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핵교리를 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러시아 핵교리를 담은 대통령령 ‘러시아연방의 핵억제 정책에 관한 기본 원칙’을 개정하기로 하였다.
핵보유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또 푸틴 대통령은 “전투기·미사일·드론 등으로 러시아를 대규모 공격한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감지하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고 “우리는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 발생 시 핵무기 대응 권리가 있다”라고도 말했다.
지난 2020년 채택한 러시아 핵교리는 ▲러시아나 동맹국에 핵무기나 대량 파괴 무기 공격을 할 때 ▲러시아나 동맹국을 공격하는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한 때 ▲러시아의 핵심 정부·군사 시설이 공격을 당해 핵전력 대응 행동이 약화할 때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로 공격을 당해 존립을 위협받을 때 등 4가지 조건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이들 조건에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나라가 재래식 무기로 공격할 때’를 추가해 더욱 공격적인 핵교리로 만들었다.
이번 결정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 본토 공격 문제를 논의한 지 10여 일 지난 시점에 나왔다.
당시 미영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유럽은 미국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라도 러시아 본토 공격을 지원하겠다는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이에 대응한 조치를 한 것이다.
한편 미영정상회담이 있던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면담했다.
이번 러시아의 조치가 북한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교리는 핵보유국 가운데 가장 공격적이라서 러시아가 그 영향으로 이번에 더욱 공격적으로 핵교리를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9일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서방 미사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무기를 동원한 세계대전이 뒤따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볼로딘 의장은 “참고로 사르마트 미사일은 (프랑스 도시인) 스트라스부르까지 3분 20초 만에 날아간다”라는 말도 했다.
러시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RS-28 사르마트는 단 1발로 프랑스 영토 전체를 초토화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미사일이다.
러시아 본토 공격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프랑스를 향해 경고한 것이다.
유럽이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끝내 러시아 본토 공격을 강행한다면 핵미사일이 날아다니는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의 핵교리를 자세히 보면 한국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핵보유국인 미국의 지원을 받은 한국이 러시아의 동맹국인 북한을 공격하면 러시아가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하는 국민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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