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힘당 대표를 껄끄러워하는 모양새가 다시 나오고 있다.
한 대표가 오는 24일 윤 대통령과 국힘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는데 대통령실은 “상황을 보자”라며 머뭇거리고 있다.
윤 대통령도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불편했는지 체코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22일 성남비행장으로 자신을 마중 나온 한 대표와 짧게 악수만 했다. 윤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50초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야기하며 악수를 한 것과 대비된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못마땅해하는 분위기이다.
먼저 한 대표가 의대 증원 문제, 김건희 씨와 관련된 문제를 언급할 확률이 높은데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국힘당 지도부 만찬은 원래 8월 30일에 하려다가 갑자기 추석 이후로 옮겨졌다. 이유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유예’를 언급한 것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른바 한동훈계를 뺀 국힘당 몇몇 최고위원을 비롯해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한 대표에게 자기의 불편한 심기를 보여준 것이다.
김건희 씨 문제는 더 난감하다. 최근엔 김건희 씨가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이 보도되는 상황이기에 한 대표는 김건희 씨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무엇이라도 하기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건희 씨 문제를 더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의료 증원 문제로 시작된 의료대란 문제, 김건희 씨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힘당 지지자들도 윤 대통령에게 불만이 크다.
한 대표가 독대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을 때 윤 대통령이 이를 무시한다면 국힘당 지지자들 안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지고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머뭇거리는 것이다.
다음으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독대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싫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자신이 거느리던 까마득한 검찰 후배로 취급하고, 자기가 대통령으로 되어서 한 대표가 법무부장관도 하고, 국힘당 대표도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기 때문에 ‘큰’ 한 대표가 자기와 동등하게 마주 앉아 국정과 관련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윤 대통령은 언제나 자기가 주인공으로 있는 자리에 한 대표는 병풍처럼 서 있는 사람이거나, 자기가 하자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한 대표가 국힘당 비대위원장으로 된 뒤부터 자기의 뜻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엇서는 모양새를 보이니 윤 대통령으로서는 한 대표를 직접 마주하는 것이 싫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힘당 지도부 만찬에 대해서 체코 순방의 성과를 자랑하고 ‘정부와 국힘당은 하나니까 잘해보자’ 식으로 이야기하고 밥이나 먹고 사진을 찍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난데없는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절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