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북한과의 전쟁을 가정한 훈련들이 진행되었다.
북한 내륙 진격을 가정해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2024 쌍룡훈련’이 실시됐다. 그리고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 군사분계선 인근 포사격훈련, 2024년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 등을 벌였다.
정찰기는 매일같이 운영되었으며 북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상공을 날아다니다가 돌아오는 행적도 보였다.
9월에는 어떤 훈련들이 진행됐는지 정리해 본다.
한국군 자체 훈련
한국 육군 제11기동사단은 9월 2∼4일, 10일에 강원도 홍천, 경기도 양평·여주 일대에서 지상협동훈련을 벌였다.
훈련 첫째 날에는 주둔지 내 적 침투, 지역 내 테러 등의 상황 아래 주둔지 통합방호상황 조치 능력과 통합방위작전 수행 방안, 대테러작전 수행 능력을 검증하고 숙달했다.
둘째 날은 전시 상황을 가정해 궤도 장비 480여 대와 5천여 명의 장병이 실제 야외로 기동해 집결지를 점령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투입 전력은 ▲화생방 방호 ▲대량전상자 처리 및 전투력 복원 ▲장애물 극복 및 야전 급수장 설치 ▲통합화력 운용 등 다양한 과제를 종합적으로 수행했다.
한국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제6여단과 연평부대는 9월 5일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북쪽 서해 북방한계선(NLL) 방향이 아닌 남서쪽 가상의 표적을 향해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로 총 390여 발을 발사했다.
이와 같은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지난 6월 26일 이후 71일 만이다.
한국 육군 제8기동사단이 9월 9일 경기도 양주·의정부·포천·동두천 일대에서 국지도발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중 다수의 병력과 궤도 차량이 밤낮으로 실제 기동했다.
한국 육군 제3보병사단, 제6보병사단 등이 9월 9일 오후 강원도 고성 마차진 대공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벌였다.
훈련이 진행된 마차진 대공 사격장은 군사분계선과 불과 11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군은 표적기를 해안에서 이착륙해 해상으로 운용하면 9.19합의를 위반하지 않는다며 마차진 대공 사격장 재운영을 결정했다.
2023년 3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던 신원식 당시 국힘당 의원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마차진 대공 사격장은 2022년 9월 14일 훈련이 재개된 것으로 파악됐다.
훈련은 북한의 공중 침투 상황을 가정해 훈련용 표적기가 해상에 날아오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휘관이 “대공 비상”을 외치자 제6보병사단 방공중대 부대원들이 일제히 1.5킬로미터 떨어진 표적기를 향해 20밀리미터 대공포를 사격했다.
이날 이들이 3시간여가량 쏜 대공포는 총 2,880발에 달했다.
한국 육군 제32보병사단 세종시경비단은 9월 10~12일 세종에서 통합방위전술훈련을 실시했다.
한국 육군 제3879부대는 9월 19~25일 6박 7일간 경기도 남양주 등 경기 동부지역 일대에서 통합방위훈련을 했다.
한국 육군 제11기동사단은 9월 23∼27일 강원도 홍천·인제, 경기도 양평·여주 일대에서 대규모 전술훈련을 시행했다.
한국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은 9월 23~26일 경기도 수원 공군기지 일대에서 ‘24-3차 전투태세훈련’을 벌였다.
이들은 ▲F-5 전투기 전시출격훈련, 최대무장장착훈련 ▲경찰, 미군과 연합해 적의 테러 상황에 대비한 대테러훈련 ▲화생방 공격에 노출된 항공기에 대한 긴급제독훈련 ▲귀순 의사를 보인 적 항공기를 기지로 유도하는 귀순항공기유도훈련 ▲전쟁 공포감이 확산됨에 따라 장병들의 사기 저하를 방지하는 전투 스트레스 관리훈련 ▲관사가족대피훈련 등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한 야외기동훈련도 진행했다.
9월 24일에는 야간 기지방어종합훈련을 진행했고 마일즈(MILES, 다중 조합 레이저 교전 시스템) 장비를 활용해 더욱 실전적인 전투환경을 구현했다.
한국 육군 수도포병여단은 9월 23~26일 인천과 경기도 김포 일대에서 ‘2024년 야외전술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여단의 전시·평시 작전계획 시행 능력 완비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한국 육군 제1군단은 9월 24~26일 경기도 고양·파주·양주 일대에서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했다.
대화력전은 포병 화력 등으로 적의 모든 타격 수단을 전시 초기에 궤멸시키는 전술을 말한다.
훈련에는 궤도 장비 590여 대와 차량 630여 대가 동원됐다.
