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찰이 자주시보의 대표와 전·현직 기자 등 4명을 압수수색 하면서 크고 작은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자주시보 발행인인 김병길 대표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왔다. 

91세의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김 대표는 경북 고령군 자택에 혼자 기거 중이다. 

그런데 여기에 20여 명의 경찰이 갑자기 몰려가 5시간 가까이 압수수색을 했다. 

지인에게 연락해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등의 조처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경찰은 김 대표 휴대전화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몰래 비밀번호를 걸었다. 

김 대표는 평소 휴대전화에 비밀번호를 걸지 않는데 그 연령대의 많은 이들이 보통 비밀번호 설정을 잘 안 한다. 

그리고 휴대전화 복제를 하려면 설사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도 풀어야 한다. 

그런데 경찰은 복제한다고 휴대전화를 가져간 뒤 비밀번호를 걸고는 김 대표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압수수색이 끝나고 경찰이 돌아간 뒤에도 한동안 김 대표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 수 없어 고립 상태가 되었다. 

혼자 사는 90대 노인의 휴대전화를 잠가버리는 막장 패륜 행위를 한 것이다. 

다행히 대구에 사는 조 모 씨가 우연히 김 대표에 전화를 걸었다가 상황을 전해 듣고 경찰에 항의 전화를 해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2021년까지 자주시보에 재직한 박 모 전 기자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도 문제가 있었다. 

경찰은 박 전 기자의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이 몸이 아파 등교를 못 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또 박 전 기자의 아내는 재택근무를 하는 작가인데 이날 일을 못 한 건 물론이고 너무 놀라 충격으로 몸져누웠지만 그 속에서도 7시간이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영란 기자를 압수수색 하던 경찰은 김 기자의 어머니 유품을 뒤지고 그중 일부를 압수하려다 김 기자가 강력히 항의해 포기하기도 했다. 

문경환 기자를 압수수색 할 때는 경찰이 개인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는 일이 있었다. 

원래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을 캠코더로 녹화하는데 이 경찰은 이와 별도로 따로 촬영한 것이다. 

그래서 문 기자가 항의하자 촬영은 멈췄지만 영상을 보여주고 삭제하라는 요구는 거부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대상자 4명 각각의 집에 20여 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가정집을 압수수색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원이라서 실제로 일부 경찰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집 밖에서 대기하거나 집 안에서도 할 일이 없어 자기들끼리 구석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 압수수색을 하러 모 기자의 집 안에 들어온 경찰들.  © 자주시보

일부러 많은 수의 경찰이 출동해 위압감을 주려고 한 것으로 보이며 동네를 시끄럽게 해 이웃들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지 의심이 된다. 

실제로 모 기자의 아내는 동네에서 자영업을 하는데 안 좋은 소문이 퍼질까 봐 걱정하였다. 

자주시보는 압수수색 과정에 있었던 인권침해 사례를 모아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정당한 조처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