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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중국 “전쟁 기계 미국, 인류의 미래에 해악 불렀다”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11/01 [16:03]

[전문] 중국 “전쟁 기계 미국, 인류의 미래에 해악 불렀다”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11/01 [16:03]

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9월 6일 보고서 「미국 군사 패권의 기원, 실태와 해악」을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군사 무력을 앞세우는 미국의 패권 정책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1776년 건국 이후 200년 넘는 기간 다른 나라와 지역에 개입하며 전쟁을 벌여온 미국을 “전례 없는 전쟁 기계”라고 꼬집었다. 또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 숱한 침략전쟁을 벌이며 군사 패권을 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등 “전략적 실패”에 빠졌다고 부각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을 나토와 인도·태평양 군사 동맹 체제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군사 패권을 고수하려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보고서는 패권을 고수하려는 미국이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에 빠지는 등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현 국제질서에 관해 신흥국이 빠르게 부상하면서 “국제적 힘의 균형은 다극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국제정세의 심각한 변화에도 미국은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을 계속 집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오늘날 세계는 한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큰 변화를 겪고 있다”라면서 “그런데도 군사 패권을 확대하는 미국의 여전한 행보가 인류의 미래에 불안과 해악을 부르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군사 패권 형성 ▲군사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국의 행위와 수단 ▲미국 군사 패권의 위험 총 3장으로 구성됐으며 73쪽이다.

 

아래는 보고서를 번역한 전문이다.

 

 

「미국 군사 패권의 기원, 실태와 해악」

 

●서문

 

2021년 8월 30일,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의 마지막 병력을 실은 군용 화물기가 이륙하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 끝났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이후 의회 증언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에 관해 “전략적 실패”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와 그 폐해가 다시 한 번 국내외에서 강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2023년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20년째인 해이다. 이 전쟁은 미국이 자신의 절대적 안전과 지정학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거짓말로 시작되었고 주권국가를 상대로 한 침략전쟁이었다. 이라크와 중동, 세계 각국, 그리고 미국 자신도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부정적 작용을 끼쳤다.

 

1776년 독립 이후 미국은 끊임없이 무력으로 확장을 추구해왔다. 미국은 멕시코-미국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해 지역을 초월하는 강대국이 되었다. 스페인-미국 전쟁 뒤에는 서반구와 동아시아로 침투했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인 초강대국이 되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권력을 투사하고 규칙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양극화 구조는 냉전 이후 단극 패권으로 대체되었고, 미국은 세계의 군사 패권을 쥐었다. 이후 미국은 무력을 동원해 군사 패권을 유지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건국하고 240년이 넘는 역사를 통틀어 미국이 전쟁을 하지 않은 기간은 20년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호전적인 나라라고 불릴 만하다.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부터 2001년까지 전 세계 153개 지역에서 248건의 무력 충돌이 있었고, 이 가운데 201건은 미국이 주도해 약 81%를 차지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 군사적 촉수를 뻗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최소 80개국에 750여 개의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유엔의 193개 회원국 중 약 175개국이 미군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은 2001년부터 ‘대테러’라는 명분으로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전쟁과 군사 작전을 벌였고 민간인 38만 7,000여 명을 포함해 약 92만 9,000여 명이 숨지고, 약 3,8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직접적인 결과를 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명백한 운명이나 미국 예외주의 등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을 고수하면서 자신의 패권을 위한 해상력과 패권 안정 이론을 정당화했다. 미국은 자주 전쟁을 일으키고 강제 개입에 열중하며 다른 나라를 통제하려는 집착을 가지고 있다. 육지와 바다, 하늘은 물론 나아가 우주를 지배하려는 야심을 편협하게 추구한다. 사실상 미국이 패권을 좌우하는 단극 세계인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나’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군사 패권을 통해 패권적 정책과 행동을 공표하여 전 세계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 생명과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을 짓밟으며 국제질서를 어지럽혀 평화적 발전을 방해한다. 미국은 숱한 위험을 초래하는 위협을 지속하며 지구의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고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태롭게 한다.

 

이 보고서는 사실과 자료를 활용해 미국 군사 패권의 이념적 뿌리를 추적하고 미국이 군사 패권을 유지 및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과 도구를 분석하며,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미국 군사 패권의 악행을 폭로한다. 국제사회의 시각으로 미국 군사 패권의 실체를 더욱 자세히 살펴보려는 것이다.

 

●제1장: 미국의 군사 패권 형성

 

미국의 역사를 통틀어 세계를 지배하려는 전략사상가들의 야망은 “대양과 모든 해양을 지배”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들은 미국이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무서운 제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미국이 “세계 패권의 서막일 뿐인 미국 대륙을 먼저 통제하고 곧 전 세계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으며 “미국의 세기”가 오리라고 주장했다.

 

역사는 거울이다. 넓게 보면 미국의 군사 패권이 발아, 발흥, 확립, 공고화되고 확장된 역사의 뿌리는 미국이 ‘제국적 사고방식’의 틀 안에서 동서, 육지에서 바다로, 각 지역과 세계로 팽창한 것과 일치했다.

 

◼1.1 미국 군사 패권의 역사 요약

 

미국 군사 패권의 역사는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멕시코-미국 전쟁부터 스페인-미국 전쟁까지는 준비기이며 제1차 세계대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는 확립기이다. 2차 세계대전은 경쟁기이다. 미국의 패권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끝난 뒤 정점을 찍었다.

 

19세기 중반 미국-멕시코 전쟁부터 19세기 후반 미국-스페인 전쟁까지는 미국이 군사  패권을 준비하는 시기였다.

 

독립과 건국 이후 미국은 “서쪽으로의 확장”을 시작했고 그 과정은 거의 100년 동안 지속되었다. 1846년부터 1848년까지의 멕시코-미국 전쟁은 미국의 국경 밖에서의 첫 번째 주요 군사 작전이었고 다른 나라를 점령한 첫 번째 전쟁이었다. 미국은 전후 약 230만 제곱킬로미터의 토지를 압류하여 북미 대륙을 넘어 영토를 늘렸고 태평양에 접근함으로써 태평양과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경제적으로 팽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군사적 팽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미 해군의 현대화는 점차 진전되었다. 

 

1898년의 스페인-미국 전쟁은 건국 후 미국 최초의 제국주의 시대의 첫 고조기로 여겨진다. 북미 이외 지역에서 벌어진 이 첫 정복 전쟁에서 미국은 스페인을 물리치고 쿠바,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괌의 지배권을 확보하였다. 동시에 하와이를 합병함으로써 미국이 패권과 확장의 길로 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미국은 현재 카리브해와 태평양에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국경의 급속한 확장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힘을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통치자들의 갈망을 보여준다.

 

미국의 군사 패권은 20세기 전반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에 확립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의 군사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전쟁 발발 후 미국은 1916년 국방법과 해군법을 통과시켜 육군과 해군을 증강시켰다. 그 후 1917년에 참전하여 대규모의 군사력을 유럽에 배치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세력이 되었다. 1917년 13만 명 이하였던 입대자가 400만 명으로 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계화 부대와 병참 지원 체계가 구축되었다. 1922년 5강 조약으로 알려진 워싱턴 해군 조약의 발표 이후 미국의 해군력은 계속해서 성장하였다.

 

미국은 1922년에 체결된 해군 군비 제한 조약을 통해 해군의 규모를 영국과 동등하게 키웠고 일본의 해군력을 제한하였다.

 

이는 영국이 자신의 패권을 미국에 넘기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세계 정치에서 유럽 시대의 종말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일어났다. 미국은 전쟁터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엄청난 군사적 잠재력을 드러냈고 태평양 전역과 유럽 전역이라는 양 전선에서 싸웠다. 전쟁이 끝나자 미국은 전쟁 이전보다 강해진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두 차례의 원자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어느 정도 앞당겼으며, 핵무기의 위력을 충분히 과시하고 미국의 군사 패권을 위한 중요한 토대를 닦았다.

 

미국은 지금까지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나라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전쟁 기계로서 패권을 굳히는 초석을 놓았다. 전쟁이 끝날 무렵 미국은 1,250만 명의 군인을 보유했으며, 해외에는 750만 명이 주둔하고 있었다. 해군은 대형 군함 약 1,200척을 보유했고 공군은 장거리 폭격기를 보유하며 핵무기를 독점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해 군사 패권을 확립한 미국은 전략적 중심축인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을 통제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역사상 최초의 강대국이 되었다.