한국 육군 제2군단은 9월 24~25일 군단 작전지역에서 감시·탐지·화력 무기로 합동포탄사격훈련을 벌였다.
포병부대 장병 1,100여 명이 참가했고, K-9, K55A1, K105A1 차륜형 자주포 등 60여 대가 동원됐다.
9월 26일에는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주관한 ‘적 소형 무인기 침투 대비 합동방공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은 가상의 적 무인기가 날아다니는 가운데 레이더, 방공무기, 헬기 등 지상과 공중의 감시·타격 무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 육군 제2군단은 이날 강원도 춘천·화천·철원 일대에서 훈련에 참여했다.
한국 육군 제3군단은 강원도 양구·인제·고성 일대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연합훈련
한미 해군·해병대는 8월 26일부터 9월 7일까지 동해안과 경상북도 포항 일대에서 ‘2024 쌍룡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은 유사시 한미 해군과 해병대가 동해안에 해상 교두보를 확보한 뒤 최단 시간 대규모 연합전력을 북한 후방에 투입해 내륙으로 진격하는 내용으로 실시됐다.
과거 북한은 이 같은 쌍룡훈련에 “평양 진격 연습”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쌍룡훈련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이후 중단됐다가 5년 만인 2023년 윤석열 정부에서 부활했으며 훈련 규모가 여단급에서 사단급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미국 해병기동부대 2곳(제15해병원정대, 제31해병원정대)을 비롯해 영국 왕립해병대 코만도대대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참가했다.
한국에선 사단급 규모의 상륙군과 육군항공사령부, 육군특전사령부, 육군 제7군단, 공군작전사령부, 드론작전사령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국군심리전단 등이 참가했다.
한미 해군·해병대는 9월 1일 함정, 항공기, 장갑차를 총동원해 해상과 공중에서 입체적 상륙작전을 수행했다.
한국 해병대에 따르면 상륙훈련은 ▲계획 수립 ▲탑재 ▲연습 ▲이동 ▲결정적 행동 등 총 5단계로 진행됐다. 9월 1일 포항 송라면 독서리와 화진리 해안 일대에서 진행한 훈련은 ‘결정적 행동’ 단계였다.
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마라도함·독도함과 미국 해군의 복서함 등 함정 40여 척, 한미 헬기 및 수송기와 미군 전투기 등 항공기 40여 대, 한국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와 미국 해병대의 차륜형 상륙전투차량 등 차량 50여 대가 동원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운용하는 드론정찰부대가 정찰정보를 전송하고, 한미 특수부대가 해상과 공중으로 은밀히 침투해 적 상황을 정찰하며 타격을 유도했다. 이후 미국 해병대 F-35B 전투기와 AH-1Z 공격헬기 등이 미국 함정에서 출격해 적을 타격하며 상륙 여건을 마련했다.
이어 한국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와 미국 해병대 차륜형 상륙전투차량에 탑승한 상륙군이 해상돌격을 감행하며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리고 미국 해군의 공기부양정과 한국 해군 공기부양정이 해안에 장갑차량과 전차 등을 투입했다.
동시에 공중에선 상륙군이 한국 공군 C-130 수송기에서 낙하산으로 지상에 상륙했고, 미국 해병대 MV-22 오스프리 수송기와 한국 해병대 MUH-1 마린온 헬기, 한국 육군 CH-47 시누크 헬기, 한국 해군 UH-60 블랙 호크 헬기 등을 동원한 공중 돌격을 실시했다.
한미는 9월 5~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1차 한미 핵협의그룹 모의연습을 진행했다.
해당 훈련은 범정부 차원의 토론식 훈련이었다. 이들은 북한의 핵위협 수준을 세분화하고 관련 시나리오에 따른 토의와 대응가상훈련을 했다.
훈련에서는 북한군이 서해5도 일대에서 해안포 사격에 나서고, 동시에 미군의 한반도 증원을 차단하기 위해 경남지역 해군기지를 포함한 핵심 군사 시설을 겨냥해 핵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양국이 대응 절차를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핵공격 상황이 아닌 ‘위험 확전(risk escalation) 위협’에 맞선 대응책을 협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핵공격’으로 사태가 확산한다면 대북 확장억제 자체가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제251공수비행대대와 미국 공군 제5공군 제374공수비행단 제36공수비행대대가 9월 9~13일 한미연합훈련 ‘2024 허큘리스 가디언즈(24 Hercules Guardians)’를 실시했다.
허큘리스 가디언즈는 C-130 수송기를 운용하는 양국의 비행대대가 편대 비행, 화물 투하, 인원 강하 등을 실시하는 훈련이다.
