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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반도 문제의 핵심, 북미 간의 모순”

신상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4/04/19 [13:40]

중국 “한반도 문제의 핵심, 북미 간의 모순”

신상현 통신원 | 입력 : 2024/04/19 [13:40]

지난 3일 있었던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와 관련해 몇 가지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앞서 몇 가지를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긴 시간을 할애하여 미중정상회담 관련해 설명했다. 

 

우선 중미 정상 간 전화 통화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요청하여 성사되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중미 관계와 공동 관심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지만 말 그대로 미국이 먼저 요청하는 처지였기 때문인지 중국이 오히려 강한 어조로 반응하여 진행한 전화 회담이었다고 볼 수 있다.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은 먼저 “시진핑 주석이 2023년 11월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회동 시점에서 지금까지 지난 몇 달 동안 양측은 긍정적 관계와 안정도 있었고, 부정적 요인도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양측 모두가 서로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미중정상회담은 양측의 필요에 의한 만남이었다. 2023년 미국이 중국의 열기구를 격추하고, 무역 전쟁, 대만 간섭 등 양국 관계가 급랭하는 시기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한 대외적 설득, 대선을 앞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려는 정치적 이해가 있었다. 중국 역시 미국과 강대강 대결 구도에서 대화를 통한 전환이 필요했던 것이기에 양국 정상 만남은 성사되었다. 

 

그러나 회담 결과는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양측의 긴장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것에 만족하며 종료된 측면이 있었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은 합의된 사항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회담 이후 미국은 끊임없이 대만, 필리핀을 앞세워 군사적 긴장감을 더욱 키우는 방식으로 사실상 긴장의 끈을 더욱 당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갈등의 골은 이번 양국 정상 전화 회담에서도 그대로 투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통화에서 “중미 두 나라는 왕래와 교류가 필요한 관계이며 서로 충돌, 대결할 수 없는 관계이다. 마땅히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윈윈(win-win)하는 방향으로 계속 전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중미 관계는 몇 가지 주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라면서 ‘첫째 평화를 중시하고, 무갈등과 무대결의 원칙을 견지하자는 것, 둘째 안정을 중시하여 서로 사건을 만들지 말며 선을 넘지 않는 관계 안정을 유지하는 것, 셋째 신뢰를 근본으로 각자 행동으로 실천하여 샌프란시스코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것’ 등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쌍방은 상호 존중의 방식으로 대화를 강화하고, 호혜의 정신으로 협력을 추진하며 책임 있는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주요 원칙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례를 언급했다. 

 

이는 외교부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진핑 주석이 직접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힘이 실리는 강한 외교전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한계선”이며 “중국은 대만독립세력의 분리주의 활동과 대외 지원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는 미국이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을 행동으로 이행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경제, 무역, 과학기술을 탄압하기 위한 조치를 끝없이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목록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는 위험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탄압하고 중국의 합법적인 발전권을 박탈하려 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홍콩 관련 인권, 남중국해 등 문제에 관한 중국의 입장까지 거론했다고 한다. 

 

왕원빈 대변인은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왕원빈 대변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 관계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양자 관계이다.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 체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도가 없다”,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이롭다.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거나 중국의 ‘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옐런 재무부장관과 블링컨 국무부장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을 방문하여 소통을 강화하고 오판을 방지하며 협력을 촉진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며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할 의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대변인이 전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수위를 볼 때, 미국은 상대적으로 수세적이며 수동적인 태도로 전화 통화를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먼저 전화 통화를 요청한 속에서 중국 측의 강한 어조에 대해 미국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기자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반도체 기술 수출 규제를 더욱 엄격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반도체 칩 발전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또 다른 신호이다. 이에 대한 중국은 어떤 입장인가?”라고 질문을 했다.

 

이에 왕원빈 대변인은 “관련 상황은 잘 모르겠다. 중국은 국가 간 무역과 과학기술 협력이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함을 유지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경제 및 무역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제삼자를 표적으로 삼거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 그런데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무역, 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여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을 희생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한은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생산 및 공급망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반도체 산업은 서로 긴밀한 교류 관계에 있다. 우리는 한국이 정확한 판단, 자주적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한다. 중한 각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한 개방, 투명, 포용, 비차별적인 다자 무역 체제를 공동으로 수호하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통신사 기자는 미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중미 대통령 간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중국에 한반도 핵문제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물었다. 

 

왕원빈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는 다년간 지난하고 오래된 문제인데 근본 원인은 분명하다. 북한에 대한 협박과 압박을 중단하고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근본적인 방법은 북한의 안전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다. 동북아의 혼란과 전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미국과 북한의 모순이고, 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의 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북미 간 직접적인 대결 해소만이 그 열쇠이며 현시점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결, 전쟁 기도를 철회해야 함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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