 

그 뒤 40년 넘게 이어진 냉전은 미국과 소련의 군사 패권 경쟁 시기였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막대한 인력과 물자를 투입해 군비 경쟁을 했고 해외에서 전쟁이나 대리전을 벌였다. 이 시기 미국이 개입한 두 개의 대규모 전쟁, 즉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은 모두 “공산주의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1950년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 문서 68호(NSC68)는 냉전 시대 국가의 기본지침으로 국민을 동원하고 ‘전방위력’을 달성하기 위해 ‘자유세계에서 더욱 빠르게 구축된’ 군사적 우위 전략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수립된 전쟁 정책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미국 군사 예산의 큰 폭 증가, 재래식 무기 및 핵무기의 대규모 구축, 기술 우위 향상, 소련에 대한 위협, 해외 이익의 방어 등을 포함하였다.

 

이를 위해 미국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재래식 및 핵전력을 건설하고, 세계 곳곳에 거대한 양자 및 다자간 동맹과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자 했다. 전 세계에 군사 기지가 있지만 이러한 성격의 기지는 소련에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1950년대에 소련이 앞섰던 재래식 전력 규모의 우위를 핵전력의 우위로 상쇄시켰다고 지적했다. 

 

1970~80년대 소련은 미국과 핵균형을 이뤘지만 미국은 재래식 유도무기를 개발하고 전장의 연결망을 구축했다. 이 두 가지 “상쇄 전략”은 미국이 소련과의 군사적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탈냉전 시대에도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양극화 구조는 냉전과 함께 막을 내렸고 미국은 군사 패권의 전성기를 맞았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었다. 미국은 전 세계의 모든 해양과 바다를 통제할 수 있었고 해상, 육상, 공중 작전으로 해안을 통제할 수 있는 군사 능력도 발전시켰다.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미국의 군사적 추종국과 예속국이 있다.

 

미국은 군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방비 증액, 군사력 확충, 기지 건설 등을 통해 세계에서 군사 개입과 군사 억지력을 강화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에 대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워나갔다. 군사 행동을 통해 세계의 지도자로서 군사 동맹의 필요성을 정당화하려 노력했다. 

 

1990년대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동맹의 결속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을 장려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정학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양자 동맹을 고수하였다.

 

2001년 9.11 사건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켰고,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군사 작전을 시작했다. 장기적인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의 국력을 크게 고갈시켰고 미국의 명예도 훼손시켰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군사 무력을 동원해 다른 나라에 개입하는 것을 반갑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군사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미국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작전 개념의 통합과 적용, 동맹 체제의 심화와 조정을 통하여 군사 패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1.2 미국 군사 패권주의의 근본 원인

 

“제국”, “패권”, “권위” 등의 신념이 미국 역사 전반을 꿰뚫고 있다. 비록 미국은 정치적 용어인 제국이라는 단어를 거부하지만, 그 신념은 건국 이래 미국의 정신에 깊이 뿌리 박혀 있다. 이러한 제국주의 사상은 세계 군사 패권을 고수하려는 미국의 정책과 행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왔다.

 

미국의 시인이자 작가인 월트 휘트먼은 일찍이 1860년 초 미국이 제국이라고 선언했다. “나는 이것을 찬양한다. 유례없이 강력한 새로운 제국이 꿈속에서 다가오는 것 같았다. 나는 제국으로서의 미국을 노래한다. 나는 더 위대한 패권을 찬양한다.”

 

미국의 시대상을 다룬 작가 로버트 캐플런이 쓴 책의 제목은 간단한데 『제국의 황야』이다. 미국 역사가 버나드 드보토는 ”꿈이든 사실이든 아메리카 제국은 미국보다 먼저 탄생했다“라고 지적했다.

 

◼제국의 운명 개념: ‘명백한 운명’에서 미국 예외주의

 

군사 팽창과 전쟁은 미국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일어났으며, 이념적 뿌리는 ‘제국의 운명’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성격의 가치관은 북미 대륙에 서양 식민지 주민들이 도착하면서 생겨났고, 특히 매사추세츠만 식민지의 초대 총독 존 윈스럽이 한 설교에 반영되었다.

 

1630년 식민지에 도착하기 전 청교도의 이민 지도자는 “우리는 최고의 도시를 만들 것이며 모든 눈길이 우리를 주시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격언을 퍼뜨리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240여 년 동안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전해졌으며 이렇게 형성된 미국인들이 ‘선택된 민족’이라는 민족의식은 미국이 점차 문명의 이름으로 “탈국적”인 정복권을 신념화할 수 있게 해주었다. 

 

현대 세계사의 대가인 에릭 홉스봄의 표현대로, 이러한 초기 결정은 미국이 확장을 추구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대륙의 거인이 되려 하던 미국은 대륙의 모든 인구를 지배하게 됐다. 이는 미국이 자신을 구세주로 여기는 근본적인 믿음이다.

 

이후 ‘명백한 운명’과 ‘미국 예외주의’라는 두 개의 중요한 주장은 미국의 군사적 확장과 군사 패권에 이른바 ‘합법성’과 ‘신성성’을 부여해 왔다.

 

명백한 운명 “매니페스트 데스티니(Manifest Destiny)”는 1845년 미국 칼럼니스트 존 오설리번에 의해 제안되었다. 하나님이 북미 대륙과 그 너머로 미국의 영토와 세력권을 넓혀 체제와 가치를 퍼뜨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은 1803년 미국이 프랑스에서 루이지애나를 사들여 영토를 넓힌 사건이 “명백한 운명”이라는 믿음 위에 제국을 건설하는 실질적 움직임으로 이어졌다고 여긴다. 

 

미국과 영국이 1812년 전쟁을 일으키기 전, 무력을 동원한 영토 확장을 지지했던 미국의 전쟁 강경파들은 처음으로 정치적 세력으로서 ‘명백한 운명’을 내놓았다. 텍사스에서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확장하고 원주민들을 박해하는 근거이자 구실이 된 것이 ‘가장 명백한 운명’이다. 이는 이기심과 인종차별을 나타낸다. 

 

세계사가 진전하고 미국의 국력이 높아지면서 20세기 이후 ‘명백한 운명’은 미국의 세계 지배와 가치 수출, 외국의 군사 개입을 위한 투쟁에서 이념적 뿌리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 예외주의’에 따르면, 미국은 인류 역사상 문명과 진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유일무이한 나라이다. 영국계 미국인 사상가 토머스 페인은 책 『상식』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영국은 유럽에 속하고, 미국은 그 자체에  속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는 “미국 예외주의”의 초기 표현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의 대외 팽창은 낡은 질서를 깨고 이른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예외주의는 특히 미국의 제국주의적 사고방식과 확장 정책의 원동력이자 구실이 되었다. 예외주의는 미국 외교 정책의 뿌리 중 하나가 되었고, 패권 국가로서 미국이 과거 제국보다 더 낫고 더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역할도 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은 “제국의 역사학자들은 아직도 미국의 ‘예외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미국이 다른 69개 제국들과 마찬가지로 예외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제국주의 세계관: ‘해양 세력 이론’에서 ‘패권 안정 이론’으로

 

미국은 확장과 군사 패권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군사 패권주의를 촉진하기 위한 이론 체계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19세기 말의 스페인-미국 전쟁은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를 뿌리부터 뒤집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미국 내에서 외부 확장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며, 확장을 주장하는 ‘이론’도 등장했다. 그 중 앨프리드 세이어 머핸의 ‘해양 세력’ 이론은 당시 팽창주의자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정치적 요구를 충족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 해군 발전의 동력이 되었다.

 

‘해양 강국론’은 미국의 군사력 발전과 패권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파나마 운하를 점령하고 카리브해를 지배하는 것에서 “대백함대”를 창설하고 극동과 태평양으로 이동하며 전 세계의 해군 기지를 획득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미국은 점차 바다를 장악했다.

 

20세기 초, 국제관계 규율의 등장과 관련한 이론의 발전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초강대국이 되었고, 이는 국제관계론의 성숙 및 발전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이 이론의 “연구 중심지”였으며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등의 이론학파는 미국의 패권 추구와 보존, 그리고 외국의 군사 개입에서 미국의 기초와 지도 원리를 제공해 왔다.

