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정조준72] 우크라이나에서 무용지물이 된 첨단 미국 무기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6/05 [19:55]

[정조준72] 우크라이나에서 무용지물이 된 첨단 미국 무기

이인선 기자 | 입력 : 2024/06/05 [19:55]

미국 첨단 무기와 우크라이나

 

▲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도중 노획한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 러시아 모스크바 포클론나야 언덕에 전시되어 있다.  © 주북 러시아 대사관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했습니다. 서방 동맹국들도 2년 3개월 간 지속해온 조치를 공식적으로 일부 해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무기는 ‘고속기동 포병 로켓 체계(하이마스·HIMARS)’와 ‘다연장 유도 로켓포(GMLRS)’, 야포 체계 등입니다.

 

하지만 정작 전세에는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러시아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2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자국산 무기에서 에이태큼스(ATACMS) 등을 제외하면서 이번 조치가 전쟁의 판세를 뒤집기에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CNN도 같은 날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게임 체인저(국면 전환 요소)’가 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카테리나 스테파넨코 미국 전쟁연구소(ISW) 연구원은 CNN에 “우크라이나가 북동부에서 러시아의 공세를 둔화시킬 수는 있지만, 깊은 후방은 여전히 타격할 수 없기 때문에 하르키우 인근에서의 변화만으로 전쟁의 전환점이 되기에 부족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공격을 허용한 지역은 국경 인근 러시아 영토까지만입니다.

 

▲ 현재 전선에 따른 미국 정부의 공격 허용 범위 추정.  © RT

 

사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에이태큼스, 하이마스 등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가 합병한 지역(크림반도,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헤르손주, 자포로제주)을 공격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큰 성과를 보지 못했고 현재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지 못해 하르키우까지 빼앗길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또 러시아군은 진격과 함께 계속 우크라이나와 서방 무기를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우크라이나는 병력 3만 5,000명 이상, 무기 2,700개 이상을 잃었습니다. 특히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하는 ‘에이브럼스’ 전차 4대, 미국 ‘브래들리’ 전차 12대,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 7대 등 전차만 290대를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하이마스와 미국 무인기 방어체계 ‘뱀파이어’에서 발사한 로켓 250여 기, 에이태큼스 미사일 50기, 프랑스 해머 유도폭탄 80여 개, 영국 ‘스톰 섀도’ 미사일 8기, 미국 지대공 미사일 체계 ‘패트리엇’ 등을 요격했다고 합니다.

 

6월 5일 기준 하루 동안만 무인기 55대, 하이마스 로켓 및 우크라이나 빌카 미사일 10기, 패트리엇 미사일 2기, 프랑스 해머 유도폭탄 2개 등이 파괴되었습니다.

 

러시아는 이렇게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도중 노획한 무기들을 현재 모스크바 포클론나야 언덕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북한, 중국, 이집트, 인도, 말레이시아, 시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지에서 온 대표단도 그곳에서 에이브럼스 전차, 레오파르트 전차, 브래들리 전차 등을 구경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서방의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다고 해도 상황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6월 4일 도네츠크의 베르디치 마을 인근에서 발견한 미국 브래들리 전차. 파괴되자 우크라이나군이 버리고 간 것이다.  © 보리스 로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일부 첨단 무기가 러시아의 전파 방해 공격에 사실상 무용지물 상태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5월 24일 우크라이나 기밀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미국이 생산한 상당수 위성 유도 무기들이 러시아의 전파 공격을 이겨내지 못해 명중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방이 제공한 상당수 무기가 사실상 전장에서 사용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합니다.

 

전파 공격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무기로는 위치 정보 시스템(GPS)에 기반한 유도포탄 ‘엑스칼리버’와 하이마스가 있습니다.

