨는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촛불 율동 강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공공시설에서 춤을 가르치다 보니 ‘윤석열 퇴진’을 언급해도 괜찮은지 고민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수강생 중 한 아주머니가 먼저 다가와 ‘(촛불 율동) 선생님 맞지?’라고 말을 걸어왔다. 차비나 누룽지를 건네면서 ‘열심히 하시라. 주변에 우리 춤 선생님이 촛불 율동 강사라고 자랑했다’라고 격려하는 수강생들도 있었다. 

 

주위에 촛불대행진에 함께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게 된 오 씨는 수강생들 앞에서 자신이 촛불 율동 강사임을 공개했다. 그랬더니 보수 성향 수강생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어느덧 춤 수업을 마치고 촛불대행진 활동 준비를 하는 게 오 씨의 일과가 됐다. 이번 대담도 수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들려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촛불대행진이 매주 열리는데 지칠 때는 없나’라는 질문을 받은 오 씨는 “요즘 집회 나오는 게 재밌다. 여기서 에너지를 너무 많이 받고 간다”라며 웃었다.

 

오 씨는 “그래서 전 더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윤석열 정권이) 제가 생각했던 대한민국의 모습하고 너무 달라서 여기서 무너지면 다시 일어서는 게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윤석열 퇴진까지) 끝까지 가야겠다”라고 다짐했다.

 

오 씨는 ‘윤석열 퇴진’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려면 “즐겨야 한다. 너무 우울해지면 생활도 안 된다”라면서 “본인 취미 생활도 잘하시고 즐겁게 웃으면서 해야 싸움을 오래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촛불 율동 강사 이외에도 오 씨는 여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40대 촛불행동 회원들이 중심이 된 청년촛불행동 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오 씨는 “윤석열 탄핵”을 강조하는 국민주권당(준)의 경기도당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아 창당 활동에 열심이다. 촛불대행진에서 알게 된 시민들과 창당에 힘을 모으고 있다.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든 국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나서게 된 모습이다.

 

40대 여성인 오 씨는 “제 또래가 촛불집회에 많이 나와 주시면 좋겠다”라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나와 주시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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