 

현실주의 학파는 권력 정치를 중심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신현실주의의 핵심 관점은 국제사회가 무정부 상태에 있고 생존과 안보가 국가의 주요 고려 사항이며 군사력이 국가 권력의 첫 번째 요소라는 것이다. 

 

공격적 현실주의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군사적 우위가 클수록 안전하다고 믿는다. 공격적 현실주의에 따르면 모든 나라는 국제체제에서 가장 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그 이상적인 결과는 국제체제에서 패권 국가가 되어 생존을 보장받도록 하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국민 개개인이 다른 이에게 넘길 수 없는 권리를 누린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논리는 이른바 자유 국가가 인권문제를 핑계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허용한다. 인권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으로써 다른 나라에 개입하여 이른바 ‘자유와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자유주의에 따르면 민주주의 국가들로 구성된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이상적인 길”이다. 이 이론의 형성과 발전은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정권 교체에 영향을 미치려는 데 커다란 충동과 동기를 줬다.

 

패권안정론, 단극안정론, 민주평화론 등도 학계와 정책 분야에서 많은 관심과 논란을 불러왔다. 패권안정론은 패권국의 존재가 국제체제에 상대적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반면, “미국 국력의 상대적 쇠퇴와 무력 사용의 자제는 초강대국들 간의 불안정한 공존의 시대를 불렀다”라고 제시했다. 

 

단극안정론은 탈냉전 이후 세계가 미국이 주도하는 안정된 단극체제를 통해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패권안정론을 계승, 발전시킨 이론이다. “너무 적은 일을 하는 것이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이 된다. 권력 분배를 고려할 때, 개입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의 충동을 이해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 미국의 개입은 한 명의 유력한 지도자를 가진 체제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요구가 있기에 이루어졌다. 이 이론은 냉전 이후 미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국제적인 힘의 역학관계를 반영한 것이며, 미국의 대외 개입주의에 관한 이론적 해석이다.

 

또한, 민주평화론은 냉전이 끝나고 미국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군사 패권을 모색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민주평화론의 중심 논거는 민주주의 국가 사이에 전쟁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증진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1990년대에 동진을 확대하고 ‘주권 위의 인권’이라는 논리를 펴 1999년 유고슬라비아를 공습했고, 2011년에는 이른바 “보호 책임”을 명분으로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무력을 썼다. 이러한 일련의 군사 행동은 미국 정부에 의해 지원되고 장려된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적인 가치”가 발현된 결과다.

 

사실상, 이 이론들 중 어떤 것도 역사와 현실의 시험을 견딜 수 없다. 경험에 따르면 이 이론들은 어떻게 표현하든 모두 미국의 군사 패권과 이익을 수호하고 봉사하기 위한 것이다. 그 핵심에는 군국주의, 확장, 개입, 도덕적 미화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제국주의 사상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미국이 군사 패권을 촉진하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1.3 미국 군사 패권주의의 근본 동기

 

미국에 의한 군사 패권의 유지와 확대는 이익, 전략, 국내정치라는 세 가지 근본적인 동기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 번째 관점- 이해관계: 자본 확충의 성격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고대 그리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과 국가 사이에 믿을 만한 유일한 유대는 공유된 이익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설립자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공유된 이익을 정부를 위한 일반 원칙으로 세웠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익은 통치 원칙이다.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경제는 정치의 기본이고 정치는 경제의 반영이다.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는 그들 진영 내부에서 상품을 팔 적절한 시장과 자본 투자를 위한 적절한 장소를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그들은 남는 상품, 남는 시장, 남는 자본의 투자 기회를 찾으려 비자본주의 지역과 심지어 자본주의 지역까지 노예화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적 현상으로서 경제 체제에 의존하는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는 즉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그 패권의 경로는 대략 자본 확충의 경로와 일치한다. 독립 후 미국은 국경을 서쪽과 남쪽으로 확장하며 토지와 자원을 약탈하고 드넓은 내수 시장을 확보하였다. 이를 통해 완성된 산업화, 도시화, 농업 기계화는 미국이 자본주의 강국이 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였다. 서반구를 ‘먼로 독트린’으로 지배하고 제국의 변두리 자원이 풍부한 ‘황금의 나라’를 점령하였다.

 

1898년, 스페인-미국 전쟁이 발발했고, 식민지들은 다시 분할되었다. 미국은 태평양과 그 연안의 섬과 육지에서 상업적 통제권을 획득했다. 1899년 ‘열린 문 정책’을 상징으로 삼아 유럽과 아시아의 이익을 놓고 경쟁했다. 

 

그 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세계 시장과 경제의 생명줄을 손에 쥐었다. 특히 군사 패권에 필요한 전략적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석유와 광물 등 에너지 매장량이 풍부한 중동 등 자원을 보유한 지역을 통제해 왔다.

 

다음은 몇 가지 사례이다. 미국은 파나마의 독립을 부추겼고, 파나마 운하를 건설할 권리와 영구 임대권을 획득했다. 그것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란의 모하마드 모사데그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주었고, 중동에서의 확장을 통해 미국의 석유 회사들에게 이익을 주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중동 국가에 장기적으로 군사력을 결집시켰다. 또 걸프전과 이라크전쟁을 일으켜 ‘불복종’ 국가들을 상대하며 석유산업 질서 확립 및 에너지 안보를 공고히 하였다. 시리아의 석유와 가스관과 주요 곡물 생산지를 통제할 기회를 얻기 위해 불법으로 시리아에 군대도 주둔시켰다. 심지어 세계의 중요한 에너지 수송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질식시키기 위해 선상 항공기와 항공모함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도록 보냈다.

 

미국이 보기에 패권국은 원자재와 자본의 원천, 시장을 통제하고 고부가 가치 생산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정벌은 다른 강대국과의 추가 경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인력과 재료를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방법으로 자원과 시장을 얻는 것이 가장 쉽다.

 

두 번째 관점- 전략적 추진: 절대 권력과 절대 안보

 

미국이 구상하는 세계 체제는 국제무대의 중심과 얽혀있다. 국제무대의 권력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규칙에 따라 게임이 진행되는 근원지, 즉 워싱턴에서 왔다. 이 권력은 미국이 끊임없이 흥정하고, 대화하고, 의사소통하고, 공식적인 합의를 모색함으로써 행사된다.

 

미국 통치자들의 관점에서 군사 우위는 세계 전역에서 그들이 절대적인 권력을 추구하는 데 큰 의미가 있고, 권력의 성장은 그들의 군사 패권에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부시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의 선임 고문인 토머스 바넷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미국의 안보 구조가 확장되면서 세계 정치와 경제를 담당한 미국은 탈식민지 지역의 제멋대로이고 불안한 부분을 처벌함으로써 미국의 “핵심”을 보호할 수 있는 “군사 괴물”로 바뀌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안보 구조는 역사상 많은 제국들이 그랬던 것처럼 과도한 팽창의 상징이다. 제국들은 국가 안보가 확장을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고 다른 나라들을 위협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미국은 군사 패권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안보는 확장을 통해 얻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세계에서 미국의 지배력에 도전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 나라가 없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력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는 나토의 동진을 예로 들어보겠다. 냉전의 산물로써 나토는 종전과 함께 사라져야 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 패권을 유지하고 절대 안보를 추구하기 위해 나토가 5군데에서 동진하도록 주도하고 회원국 수를 16개국에서 30개국으로 늘렸다. 

 

나토의 확장은 멈추지 않았고, 새로운 확장 계획이 진행 중이다. 심지어 “나토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세계 전체의 38%를 차지했고, 상위 10위 안에 든 다른 나라들의 군비 지출 총합을 넘어섰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의 군사비 지출은 세계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태평양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 즉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을 포함하면 이 비율은 61퍼센트까지 올라갈 것이다.

 

세 번째 관점- 국내 정치 동인: 군산복합체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책 『전쟁』에서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일 뿐이다”라며 군사와 정치의 관계를 밝혔다.

 

미국의 군사력 확장과 패권주의는 그들만의 독특한 정치 시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시장의 다양한 권력과 이익집단이 미국의 군사 패권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미국의 지배계층으로서 미국의 정책을 납치한 군산복합체는 미국 지배층의 일부가 되어 미국의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전차 시스템”을 추진해 왔다.

