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국정브리핑을 하고 연이어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에 관한 기자 질문에 “인사 과정에 대해서 장관이 위원회를 거쳐서 1번으로 제청한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고, 검증도 알아서 위원회에서 충분히 했을 것이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그리고 “솔직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 왜냐? 뉴라이트를 언급하는 분마다 서로 정의가 다른 것 같아서”라고 하면서 “뉴라이트냐 뭐냐 이런 거 안 따지고 (인사를) 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윤 대통령의 이 답변은 듣는 사람을 매우 당황하게 했다.
본인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 같아 더 황당하다.
일단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기계적으로 임명하고는 그걸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당당하게 얘기한 것부터 어이가 없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그렇게 임명할 거면 대통령을 뭣 하려 하는지 의문이다.
스스로 자기가 허수아비이고 아랫사람이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는 무능한 대통령임을 실토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인사 실패는 한두 사례만 있는 게 아니다.
취임 직후 이뤄진 고위 공직자 인사에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김승희 복지부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여러 의혹이 드러나면서 자진해서 사퇴했다.
또 정순신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은 자녀 학폭 문제로 임명 하루만에 사퇴했고 김행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도중 도망을 가 ‘김행랑(김행+줄행랑)’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이런데도 밑에서 알아서 검증을 충분히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임명한다고 당당하게 밝힌 걸 보면 당시 인사 참사를 두고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 뉴라이트가 뭔지 모르고 알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도 기가 막힌다.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국정 현안 중의 하나인 뉴라이트 문제를 두고 ‘뭐 복잡하니까 난 모르겠고…’라는 태도를 보이는 건 정말 무책임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원래 국정 사안들은 여러 집단의 이익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당장 의대 증원 문제도 얼마나 복잡한가.
국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복잡한 건 잘 모르겠고…’라고 해버리면 국정 운영을 대체 어떻게 하고 있다는 건지 상상할 수가 없다.
또 뉴라이트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인사를 한다는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 성향의 인물들을 여기저기에 임명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취임 후 세 번째라는 이번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무식, 무능, 무책임의 3무 대통령임을 드러낸 기자회견으로 기록될 듯하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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