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호주 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사 임명에 국민적 비난이 그동안 그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섭을 호주 주재 대사로 임명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빼돌린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국민은 이 대사를 ‘도주대사’라고 부르며 비웃을 정도였다.
또 이 대사 임명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과 국힘당의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고, 총선 후보들을 비롯한 국힘당 내부에서조차 이 대사가 빨리 한국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였다.
결국 이 대사의 사의 표명까지 왔다.
이것은 무엇보다 국민이 이뤄낸 승리다.
국민은 매일 윤석열 정부에 분노하며 실천을 연일 이어갔다. 매주 촛불집회를 열고, 온라인을 통해 민심이 전파되어 갔다. 호주 정부에 항의메일까지 보냈다.
시드니촛불행동 등 호주 현지 교민들은 이종섭 대사 임명을 규탄하는 집회를 매주 하며 “범죄 피의자는 돌아가라!”라며 “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3월 26~27일 진행한 MBC 여론조사에서 이 대사를 해임 혹은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62%가 나올 정도다.
이 대사 사의 표명은 이렇게 높은 국민 여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와 함께 이 대사의 사의 표명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망신, 국격 하락만 보여줬다.
호주 공영언론 ABC는 “현지의 비리 수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사가 호주에 입국해서 외교적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하며 이 기사를 홈페이지 중앙에 배치할 정도였다.
호주의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뉴사우스웨일스주 상원의원인 캐머런 머피 의원은 “한국이 이종섭 대사를 이곳에 보낸 이번 결정은 호주뿐만 아니라 호주 한인 사회에도 무례한 것”이라면서 “이 대사를 한국에 머물게 하고, 그 자리에 호주와의 관계에 더 도움이 될 사람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말했었다.
윤석열 정부와 국힘당은 이 대사 임명에 따른 반대 여론을 어떻게 돌려세울지 고심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4.10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금, 이 대사의 사의 표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한편 국민과 진보·민주·개혁세력은 이 대사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 심판의 기세를 더 몰아쳐 갈 것으로 예측된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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