 

‘군산복합체’라는 표현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제안하였다. 아이젠하워는 1961년 1월 17일 “고별 연설”에서 군산복합체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군산복합체는 미국의 강력한 군사 조직과 무기 산업 사이의 결합을 뜻한다. 현재 군산복합체는 주로 정부의 모든 부서, 국방 관련 기업, 의회, 학술기관 등 4개의 주체로 구성된다. 또한 언론과 로비단체 등도 포함된다.

 

군산복합체는 초이익 집단들의 거대한 연합이다. 각 부분은 상호보완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함께 상호 의존과 협력의 포괄적인 관계를 구성한다. 그들에게는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를 부추기는 큰 요구가 있으며, 큰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패권주의의 결실을 나눠가질 능력이 있다. 

 

2022년 3월 전 미 국방부 관리 프랭클린 스핀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미 언론, 싱크탱크, 학계, 정보기관 등과 결탁했다고 밝혔다. 이 이익 사슬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제2장: 군사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국의 행위와 수단

 

미국 ‘타임’지의 공동 설립자인 헨리 루스는 1941년 “미국의 세기”가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기사에서 “우리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목적과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수단을 위해 우리가 가진 영향력의 전부를 세계에 행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군사적 우위의 지속 여부는 통제에 달려 있다.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군사 패권을 유지하려 전쟁에 착수하거나 개입하며 국제 거점 연결망을 구축하는 등의 명시적인 수단을 동원해 직접 통제해 왔다. 

 

뿐만 아니라 동맹 체제, 규칙, 작동 원리 등 암묵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간접적인 통제권을 행사해 왔다. 새로운 상황에 맞게 새로운 개입 유형과 새로운 방법을 채택하고 군사적 개념, 전투 개념을 개발하여 고유의 장점을 유지해 왔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경쟁국이 미국과 동등해지는 것을 억제하며, 경쟁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시도를 막고 있다.

 

◼2.1 명시적 통제: 전쟁과 기지

 

전쟁과 군사 작전은 미국이 군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전쟁은 이 나라 역사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미국은 건국 이래 전쟁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 전쟁 그 자체가 미국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전쟁은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고 미래의 제국을 형성할 것이다.” 프랑스 역사가 토마스 라비노는 미국과 전쟁 사이의 “깨질 수 없는” 관계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쟁으로 형성됐고, 전쟁으로 몸을 불렸으며 전쟁으로 부름 받은 폭군인 미국은 지난 240여 년 동안 세계 패권의 정점에 올랐다. 이는 독립전쟁, 인디언 전쟁, 멕시코-미국 전쟁, 남북 전쟁, 스페인-미국 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코소보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등 끝없는 전쟁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패권을 실은 전차가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이다.

 

미국은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전략적 입지를 다지며 세력권을 확장해 왔다. 미국의 영토는 건국 초기 약 80만 평방킬로미터에서 현재 약 937만 평방킬로미터로 10배 이상 커졌다. 미국은 군사 개입, 쿠데타, 대리전 등을 통해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을 ‘뒷마당’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중동 등 유라시아 국가들을 지정학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으로 중요한 자원이 있는 해상 통로를 점령했다. 미국은 하와이와 웨이크 아일랜드 등 태평양의 많은 섬들을 합병하고 필리핀을 식민지화했으며 파나마 운하 건설을 강요했다. 또 중국에 대한 이해관계를 다른 제국주의 열강들과 나누고 아프리카에 군대를 주둔시켰으며 군사 행동을 통해 중요한 자원과 물자를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으로 동맹국들을 단결시키고 반체제 인사들을 제거했다. 9.11 사건 이후 ‘대테러’를 기치로 내건 미국은 전 세계 85개국에서 전쟁이나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국, 중앙정보국 등 기관들은 불법적이고 비밀스러운 작전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부를 전복시키고 미국에 반하는 외국의 지도자들을 암살하는 등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기전, 장기전, 세계전, 냉전, 비밀전, 대리전, 대테러전 등 패권을 수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끝없는 전쟁이 미국을 스파르타 식 국가(군사 정책에 중점을 두는 전쟁국가 -역자 주)로 만들고 있으며, 영원한 전쟁 상태로 끌고 가는 중이다.

 

전 세계의 군사 기지들은 미국이 세계를 통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군사 기지는 미국이 억지력과 군사적 개입을 가하는 최전선이다. 미국은 군사 기지를 닻으로 삼아 북극에서 희망봉까지,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세계 곳곳에서 군사 패권을 행사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외 미군기지가 크게 늘었다. 1940년 9월, 미국은 파산 직전의 동맹국인 영국이 영국령 식민지의 해상 및 공군 기지의 통제권을 자신에게 넘기는 대가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구축함 50척을 제공했다. 이는 전 세계에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야망을 반영한 것이다. 

 

1943년과 1944년 미국의 군사 계획가들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미국의 패권적 힘을 전제로 해외 기지의 체계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전 대륙에 약 2,000개의 기지를 건설하여 점령했고 약 3만 개의 군사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해외 군사 기지들이 계속 확장되어 미국의 “전략적인 변경”이 되었고 미국이 “사실상의 주권”을 행사하며 넓은 지역을 장악했다. 

 

냉전 시기 미국은 소련을 포위하며 최대한 가까운 곳에 많은 병력과 군사 기지를 배치했다. 냉전이 끝난 후에도, 미국의 정치인들은 여전히 해외 군사 기지가 미국의 세계 안보에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들은 항상 군대가 준비 태세를 유지하도록 했고, 또한 미국의 가까운 바다에 방어선을 형성하였다. 예를 들어, 부시 정부는 해외 기지들이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주장한 반면, 오바마 정부는 “기지들을 전진시키고 미군을 배치하는 것은 의미 있고 필요하다”라고 믿었다.

 

2001년 9.11 사건 이후 미국은 ‘대테러’라는 이름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중앙아시아 전역에 강력한 군사 기지 연결망을 구축함으로써 유라시아의 심장부에 군사적, 지정학적, 지경학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21세기에 들어서자, 미국은 해외 군사 기지 배치 전략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미군의 대규모 냉전 식 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더 작고 유연한 “전방 작전 기지”, 즉 “릴리 패드”를 건설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릴리 패드”는 콜롬비아, 케냐, 태국 등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지는 일반적으로 과거에는 군사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지역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미국은 수년간 군사 기지협정, 주둔군지위협정, 안보협력조약 등 양자 및 다자간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전 세계에 연결망을 구축해 왔다.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위한 퀸시연구소가 2021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해외 80개 국가 및 지역에 750개의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대사관, 영사관, 공관의 거의 3배에 달한다. 

 

이 기지들은 매년 550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 2001년 이후로 해외 군사 기지들은 적어도 25개국에서 미국이 전쟁이나 군사 작전을 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 설립과 기지가 위치한 다른 나라에서의 전쟁 발발이 인과관계의 법칙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한다. 군사 기지는 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전쟁은 더 많은 군사 기지의 건설을 요구한다.

 

◼2.2 암묵적 통제: 동맹 및 규칙

 

동맹 체제는 미국의 군사 패권을 유지하는 주요 축이다.

 

동맹 체제는 2개 이상의 국가 간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안보 협력관계를 뜻한다. 미국이 수립하고 지배하는 동맹 체제는 군사 기지와 비교하면 ‘유형적’인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암묵적 통제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패권은 전 세계의 동맹과 동맹의 섬세한 체계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미국이 군사 패권을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한 주된 방법은 동맹을 맺고 자신을 핵심으로 하는 동맹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미국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949년 나토 설립을 계기로 미국은 군사 동맹을 맺기 시작했다. 이어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과 동맹을 맺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동맹 연결망을 구축했다. 냉전 기간 미국의 세계 동맹 체제는 미국이 소련을 상대로 냉전에서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냉전은 미국을 서구 세계의 초강대국, 즉 동맹국의 우두머리로 만들었다. 

