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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동훈이 윤석열 탈당을 요구할 차례인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1/22 [21:30]

이제 한동훈이 윤석열 탈당을 요구할 차례인가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01/22 [21:30]

주말을 지나며 한동훈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갈등하는 양상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21일 한 비대위원장을 만나 사퇴 요구를 전달했으나 한 비대위원장은 이를 일축했다. 그리고 한 비대위원장은 22일 출근길 기자들에게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라며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이유를 총선 공천 원칙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본질은 김건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건희가 명품 가방을 받은 것과 관련해 지난 18일 “함정 몰카”라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고, 걱정할 만한 부분들이 있었다”라고 말했고, 19일에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거듭 밝혔다. 

 

즉,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부부와 대통령실이 잘못 대응했고, 이와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 등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공천 문제는 김경률 비상대책위원과 관련이 있는데, 김 비대위원 역시 김건희 명품 가방 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결국은 김건희 문제로 대통령실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대통령실과 한 비대위원장이 대결하는 국면이 표출됐으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국힘당이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한 비대위원장, 수구세력의 처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든 국힘당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윤 대통령의 집권 위기를 모면하고 수구세력의 장기 집권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한 비대위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도 밝아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힘당의 가장 큰 약점인 김건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힘당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기 전후로 한동훈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총선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민주당 등을 흔들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김건희 특검법을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29일 통과시켰다. 야당이 흔들리지 않는 데에는 김건희를 제대로 조사하고 수사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 김건희 특검법 시기 조절로 김건희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 비대위원장의 구상이 빗나갔다.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한 상황에서 총선 전에 특검이 시작되는 것을 막아야 했기에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자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의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국힘당의 총선 전망은 아주 어둡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처지도, 한 비대위원장의 향후 행보도, 수구세력의 장기 집권 전망도 날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최근 한 비대위원장은 명품 가방 사건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자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이 있는 상황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이나 국힘당이 김건희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거나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윤 대통령과 국힘당의 관계가 정리된다면, 비교적 국힘당, 수구세력 안에서 김건희 문제에 관해 조금은 더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롭게 김건희를 언급하며 문제점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연출한다면 국힘당의 총선 전망은 다시 밝아질 수도 있다.

 

한 비대위원장과 수구세력이 이런 생각을 지녔다면 윤 대통령에게 국힘당을 나가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뜬금없이 윤 대통령에게 국힘당을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 명분도 필요로 하며 한 비대위원장과의 갈등도 있어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선민후사’란 말을 했다. 개인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한 모습이라든가, 명품 가방 사건과 관련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개인의 이익을 앞세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개인의 이익 때문에 국민의 심기를 건드리고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강조한 ‘선민후사’란 관점에서 보면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할 일정한 명분도 갖췄다. 

 

여기에 뜬금없이 대통령실의 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21일부터 나왔다.

 

한 비대위원장의 처지에서는 명분, 갈등 국면이 모두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실의 느닷없는 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서로 짰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조만간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이 김건희 문제와 관련해 개인의 요구를 앞세우며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기에 국힘당을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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