훈련에서는 전술 토의, 저고도 항법 공중 투하, 전방 및 비정상 활주로 이착륙, 공정통제사 강하 등이 진행됐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겸 지상군구성군사령부(지구사)와 주한미군은 9월 24~26일 사흘 동안 경기도 북부 접경지 일대에서 ‘2024년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을 진행했다.
지구사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은 유사시 수도권을 위협하는 적 장거리 화력을 최단 시간 내 격멸하기 위해 한미 대화력전 전담부대와 지원부대들이 실기동하는 연례 훈련이다.
한미 장병 4,400여 명이 참여했고, 화포 250여 개와 차량 1천여 대가 동원됐다.
대화력전 전담부대는 적의 장거리 화력 수단, 지휘·지원세력, 갱도 시설 등 다양한 목표를 신속히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훈련했다.
이를 위해 한미 연합군의 감시·탐지 무기(무인정찰기, 대포병 탐지 레이더)와 타격 무기(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에이태큼스, KF-16 전투기, FA-50 경전투기)가 실시간으로 연계되어 통합 작전을 수행했다.
또 전쟁 시 최후 통신 수단 역할을 하는 군 위성통신체계-II를 운용해 실시간으로 표적을 추적하고 사격을 지휘하도록 했다.
다국적 연합훈련
한국 해군 제2함대사령부가 9월 6일 서해상에서 독일 함정과 연합협력훈련을 벌였다.
훈련에는 제2함대사령부 호위함 ‘인천’과 AW-159 해상작전헬기, 독일 해군 호위함 ‘바덴’ 등이 동원됐다.
양국 함정은 사전에 협의한 통신망을 통해 항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해상실기동훈련을 했다. 특히 ‘인천’은 서해 작전환경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해 독일 함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통신훈련, 전술기동훈련 등을 진행했다.
한국, 미국, 일본, 호주 특수부대원들은 9월 26일 호주 시드니항에서 퍼시픽 프로텍터 훈련을 진행했다.
2014년 시작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PSI)’ 연례 훈련은 참가국들이 교대로 주관한다. 주관국에 따라 명칭이 이스턴 앤데버(한국), 퍼시픽 실드(일본), 퍼시픽 프로텍터(호주), 마루(뉴질랜드) 등으로 바뀐다.
정찰기
한국 공군 소속 항공기들이 기종을 숨기고 9월 1~20일, 22~30일 서해-경기도 중남부-강원도 중남부-동해 경로와 서해-군사분계선 인근 서부·중부·동부 전선-동해 경로를 날아다녔다.
서해-경기도 중남부-강원도 중남부-동해 경로를 비행한 항공기들은 대개 오전 4~6시 사이에 포항이나 부산에서 나타나 오후 1시경까지 해당 경로를 오가며 정찰을 벌였다.
서해-군사분계선 인근 서부·중부·동부 전선-동해 경로를 비행한 항공기 중 일부는 한국 공군 정찰기 RQ-4B 글로벌 호크였다.
글로벌 호크는 9월 24일 기종을 밝히고 오전 6시 20분경 지리산 상공에서 나타나 오후 6시경까지 총 12시간여 동안 해당 경로를 날아다녔다. 오후 4시경에는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 땅으로 넘어갔다가 오후 4시 35분경 돌아왔다.
글로벌 호크는 9월 28일에도 기종을 밝히고 오전 4시 5분경 지리산 상공에서 나타나 오후 2시 20분경까지 정찰 활동을 했다.
한국 해군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은 9월 11일 오후 2시 30분경 부산 상공에서 나타나 수도권까지 날아왔다.
주한미군 정찰기 EO-5C 크레이지 호크는 9월 3~10일, 12~19일, 21~25일, 27~30일 저녁 7~9시경부터 자정 무렵까지 서해-군사분계선 인근 서부·중부 전선 경로를 날아다녔다.
특히 9월 29일에는 오후 8시 40분경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으로 넘어갔다가 오후 9시 15분경 돌아오기도 했다. 9월 30일에는 오후 8시 5분경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으로 넘어갔다가 오후 8시 30분경 돌아왔다.
주한미군 정찰기 RC-12X 가드레일은 9월 1일, 3~6일, 10~11일, 13일, 15일, 18~19일, 22일, 24~29일 동시에 3대 이상이 동해, 강원도 중부, 인천 옹진군 일대를 날아다녔다.
미국 해군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은 9월 24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오후 11시 55분경 경기도 화성 상공에서 나타나 25일 오전 2시 45분경까지 서해, 경기 중남부를 날아다니며 정찰 활동을 벌이다 오키나와로 돌아갔다.
포세이돈은 9월 25일 밤에도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26일 0시 20분경 서해 상공에서 나타났으며 서해, 경기 중남부에서 정찰하다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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