 

냉전이 끝난 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동맹은 해체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새로운 전략적 개념의 나토’를 통해 나토의 기능을 집단 방위에서 글로벌 개입으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도구로 전환했다. 냉전 이후 미국이 참여한 전쟁과 9.11 사건 이후 전 세계적인 대테러 협력 속에서 미국의 동맹체제는 실질적인 역할을 했고, 미국이 세계적인 군사적 존재감과 패권을 유지하는 큰 축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군사 동맹 체제를 세 가지 측면에서 고려하여 구축하였다. 첫째는 수비대, 합동군사훈련, 군사 원조 등을 통해 상대방을 저지하는 것이다. 둘째는 동맹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고 자국의 안보이익을 유지하는 것이다. 셋째는 부수적인 목표로 동맹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2011 회계연도에는 미군과 동맹국이 참여하는 총 146회의 군사훈련을 미 태평양사령부가 주도했고, 2020년에는 미국 주도의 나토가 군사 훈련을 88번 실시한 것으로 통계에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의 군사 동맹 체제는 국가 간의 위계적인 체제이다. 미국은 의제를 설정하고 주도하면서 비대칭적이며 불평등한 조건의 다른 국가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패권을 행사한다.

 

최근 미국은 미·일·호주, 미·일·필리핀 동맹에서 미·일·인도·호주 ‘4자 안보대화’로 이어지는 3자·다자 발전을 위한 양국 동맹체제 전환을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미·영·호주 3자 안보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잠재적인 위협과 도전에 대비한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미국의 전략 군사 중심지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역내 전략자원 통합을 위해 동맹체계를 활용하고자 ‘인도·태평양 동맹 체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역내 미국의 활동 효율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패권 체제 유지를 진정으로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의 규칙과 작동 원리는 미국의 군사 패권의 지배적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첫째, 수출 통제를 활용한다.

 

세계 최고의 군사 기술은 미군이 우위를 차지하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미국의 우수한 과학 연구 능력과 강력한 제조업 덕분이기도 하다. 한편 미국이 도입한 다양한 수출 규제 조치도 관련이 있다. 

 

이 조치들은 군사적 우위를 확대하고 군사 패권을 모색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서방의 수출 통제 정책은 냉전 시기 소련을 고립시키고 봉쇄하며 궁극적으로 소련을 끌어내리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은 1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917년의 적국무역법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것은 제2차 세계 대전과 냉전 기간 상대편에 비해 군사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강화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관리규정, 무기수출통제법 등 법령을 협의하여 이중사용 및 군수 수출 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분야별로는 원자력법과 핵확산금지법을 포괄하는 입법이 이루어졌다. 

 

또 ‘다자간 수출 통제 조정위원회’,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 ‘재래식 무기 및 이중 사용 물품 및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에 관한 바세나르 협약’ 등 다자기구를 설치하거나 추진하였다.

 

이러한 국제적인 규칙과 작동 원리의 존재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된다.

 

미국은 도시바 사건에서 보듯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탄압하고 제재할 용의가 있다. 1980년대에 일본의 도시바기계 주식회사는 9축 CNC(컴퓨터 수치제어 -역자 주) 공작기계를 소련에 수출하였는데, 이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와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도시바기계 주식회사에 제재를 가했고, 이 사건을 이용해 일본의 신세대 전투기 사업을 압박하였다. 결국 일본은 미국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도시바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패권주의적 사고방식과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두 번째는 군비 통제이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 간의 군비 통제 협정은 투명성을 높이고 핵충돌 위험을 줄이며 전략적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핵무기 경쟁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냉전의 평화적 종식에 기여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 정부가 군비 통제를 추진하려 한 핵심 목표는 소련에 대한 군사적 기술 우위를 확립하고 유지하려 한 것이다.

 

토머스 컨트리맨 전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 대행은 “(군축협정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능력을 제한하는 동시에 미국의 이익과 우리의 가까운 동맹국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의 자유를 허용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군비 통제 협정은 미국이 한 양보도 아니고 다른 나라를 위해 한 호의도 아니다. 그것들은 우리 국가안보의 필수적인 구성요소이며 기여자다.”

 

무기 통제의 작동 원리를 유연하게 활용함으로써 미국은 세 가지 주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다른 분야의 군사력 강화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72년 소련과 체결한 탄도 미사일 방지 조약은 미국이 수십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해주었다. 둘째, 신전략무기감축조약과 같은 무기 통제 협정을 활용하는 또 다른 장점은 그 협정이 제공하는 투명성과 검증 수단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적국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핵전력의 효과적인 계획 및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무기 통제 작동 원리의 세 번째 장점은 중요한 영역에서 적국의 발전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우위를 차지한 지역에서 적국이 승리할 수 없는 군비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87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은 해상 또는 공중 기반 중거리 미사일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미국은 소련에 비해 기술, 지리, 동맹국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2021년 2월,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맺은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을 연장했는데, 여기에는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피하는’ 의도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무기 통제 및 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존 울프스탈은 2020년 러시아가 전략적 핵 현대화 사이클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이 만료될 경우 미국의 핵현대화 프로그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략핵전력 면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뒤쳐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조약을 연장하면 미국은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에 대한 제한을 유지하고 감시하는 동시에 자체 핵 현대화 계획을 진행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국제법의 오역과 오남용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자국의 이익을 위할 때는 국제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무시하는 전략에 의존해 왔다. 이것이 미국 패권주의의 일관된 접근법이다. 군사 분야에서 이를 가장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유엔해양법 협약(UNCLOS)의 잘못된 해석인데, 유엔해양법 협약은 자국 기준에 따른 ‘항행의 자유’ 행동을 통한 해군 패권 유지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1979년부터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합법적인 상업과 미군의 글로벌 이동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제한, 방해받지 않는 전력 투사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여러 학자들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항행의 자유’ 작전이 이 지역에서 미군의 주둔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에서 연안국의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군도, 해협 등의 영유권과 관할권에 도전하기 위해 대형 전투함을 마구잡이로 투입하고 있다. 미국이 해안 국가들의 사전 통보나 허가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과 외국 영해에 독단적으로 진입하는 것은 자신의 군사 패권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이 아직 유엔해양법 협약을 비준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해양 패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선별적으로 해석해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자신만큼은) 옳을 수 있다’라는 패권주의 논리를 반영한 것이다. 

 

◼2.3 새로운 유형과 동향

 

오늘날 미국이 존재하는 세계는 과거와 크게 다르다. 세계는 현재 새로운 추세를 경험하고 있다. 신흥국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고 강대국들의 군사 기술이 점차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국제적인 힘의 균형은 다극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세의 심각한 변화에도 미국은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을 계속 집착하고 있으며,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군사 개입 유형

 

군사력의 사용은 군사적 우위를 상시 유지하려는 미국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전쟁으로 자원이 고갈되고 명성이 손상된 뒤 해외에서의 미군 개입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줄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의회는 국경 밖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려는 의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에서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대량의 군사 지원과 정보 지원에 의존하면서 분쟁에 개입할 인력을 공개 배치하지 않고 상황을 조작해 왔다. 이것은 해외 군사 개입에 관한 미국의 새로운 유형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이런 종류의 군사 개입에는 세 가지 새로운 특징이 있다.

 

첫째, 군사적 지원은 그 대상성이 높고, 전장의 변화에 따라 보완·조정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이 발생한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460억 달러 이상의 군사 원조를 약속했다. 제공되는 무기의 종류는 전쟁터 상황과 우크라이나군의 필요에 따라 달라졌다.

 

둘째, 미국은 정보 우위를 최대한 활용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정보와 전장 상황 인식은 우크라이나의 전투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비동맹국인 우크라이나와 공유하는 이 같은 대량의 정보는 거의 전례가 없는 일로,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를 위해 27개의 정보공유 정책까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미국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전쟁(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이 결합된 전쟁 -역자 주) 전략을 사용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전과 외교전, 선전전 등 복합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직접 분쟁에 개입하지는 않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전쟁에 전적으로 관여해 왔다.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미국의 분쟁 개입이 향후 해외에서의 미군 개입에 관한 규칙과 유형을 제공했다고 지적하였다.

 

◼동맹 체계의 조정 및 고도화

 

최근 미국의 군사력 우위가 약해지고 세계에서 거대한 전략적 권력 경쟁이 벌어지는 시기이다. 미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군사 동맹 체제의 지리적, 구조적, 기술적 한계를 전략적 전환에 따라 점진적으로 돌파해 나가고 있다.