 

엑스칼리버의 경우 러시아의 본격적인 전파 공격 이후 명중률이 10퍼센트대로 급격히 떨어져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아예 전장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합참부의장인 크리스토퍼 그레이디 제독은 4월 26일 기자들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에이브럼스 탱크를 당분간 최전선에서 빼고 우크라이나 측과 재배치 전술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유는 한 대에 1천만 달러나 하는 이 탱크가 500달러에 불과한 러시아의 무인기 공격에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러시아는 최근 미국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과 무인기로부터 전차를 보호하기 위해 전차 위에 불과 몇 센티미터 두께의 방어막을 씌운 ‘바비큐 전차’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보고 서방에선 비웃었지만 결과는 효과적이었습니다. 재블린이 오히려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이처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수록 대비책을 개발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공격하는 거점으로 진격해 우크라이나의 공격에서 주민들을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과 서방이 첨단 무기를 지원해도 러시아 앞에서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처럼 공격 범위 제한을 완화한다고 해도 변화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 바비큐 전차.  ©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기대에 못 미치는 미국 무기

 

미국 F-35B 전투기가 5월 28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국제공항 인근에서 추락했습니다.

 

F-35 계열 전투기는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로 미국이 수출을 허가하는 가장 강력한 기종입니다. 그런데 그런 전투기가 추락한 것입니다.

 

당시 전투기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록히드마틴사 공장에서 출고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군기지로 인도 중이었습니다. 전투기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인 TR-2를 장착하고 있었고 캘리포니아 공군기지에서 추가 시험을 하고자 이동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투기는 뉴멕시코주 커틀랜드 공군기지에서 연료를 충전한 후 이륙하다 인근 앨버커키 국제공항 쪽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추락 후 전투기는 불에 휩싸인 채 모조리 타버렸습니다.

 

앞서 F-35B 전투기는 2023년 9월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비행하다 실종되기도 했습니다. 원래 스텔스기는 훈련 중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신호기를 켜두는데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는지 아니면 신호기의 고장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처럼 미국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종종 있었습니다.

 

주한미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는 2023년 12월 11일 군산기지에서 이륙한 후 얼마 안 돼 군산시 어청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64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F-16 전투기는 2024년 1월 31일에도 군산기지에서 이륙해 비행하다 추락했습니다.

 

▲ 미국 F-35B 전투기가 5월 28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국제공항 인근에서 추락한 후 불에 휩싸인 채 모조리 타버린 장면. 영상 갈무리.

 

많은 사람이 미국 무기를 최고로 꼽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추락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성과를 못 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생산 속도가 늦어 비축량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월 3일 자 보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몇 달 동안 순항미사일과 드론 요격 성공률 100%를 자랑했다던 첨단 지대공 미사일 무기 체계 ‘나샘스(NASAMS)’ 등 대공 미사일 생산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무기 생산 능력 부족이 드러났고 가자 전쟁으로 일부 무기의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부족한 미사일을 신속히 채워놓을 방도가 없습니다. 나샘스와 마찬가지로 대함 미사일을 생산하는 데도 2년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재블린과 스팅어 등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생산하는 록히드마틴사와 RTX사는 지난해 생산량에서 2배로 늘리는 데 4년이 걸린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은 6월 4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가 우리 예상보다 더 빨리 국방 산업을 발전시켰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리고 나토 동맹국들은 무기 생산을 늘리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라고 실토했습니다.

 

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무기만 제대로 지원해주면 러시아를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허상에 불과해 보입니다.

 

그런데도 미국과 서방, 우크라이나는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기 사용 범위도 넓혀주고 무기도 계속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군에 수천억 달러의 무기와 탄약들을 공급하면서 ‘마지막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주북 러시아 대사관

 

미국 국방부는 6월 3일 우크라이나에서 파괴된 하이마스를 보충하기 위해 록히드마틴사와 20억 달러(약 2조 7,472억 원) 상당의 하이마스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월 4일 “미국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상황을 바꾸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 지연으로 깊은 수렁에 빠졌으나 이제 그들은 이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단 아직까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곳을 되찾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무인기, 하이마스 등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쓰러뜨리며 전방위적으로 차츰차츰 전진하고 있다는 소식만 들려옵니다.

 

CNN은 앞서 언급한 6월 2일 자 보도에서 “27개월(2년 3개월)간의 전쟁 내내 매번 (서방이 설정한) ‘금기’가 깨졌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엔 현실은 러시아를 더 자극해 공격 강도를 더 높이게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사지로 내몰 뿐입니다. 미국이야말로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에도 시사해주는 바가 많습니다. 미국의 호언장담과 미국이 지원해주는 무기를 믿고 전쟁하면 어떻게 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미국이라는 수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