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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를 대하는 미국의 이중기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4/27 [09:19]

‘표현의 자유’를 대하는 미국의 이중기준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04/27 [09:19]

미국 국무부가 지난 22일(현지 시각) 다른 나라의 인권 상황을 지적하는 「2023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권보고서는 한국의 ‘표현의 자유’를 지적하는 부분에서 명예훼손 혐의가 악용된다며 지만원과 정진석 비서실장을 예로 들었다.

 

지만원은 5.18민중항쟁에 참여한 시민이 북한군이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려 2023년 1월,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진석 실장은 2017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거짓 내용을 퍼뜨려 2023년 8월,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구속되지는 않았다. 

 

지만원은 5.18민중항쟁을 지속해서 폄훼하고 왜곡해 국민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정진석 실장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국민은 이들이 처벌받은 것을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보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극우 망언을 일삼는 자들을 표현의 자유를 구실로 옹호하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진짜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을 반대하고,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를 구심점으로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 중심이던 시위는 중부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와 서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등 많은 대학으로 퍼졌다.

 

학교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학생들의 요구는 즉각적인 전쟁 중단, 이스라엘 무기 공급 중단, 친팔레스타인 집회 보장 등이다. 

 

그런데 미국은 경찰 기마대를 투입해 농성 중인 대학생들의 천막을 철거하고 수백 명의 학생을 연행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100여 명, 보스턴의 에머슨대 108명, 로스앤젤레스 남가주대(USC) 93명,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57명, 뉴욕대 130명, 예일대 60여 명의 학생이 연행됐다.

 

경찰은 최루탄·고무탄·테이저건·가스 등 극단적인 폭동 진압 전술을 쓰면서 학생들을 연행하고 있어 더욱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거짓 사실을 퍼뜨린 것도 표현의 자유라며 이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대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

 

「2023 국가별 인권보고서」와 대학생 시위 탄압을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이중기준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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