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암살이 성공했다면
암살 시도가 성공했다면, 민주당은 대혼란 상황에 빠졌을 것입니다. 언론은 암살 그 자체보다 민주당 혼란에 총집중했을 것입니다. 나침반과 키를 잃어버린 난파선 꼴이라고 주문 아닌 주문을 외워댔을 것이 뻔합니다.
이낙연과 ‘원칙과 상식’은 탈당을 철회하고 통합지도부 구성 운운하며 눌러앉았을 것이고, 임종석 등 야심에 찬 모두가 들고 나와 당권 쟁탈전에 난리법석이 펼쳐졌을 것입니다.
언론의 불난 집 부채질식 보도에, 검찰 캐비닛 대 개방 및 공안 탄압까지 더하면 민주당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간신히 희망을 부여잡고 있던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재명 부재, 민주당 내분, 당내 수박들의 당권 장악 등을 보면서 패배주의와 낙담에 빠질 뻔했다는 것입니다.
10일, 경찰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암살 시도가 한 개인의 왜곡된 신념에 따른 일탈행위인 듯 발표했지만, 성공했을 시 일어날 정치적 파장을 예상해 보면, 이재명 테러 뒤에 큰 세력이 있다고 여기는 편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범인의 배후가 존재하고 암살 시도가 성공했다면 마땅히 위와 같은 전개를 계산했을 것입니다. 결론은 한동훈 국힘당의 총선 승리로 마무리될 수 있었을 테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격변의 와중에 단독범의 소행이라고 결론이 나더라도 더 이상 관심을 가질 사람도, 진실을 캐낼 의욕이 있는 정치세력도 찾기 어려워지는 판으로 흘렀을 것입니다. 지금은 유튜버들이 의혹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지만, 만약 일이 잘못되어 위의 상황으로 흘렀다면 당 내부로 관심이 집중되고 배후는 자연스럽게 묻히게 되는 것입니다.
성공한 암살범의 뒤에 큰 배후가 있다면 조만간 석방을 약속했을 것이고, 일부 언론에서 이야기하듯 최근 구입하기 위해 암살범이 찾아다녔다는 원룸 100개짜리 매물을 보장했을 것입니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대패한다면 암살범에 대한 관심은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 뻔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을 죽인 암살범 안두희의 경우가 꼭 그랬습니다. 암살범이면서도 엄청난 저택에서 호화롭게 여생을 즐겼습니다. 마당에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커다란 호수가 있을 정도로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안두희를 지휘하고 그를 보호해 준 세력은 아직 대한민국의 가장 거대한 기득권을 차지하고 각 계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암살이 실패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유튜버와 시민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묻힐 뻔한 일들과 범인의 정체와 관련된 비정상적인 정보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기도 합니다. 묵었던 모텔까지 행적을 모호하게 처리하는 듯한 행동,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텔 관련 정보가 조선일보 단독으로 풀린 것이며, 무려 31개가 쏟아진 휴대전화, 몇 달째 가게 월세가 밀리고 있었다던 사람이 갑자기 원룸 100개짜리 매물을 알아보고 다녔다는 소식이나 모범택시를 타고 원거리를 이동했다는 것 등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경찰의 수사나 발표도 역시 정상적이지 못합니다. 경찰조사 초반에 현행범으로 검거된 범인의 휴대전화조차 포렌식 등도 하기 전에 단독범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퇴원하는 이재명 대표의 대국민 인사에 물타기를 하려는 듯, 별 내용도 없는 수사 결과 보고를 굳이 겹쳐서 했습니다. 범인을 태워준 것으로 밝혀진 차량 주인들에 대한 조사는 당사자들이 의아스러울 정도로 대충하고 지나갔다고도 하고, 범인에 대해 태극기부대원이자, 국힘당 당원, 신천지 신도라는 등의 정보가 돌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정치적 배후를 밝히는 데 집중해야 하는 정치테러임에도 범인에 대한 초보적 정보도 보고하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 공천에 대한 불만’과 같이 민주당 내의 상황에서 기인한 문제처럼 인식할 수 있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흘렸습니다. 사건의 진실보다 포장에 연연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부산경찰청장의 브리핑을 들으며 이 사건에 관심이 있는 국민은 더 큰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진실은 엉뚱한 곳에서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암살 시도는 좌절됐고, 퇴원하며 회견하는 모습을 보니 기대보다 빨리 복귀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암살미수 사건이 단독범행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야당 대표 암살 기획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것인데, 그렇다면 암살범에게 보장했던 성공 사례는 이행하기 힘들어지게 됩니다.
