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최근 ‘틱톡’에서 화제가 된 북한 노래 뮤직비디오를 국내에서 못 보게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20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친근한 어버이」 영상 29건을 심의해 시정 요구(접속 차단)를 의결했다.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들이 차단되는 것이다.
이는 국가정보원의 요구에 따른 결과다. 국정원은 지난 11일 이 노래 영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고 북한을 미화하는 내용이라며 국내 접속 차단을 요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칭송하는 노래인 「친근한 어버이」는 지난 4월 16일 저녁 평양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기념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리고 「친근한 어버이」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세계에서 관심을 끌었는데 틱톡에서는 조회 수 230만 회를 넘었으며, ‘밈’ 영상도 틱톡에 올라오고 있다.
영국의 BBC는 지난 3일 「틱톡서 북한의 최신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가 유행하는 이유는?」이라는 기사에서 “틱톡에선 북한의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가 입소문을 타며, Z세대 사용자들이 노래의 전자·신디사이저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노래는 ‘노래하자 김정은 위대하신 령도자 / 자랑하자 김정은 친근한 어버이’라고 말한다”라며 “사용자들은 이 노래의 리듬이 멋지다고 말한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 노래가 담긴 틱톡 영상엔 ‘그래미상을 받아야만 한다’,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 등 온갖 칭찬의 댓글이 넘쳐난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일보는 지난 11일, 「친근한 어버이」 뮤직비디오와 관련해 “눈길을 끈 건 빠른 비트와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이라며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수많은 학생과 아이에게 둘러싸여 환하게 웃으며 이들을 안아준다. 이어 조선중앙TV의 간판 앵커인 리춘히를 비롯한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감격한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들고, 고려항공 승무원들은 활주로에서 환호하며 수술실의 의사들까지 무리 지어 목소리를 높인다”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친근한 어버이」 영상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청한 국정원과 이를 받아들인 방심위의 결정은 세계적으로 한국 사회의 취약점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나라의 국민이 이 노래를 흥미로워하며 즐기고 있는데 한국만 이를 금지한다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자신감이 없다는 점을 세계 앞에 알린 셈이다. 또한 북한의 노래 한 곡으로 한국이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사회라고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노래 영상 차단에는 적폐세력들의 불안감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이 이 노래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굳이 차단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국정원은 이 노래 영상에 국민이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호감이 높아질 것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이는 윤석열 정권의 처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은 윤석열 정권을 총선에서 심판했고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윤석열 정권이 매달린 것은 북풍 공작이다. 윤석열 정권은 탈북자들을 앞세워 북한을 악마화하기 위한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심지어 7월 14일을 ‘북한 이탈주민(탈북자)의 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또한 시도 때도 없이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고, 전쟁 위기까지 불러오고 있다.
이런 북풍 공작이 국민에게 통하려면 국민이 북한을 나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노래 「친근한 어버이」가 국민 안에서 회자되면서 북한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게 되면 윤석열 정권의 북풍 공작은 쓸모없게 된다.
이런 배경에서 국정원은 노래 영상 차단을 요구했고 방심위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친근한 어버이」 영상 차단 사건은 한국 사회의 취약성과 적폐세력의 불안감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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