 

첫째, 미국은 이 지역 밖의 동맹국들에게 인도·태평양 안보 문제에 개입할 것을 독려해 왔다. 이는 나토가 인도·태평양 안보 문제를 전략적 비전에 포함시킨 것과 이 지역에서의 군사력을 확대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2021년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의 국가들은 남중국해에 해군 함정 21척을 파견하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및 동맹국들과 합동 해상 훈련에 참여하였다.

 

둘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은 군사 동맹의 초점을 주로 “허브 앤 스포크” 식 양국 군사 동맹에 의존하던 것에서 더욱 3자적이고 다자적인 접근으로 전환했다. 

 

바이든 정부는 2021년 출범 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간 4자 안보대화(쿼드·Quad) 작동 원리의 중요성을 제고하고 영국, 호주와 3자 안보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미·일·호주, 미·일·한 등 소규모 다자 안보 체제에 대한 참여를 더욱 심화하는 한편 동맹국들의 안보협력 강화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셋째, 미국은 역내 동맹국들에게 선진 군사 기술을 이전하여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영국, 호주의 3국 안보협력의 틀 안에서 미국과 영국은 호주가 적어도 8척의 핵추진 공격용 잠수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합의하였다. 미국이 핵추진 기술을 다른 나라와 공유한 것은 60여 년 전 영국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핵확산금지법의 허점을 이용한 이러한 움직임은 잠재적으로 지역 안보와 안정을 해칠 수 있고 핵확산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근본 목표로 지역 동맹국들에게 핵심 군사 기술과 공격용 무기를 이전함으로써 과거의 한계와 관행에서 벗어나고 있다.

 

◼신기술 및 새로운 운영 개념의 적용

 

한편으로 미 국방부는 미래 군사 경쟁에서 인공지능, 자동화 등 신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을 중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관련 분야에서 미국 상업기술기업의 연구개발 우위와 경험을 고려하여 최근 이러한 기업들과 더욱 긴밀한 연계를 도모하고 인공지능, 자동화 등 신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무기와 장비에도 적용된다.

 

반면에 미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군사적 개념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유연성, 분산성, 연결망 지능을 강조하는 ‘모자이크 워페어(Mosaic Warfare)’와 센서와 전투 플랫폼을 통합하고 실시간 데이터와 정보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개념이 있다. 

 

미국이 발표한 2022년 국가방위전략에서는 ‘통합억제’ 개념이 국가방위전략의 핵심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기술, 작전 개념, 능력의 고도의 통합, 군사 분계와 작전 영역의 경계 제거, 동맹국과의 협력 등이 요구된다.

 

●제3장: 미국 군사 패권의 위험

 

1901년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미국의 식민지인) 필리핀 지역의 국기는 쉽게 관리된다. 미국의 주들이 그랬듯이 우리(미국)는 특별한 깃발을 가질 수 있다. 필리핀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학살을 자행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동을 비난하기 위해 흰색 줄무늬를 검은색으로 칠하고 두개골과 십자 모양 뼈로 대체된 별이 있는 평소의 국기만 가지고 있어도 된다”라고 풍자했다.

 

미국의 군사 패권은 전쟁과 학살로 탄생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개입과 음모를 통해 팽창했다. 미국은 권력과 이익을 추구하며 군사 패권을 발전시켰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나라를 따돌리며 군림하는 방식으로 군사 패권을 유지했다.

 

허드슨 연구소의 저명한 학자이자 바드 대학의 교수인 월터 러셀 미드는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위험한 군사 강국”이라고 관측했다.

 

세계 불안의 주요 원인인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가 인류의 진보에 가장 큰 도전이 되고 평화와 발전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사실로 증명되었다.

 

평화와 발전이라는 세계의 일반적인 추세와도 어긋나는 미국의 패권적 행위는 인도주의적 재난을 부르고 타국의 주권을 침해했으며 국제규범을 짓밟고 국제질서를 훼손하였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는 물론 미국 자체에도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 미국은 인류 사회와 문명의 진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도전이다.

 

◼3.1 인도적 재난

 

-민간인 학살

 

미군 무인기 조종사를 지낸 브랜든 브라이언트는 언론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여러 차례 털어놨다. 자신의 목표물이 들어있는 건물을 향해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사일이 명중했을 때 한 어린이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브라이언트는 영상 테이프를 검토한 뒤 상관에게 이를 알렸으나 ‘사람이 아니라 개일 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런던에 본부를 둔 ‘탐사저널리즘 에이전시’에 따르면 2004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소말리아, 예멘에서 발생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어린이 283~454명을 포함해 민간인 910~2,200명이 숨졌다.

 

미국 비영리 뉴스기관인 ‘인터셉트’는 2015년 미국이 5개월 동안 작전을 수행한 기간 동안 공습으로 사망한 사람의 90% 가까이가 의도된 목표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생명권을 계속 침해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의 인디언 전쟁은 직접적으로 수백만의 원주민들을 전멸시켰고, 필리핀-미국 전쟁은 20만 명에서 100만 명의 필리핀 사람들의 죽음을 불렀다. 한국전쟁은 300만 명, 베트남전쟁은 200만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라크전쟁에서는 20만 명에서 25만 명 사이의 희생자가 나왔다. 

 

브라운 대학이 주도한 프로젝트인 ‘코스트 오브 워(Cost of War -역자 ’전쟁 비용‘이라는 뜻)’에 따르면, 미국이 2001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작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 이후 2021년 9월 기준 민간인 38만 7,000명을 포함해 약 92만 9,000명이 희생됐고 3,800만 명은 실향민이 됐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일

 

최근 미군에 의한 조직적인 포로 학대 사건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노골적으로 인권을 무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있다는 증거이다.

 

2009년 초 유엔 인권이사회 10차 회의에서 인권 및 자유 보호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인권 문제를 다룬 보고서에서 미국이 특별한 구금, 장기적이고 비밀스러운 구금, 그리고 통제 관행을 포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고문과 그 밖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모욕적인 대우와 처벌에 반대하는 유엔 고문방지협약을 위반한 것이다.

 

유엔 총회 64차 회의에 제출된 보고서는 미국이 민간 계약자들과 함께 이라크 및 기타 지역에 수감된 남성 무슬림 남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수감자들의 신체를 강제로 포개 쌓아 올렸다. 또 수감자들은 동성 간 성적 심문, 강제 노출 등을 당했다.

 

2022년 초 코스트 오브 워 프로젝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9.11 사건 이후, 미국은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최소 54개 국가 및 지역에 ‘검은 감옥’을 설치했다. 감옥에는 이슬람교도와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수십만 명이 수감됐다. 

 

이라크인인 베두 알 하마드는 테러를 지원한 혐의로 미군에 의해 수감돼 바그다드 서쪽에 위치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다. 감옥 생활을 지옥이라고 표현한 알 하마드는 배급된 음식의 양이 적어서 자신이 간신히 살아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여러 끔찍한 짓을 했으며, 자신을 한 달 동안 감금해 누구도 볼 수 없게 하고 극심한 추위나 더위에 노출시켰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이라크인들이 서로를 고문하도록 만들었고 억류된 경찰관을 데려와 극단주의자들 사이에 끼워 넣었다. 무장 세력은 그를 고문하고 손발을 부러뜨린 뒤 살해하려 했으며 이는 인권 침해를 넘어선 행위”라고 알 하마드는 말했다.

 

알 하마드는 오랜 수감 생활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었고 가족도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관타나모에서의 광범위한 학대와 고문 이외에도, 미국 요원들은 코란을 모독하고 이슬람 신앙을 위반하는 등 죄수들을 고문해 왔다. 코란을 화장실에 집어던지거나, 무기를 찾는다는 미명 하에 찢어버리거나 불태웠다. 여성 경비원들이 욕실에서 알몸인 남성 수감자들을 염탐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는 수감자들의 집단적인 항의를 불러일으켰고 심지어 수감자들 사이에서 집단 자살까지 발생했다.

 

-생태 훼손

 

미군이 전 세계에서 벌인 군사 작전은 생태학적으로도 심각한 위기를 불러왔다.