물론 추세대로라면 범인이 양심선언을 하는 것보다는, 우리 네티즌과 시민들, 탐정들이 진실을 밝힐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테러범의 입에서 진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성공한 테러범들이 상당한 성공보수를 챙기는 반면, 실패한 테러범들은 구치소에서 자살(당)한다거나, 불의의 사고로 저승길을 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니 이 부분도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양심선언을 가능한 빨리하는 게 실패한 테러범이 그나마 목숨을 유지하는 길인데 말입니다.
이재명의 길
출발선 이처럼 큰일을 당한 사람에게 사람들은 일단 무엇을 요구하기보다 쾌유와 안정을 바라기 마련입니다. 한편으로 내심 사건의 여파로 위축되거나 몸을 사리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런 적대감과 살의를 겪고 나면 일종의 트라우마를 겪기 마련입니다.
서울대 병원을 나서며 이재명 대표가 “함께 사는 세상, 모두가 행복하고 희망을 꿈꾸는 그런 나라를 꼭 만들어서 보답하겠다”, “국민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다.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라고 소회를 밝힌 것은 그런 면에서 국민과 지지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메시지였습니다.
사건에 대해서 겁을 먹고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을 고비를 넘어선 자의 여유를 보이며,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다 바치겠다는 불굴의 신념과 각오를 확인하게 되면 국민은 염려했던 마음만큼이나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이재명 대표가 퇴원하며 밝힌 인사는 백주대낮에 야당 대표 피습이라는 후진적 행태를 목격하며 참담해하던 국민에게도 너무나 다행스럽고 위로가 되는 메시지였습니다.
이제 이재명 대표는 김대중이라는 산맥 이후, 그처럼 큰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던 한국정치사에서 ‘제2의 김대중’이 될 수 있는 출발선에 섰습니다.
정치테러로 납치당해 바다에 수장될 뻔했던 김대중, 내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뻔했던 김대중처럼 공안탄압, 백색테러 모든 것을 당하고 있는 이재명입니다.
다양한 죽을 고비를 건너 살아 돌아온 이재명을 환영합니다.
이제 이재명 대표는 김대중의 길을 가야 합니다.
김대중의 길
김대중의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다양한 난관을 극복해온 인생사의 흡사함에 있지 않습니다.
길은 내용이고 정책이어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에 예비군 폐지, 남북 군축 등을 주장했습니다. 당시의 주장과 연설을 보면 지금도 그 정도 내용을 이야기하는 정치인을 찾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인 정책들이었습니다.
2006년 북한이 처음 핵실험에 성공하고 당시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이며 김근태 의원이며 진보정당의 의원들까지 모조리 북한을 규탄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윤석열 정권은 남북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만을 맹종하는 사대적 행태로 전쟁과 경제 파탄이라는 늪으로 온 나라를 끌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가 후진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김대중의 길을 이어 남북 평화번영정책과 주변 4대국 미·일·중·러에 대한 등거리 실리외교를 주장한다면, 그것은 이재명 대표가 정책적으로 김대중의 길을 이어 걷겠다는 것입니다.
민족모순과 분단모순으로 정치가 분열되고 광장과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한국에서 진정한 정치지도자로 성장한다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처럼 이 분야의 담대한 구상과 실천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분단에 기생하고 자라온 적폐 세력들의 온갖 모함과 테러에서 살아 돌아온 이재명 대표가 제2의 김대중의 길이자, 새로운 이재명의 길을 역사적으로 열어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진상규명의 책임
이와 별개로 이번 정치테러의 배후와 진상을 민주당은 당력을 다해서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그것은 이재명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주의 문제이고, 이 사회 정상화의 문제입니다.
비열하고 잔인한 뿌리 깊은 적폐들의 완전한 청산을 위해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 할 역사적 책임이 민주당에 있습니다.
김대중의 길을 따르더라도 암살과 테러, 학살 주범을 쉽사리 용서한 그것만은 답습해선 안 됩니다. 본인에게 일어난 사건이라고 해서 사적 문제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김대중의 길에서 진일보한 이재명의 길의 일면이기도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쾌유와 왕성한 활동을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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