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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은 왜 윤석열 앞에서 아무런 말도 안 했나?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9/25 [16:40]

한동훈은 왜 윤석열 앞에서 아무런 말도 안 했나?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09/25 [16:40]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며 뭔가 중요한 말을 할 것처럼 행동했던 한동훈 국힘당 대표가 정작 24일 오후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힘당 지도부 만찬에서 국정 현안과 관련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국힘당 측은 대통령실이 마이크를 건네주지 않아서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한 대표에게 말할 기회를 안 줘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한 대표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 대표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실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 “민심을 더 따르고 더 반응하지 않으면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거라는 추석 민심을 확인했다” 등의 말을 하더니 정작 윤 대통령 앞에서는 입을 다물었다. 

 

꼭 해야 할 말이 있는 사람이면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아도 어떻게든 본인이 말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한 대표는 남 탓을 하고 있다.

 

한 대표의 모습은 지난 4월 29일 열렸던 영수회담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보였던 모습과 대비된다.

 

이 대표는 서로 인사가 끝나고 비공개회의로 전환하려 할 때, 잠시 할 말이 있다며 준비해 온 원고를 읽었다. 돌아서던 윤 대통령을 붙들어 세우고, 모든 언론 앞에서 민심을 전달했다.

 

이 대표의 이런 모습에 윤 대통령은 당황했으며, 결국 영수회담은 민심을 전달하는 과정으로 됐다. 

 

이 대표와 한 대표의 차이는 성격상의 문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대하는 자세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총선 직후 영수회담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민심은 윤석열 정권에 살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런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윤 대통령에게 정확히 전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글을 준비한 것이다.

 

한 대표는 의료대란이나 김건희 문제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 대표가 민심을 언급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려고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과 자신의 차이점을 부각해 자기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한 대표의 의도는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쓴소리하는 모습을 보여줘 윤석열 정권에 등을 돌리는 보수층의 마음을 잡고, 차기 대권 주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한 대표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지도부 만찬 이후에 또다시 윤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을 했다고 한다. 

 

민생고로, 의료대란으로 고통받는 민심을, 김건희 씨의 각종 의혹 등으로 하늘을 찌를듯한 분노한 민심을 한 대표가 전달하려는 마음이었다면 따로 독대 요청이 아니라 지도부 만찬이 열리는 그 자리에서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만찬 자리에서는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소고기를 먹고 오미자차를 마시고 왔다. 

 

한 대표는 민심을 말하지만, 민심을 이행할 의지도 없고, 따를 자세도 준비가 안 되었다. 한 대표나 윤 대통령이나 도긴개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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