 

미군이 베트남에 남긴 폭발물과 지뢰는 35만 톤이 넘는데, 완전 제거까지는 앞으로 300년이 더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폭격에 우라늄 탄약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 암과 백혈병이 급증했고 지역을 넘어 유럽의 생태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3곳에서 최소 270건의 환경오염 사건이 발생했는데, 대부분 일본 정부에 보고되지 않았다. 2022년 5월 용산 미군기지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도는 공원의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가득했다. 총 석유탄화수소가 기준치를 29배, 벤젠과 페놀이 기준치를 각각 3.4배, 2.8배 초과했다.

 

게다가 세계 최대 화석연료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전쟁 시기 외 연료 소비와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에서도 대부분의 국가들을 능가했다.

 

미국은 말로는 환경 보호와 탄소 중립을 지지한다고 하지만, 실제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전쟁에 쓰이는 무기 체계의 안전성과 치사율이다. 제트전투기든 항공모함이든 모든 주요 무기 체계에는 탄소가 집약되어 쓰인다. 정리하자면, 다른 나라의 군대는 미군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파괴력에 맞설 수 없다.

 

랭커스터대와 더럼대가 2019년 발표한 공동연구는 “미군의 탄소 발자국이 세계 대부분 국가보다 클 정도로 크다”라면서 “연료 사용에 따른 배출을 보면 미군은 세계 4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대학의 왓슨 국제 공보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군은 12억 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발생시켰다.

 

◼3.2 주권침해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30년 전쟁이 종식되고 근대 국민국가 체제의 기초가 마련되면서 주권의 원칙이 확립되었다.

 

미국이 군사 패권을 이용해 주권 원칙을 위반한 사례는 흔하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침략 외에도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시키고 역외 관할권을 행사하며 다른 나라의 영공과 영해를 침범했다.

 

-해외 군사 개입 채택

 

1776년 독립선언 이후 무력에 의한 직접 침략을 통한 미국의 대외 군사 개입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 역사상 가장 전쟁을 많이 나라”라고 말하면서 미국은 “국가로서 242년 중 16년만 평화롭게 지냈다”라고 덧붙였다.

 

터프츠 대학의 보고서는 “미국이 1776년부터 2019년까지 벌인 군사 개입 계획과 새로운 자료를 소개한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400번의 군사 개입을 했으며 그 가운데 34%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23%는 동아시아와 태평양, 14%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13%는 유럽과 중앙아시아에 개입했다. 현재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물론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이 늘고 있다.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하는 것

 

미국은 건국 직후 다른 나라의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하기 시작했다. 1801년부터 1805년까지 벌어진 트리폴리 전쟁에서 튀니지 주재 미국 영사는 당시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트리폴리 정부 전복 모의에 참여했는데, 이는 미국이 외국에서 합법적인 정부를 상대로 전복 작전을 벌인 첫 사례였다.

 

미국 보스턴 칼리지 부교수 린지 오루크는 책 『은밀한 정권교체: 미국의 은밀한 냉전』에서 미국은 1947년부터 1989년까지 적국이든 동맹국이든, 어떤 정치 제도를 채택했는지에 상관없이 64차례의 비밀 전복 작전과 6차례의 명백한 전복 작전을 다른 나라에서 수행했다고 했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여러 나라에서 체제 전복 작전을 펼쳤다.

 

2022년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9년 베네수엘라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음을 암시하며 다른 나라의 쿠데타 계획을 도운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였다.

 

-“영토 외 관할권”을 누리고 있다

 

미군 장병들이 주둔국의 현지 법규를 위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는 미군 병력을 지방정부의 관할권에 넘기는 것을 회피하며 주둔국의 사법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아시프 에프라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군은 해외에서 범죄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고, 범죄 수준은 기존 인식보다도 훨씬 높았다. “냉전 기간 외국 법정에 있는 미군들”은 해외 미군들의 범죄 연루가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에 의존하는 국가들에서 미군들은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적었다. 미군들과 그 가족들이 관련된 36만 건이 넘는 범죄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고작 3건만이 접수되었다. 1954년부터 1970년까지, 그러나 이 사건들 중 단지 약 3분의 1만이 그들이 주재한 국가들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한국의 한 매체는 2017년 주한미군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불기소율이 무려 70.7%에 달하고 살인, 강간, 강도 등 강력 범죄를 벌인 수치는 81.3%로 더욱 높다고 보도했다.

 

-영공 및 영해 침범

 

냉전 시기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이용해 고고도 정찰 등 군사 활동을 벌여 다른 나라의 영공을 침범했다. CIA는 1956년 6월부터 1959년 12월까지 U-2 고고도 정찰기를 동원해 유럽, 소련, 중동, 동아시아 등지에서 250여 차례의 상공비행과 주변 정찰 임무를 수행하며 사진과 신호 정보를 수집했다.

 

1960년 5월 소련이 U-2 정찰기를 격추한 후 CIA는 고고도 정찰활동의 초점을 중남미와 동아시아 국가로 옮겼고,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정찰활동은 1974년까지 이어졌다. 

 

미국은 9.11 이후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파키스탄 등에서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해 이들 국가의 영공 주권을 침해하는 한편 민간인 사상자도 대거 발생했다.

 

미국은 1979년부터 전 세계에 군사배치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타국 영해의 영유권을 위협하고 훼손하는 ‘항행의 자유’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방부(DoD)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인 ‘항행의 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1990년~2021년 사이 70개가 넘는 연안 국가 및 지역의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군도, 해협에서  주권을 침해하는 군사적 수단을 사용했다. 일본, 한국, 이탈리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도 미국에 의해 주권을 침해받았다.

 

◼3.3 질서의 문란

 

하버드대의 국제관계학 교수인 스탠리 호프만은 세계 질서가 국가 간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이상적인 유형이라고 말했다. 이상화된 유형은 국가 간 우호적 공존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자 규정이다. 

 

이는 분쟁과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며 국가 간 관계 발전의 기초가 되는 표준 행동에 관한 일련의 규칙을 제공한다. 또 공동 발전을 위한 국제협력을 촉진하면서 분쟁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한다.

 

미국은 군사 패권주의에 기대어 국제법의 기본원칙과 국제관계를 규율하는 기본규범을 준수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반대 행동을 해왔다.

 

국제법의 기본원칙인 무력의 불법적 사용이나 위협 금지는 주권국들을 상대로 전쟁을 거듭하고 군사력을 뻔뻔하게 전개해 온 미국에 의해 지속적으로 무시되어 왔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우주군과 우주사령부를 창설하고 우주 무기 시험과 군사훈련을 가속화하는 흐름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 개념과 크게 배치된다. 게다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조직적인 죄수 학대 스캔들은 미군이 고문과 그 밖의 잔혹하고 비인간적이거나 품위를 떨어뜨리는 대우나 처벌에 반대하는 유엔 협약을 짓밟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러시아 대표단은 2022년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생물무기협약 당사국 공식협상회의에서 미국이 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일련의 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 중 하나는 “독성 모기 공중 방출 체계”라고 불리는 특허 기술을 설명하는데, 이 기술은 독소를 가진 많은 모기를 특정 지역으로 운반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다. 치명적인 질병을 사람에게 감염시키고 이 모기는 “치명적인 질병의 저비용 전파”를 통해 상대를 무력화할 의도로 방사된다. 

 

이 문서는 일단 “법적 제한이 조정되거나 제거되면” 이 기술은 즉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쓸 수 있는 가장 진보된 무기보다 더 치명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물무기협약은 1972년에 서명을 위해 개방되었고 1975년에 발효되었으며 현재 185개의 당사국과 4개의 서명국이 있다. 생물학적 안보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토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관련 다자간 검증 기구 설치를 강하게 반대하면서 오랫동안 한국 등의 나라에서 위험한 생물학적 실험을 하며 자국에서도 인체실험을 해왔다. 이러한 미국의 행위는 지금까지 국제 협약의 검증 절차를 논의하는 협상을 늦춰왔다.

 

미국은 국제법과 규범, 조직에 대한 접근 방식을 선택적으로 선택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앞세울 때에는 준수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탈퇴해왔다. 이는 미국의 일관된 관행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1980년대부터 유엔인권이사회, 세계보건기구, 유네스코, 파리협정, 공동포괄행동계획, 무기거래조약, 중거리핵전력조약 등 17개 국제기구나 협정에서 탈퇴하고 복귀하는 상황을 되풀이해 왔다. 

 

현 바이든 정부가 “미국이 돌아왔다”라고 주장하며 일부 국제기구와 협정에 복귀했음에도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버리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첫 번째” 정책은 영공 개방 조약(Open Skies Treaty) 및 기타 조항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미국은 여전히 협정을 계속해서 탈퇴하거나 위반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이제 우리 행성(미국)의 불문율이다. 그들은 진정한 미국 예외주의를 대변한다”라고 미국 역사학자 알프레드 맥코이는 미국이 개입은 물론 구시대적 비밀주의를 통해 계속해서 국가 주권을 침해하며 자신의 권력을 제한하는 국제협약을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3.4 자기반성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는 전 세계에 재앙을 안겨준 동시에 미국 자체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프랑스 역사학자 토마 라비노는 자신의 책에서 “미국의 거의 모든 세대가 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혼란의 결과를 겪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상자

 

미국이 시작하고 참여한 전쟁으로 많은 수의 미군들도 죽었다.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쟁으로 약 3만 6,000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10만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베트남전쟁으로 5만 8,000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15만 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코스트 워 프로젝트는 9.11 사건 이후 미국이 시작한 전쟁에서 7,000명이 넘는 미군과 약 8,000명의 방위산업 계약자가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미국 군인들의 자살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마약과 알코올 의존도, 이혼과 아동학대 비율은 일반인들보다 높다. 9.11 사건 이후 벌어진 전쟁에서 3만 명 이상의 미군이 자살했는데, 이는 전투에서 사망한 숫자의 4배에 이른다.

 

-경제적 비용

 

군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과도한 군사비 지출은 미국의 납세자들에게도 큰 부담을 주었다.

 

2011년 기준 물가 상승을 달러로 조정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전쟁(1965~1975년)에서 미국이 지출한 군사비는 7,37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높은 물가 상승과 막대한 적자를 야기했고 결국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로 이어졌다.

 

미국은 2001년 이후 전쟁에 5조 8,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2019년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 참전 미군을 위한 의료 및 장애 치료에 3,500억 달러 이상을 썼다. 그리고 관련 연구는 앞으로 미 정부가 30년 안에 같은 분야에 2조 2,000억 달러를 더 투입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전쟁은 미국 경제와 사회에 손해를 가져왔다. 미국이 9.11 사건 이후 전쟁 비용을 지출하지 않았다면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는 1,300만 명의 미국 어린이들에게 2년간의 조기교육, 2,800만 명의 학생들에게 공립대학 장학금, 100만 명의 퇴역 군인들에게 20년간 의료 혜택,  청정에너지 산업 노동자 400만 명에게 10년 치 급여를 지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뢰 파탄과 악행의 반격

 

미군은 ‘통킹만’ 사건부터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조작 사건, ‘펜타곤 페이퍼’부터 ‘아프가니스탄 페이퍼’까지 전쟁 개시와 연장을 정당화하려는 기만과 거짓에 의존한 전력이 있다.

 

더욱이 미군은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학살, 베트남전쟁 당시 미라이 학살, 이라크전쟁 당시 포로 학대 등 대외 갈등 속에서 벌인 각종 만행과 관련한 진실 은폐에 익숙하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 기간 드론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속임수로 인해 미국의 신뢰는 계속해서 훼손되고 있다.

 

2010년, 현 주중 미국 대사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니콜라스 번스는 이라크전쟁은 전략적 오판이었으며 베트남전쟁 이후 미국의 권력과 위신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인정했다.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와 관타나모만 교도소의 존재는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이슬람교도들 사이에서 미국의 평판에 지속적인 손상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2019년 퓨 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는 외국인들이 2013년 25%에서 2018년 45%로 늘었다. 미국의 국제적 명성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크게 하락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미국의 군사 패권은 오히려 자국 안보에 해를 입히는 극단주의 단체들을 만들고 강화시켰다.

 

2001년의 9.11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국내 테러로 3,000명 가까이 사망한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은 9.11 이후 군사 패권 행사와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집단의 발전과 여러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했다.

 

이와 함께 2012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2017년 뉴욕시 트럭 피습 사건 등이 미국 자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국내 정치와 사회 침식

 

장기화된 해외 전쟁은 또한 미국의 국내의 혼란을 더욱 악화시켰다.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남에서 미군에 의해 사상자가 발생한 잔학 행위, 그리고 미국 정부의 징병과 세금 인상은 국내에서 강력한 반전 정서와 정부를 향한 불신을 불러왔다. 

 

1970년 5월 미국 오하이오 주 방위군이 켄트주립대에서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해 학생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베트남전 당시 미국 사회의 깊은 정치·사회적 분열을 상징했다 해리 할데만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은 훗날 이 사건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전환점이자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미국이 주도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은 국내적으로 입법권 등 기본적인 사회·정치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9.11 사건 이후 미국 경찰의 군사화도 크게 증가했다. 

 

20여 년 동안 이어진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정보 작전은 미국인의 헌법적 자유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권을 훼손했다. 미국 사법부는 군에게서 상당량의 군사 무기와 감시 장비를 확보했고, 이로 인해 사법부의 조직 문화와 훈련, 전술에 변화가 생겼다. 사법부와 경찰관 사이의 신뢰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다. 미국 경찰이 군복을 입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경찰관들의 군사 장비 접근성과 무력 사용 사이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

 

게다가 코스트 오브 워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세금을 줄이면서도 전쟁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수조 달러를 빌림으로써 미국 사회의 불평등을 계속 악화시킬 수 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의 해외 ‘제국주의적 모험’과 국내 혼란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해외에서의 “끝없는 전쟁”을 통해 군국주의, 강력한 행정력, 외국인 혐오, 사이비 애국주의, 선동주의와 같은 일련의 정치적 힘을 분출했는데 이 모든 것은 건강한 민주주의 체제를 바탕으로 하는 시민 윤리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맺음말

 

미합중국은 전쟁으로 건국되었고, 전쟁으로 확장되었으며, 전쟁으로 패권을 얻었다.

 

독립 이후 240여 년간 뿌리 깊은 제국주의 이념을 가진 미국은 북미 한구석의 고립된 국가에서 세계적인 군사 패권국으로 변모했다. 멕시코-미국 전쟁을 포함한 스페인-미국 전쟁,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냉전 등 군사적 팽창을 통해 단극 세계의 지배국이 되었다.

 

그렇게 미국은 패권주의와 다른 나라들을 괴롭히는 바탕 위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구축했다.

 

미국은 지금의 지배적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군사 패권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은 자본주의의 확장과 이윤을 바라는 자연스러운 탐욕을 넘어 야욕과 편집증적인 권력 추구, 그리고 국내 정치와 이익 집단을 통한 조종으로 이뤄졌다.

 

오랫동안 미국은 세계의 군사 패권을 유지하려 전쟁을 개시했고, 각국에 개입하여 군사 기지의 국제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을 명백한 수단으로 삼아왔다. 동맹 체제와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질서를 세계에서의 군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암묵적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미국은 상황이 바뀌자 새로운 유형과 기술, 개념을 적용해 잠재적 도전자가 미국의 패권을 뒤집는 것을 막아왔다.

 

미국은 제국주의적 신념으로 멕시코-미국 전쟁, 스페인-미국 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도 자신의 지배력과 통제력에 결코 만족하지 않았고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갔다. 미국은 240여 년 전 독립한 이래 패권, 횡포, 괴롭힘이라는 기본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려 전쟁, 개입, 국제 군사 연결망 구축, 동맹 체계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규칙을 명시적, 암묵적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미국은 세계 질서가 급변하는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유형,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개념을 통해 잠재적 도전자가 미국의 패권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 

 

지금까지 미국 군사 패권의 뿌리와 현실, 해악을 파헤쳐보았다.

 

역사와 현실은 미국이 약자를 괴롭히고 착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류 사회에 지극히 해로운 군사 패권주의는 평화와 안보를 가져오지 못하고 전쟁과 재앙만 초래했다. 평등과 자유를 가져올 수 없고 노예화와 억압만을 가져올 뿐이다. 발전과 협력을 제공할 수 없고 갈등과 분열만 야기할 뿐이다.

 

오늘날 세계는 한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큰 변화를 겪고 있고 있다. 그런데도 군사 패권을 확대하는 미국의 여전한 행보가 인류의 미래에 불안과 해악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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