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가 받은 명품 가방을 ‘파우치’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박장범 KBS ‘뉴스9’ 앵커가 차기 KBS 사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KBS 이사회는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면접 심사와 투표를 거쳐 현 박 앵커를 사장 후보로 선정했다. 야권 성향의 이사 4명은 투표 과정에서 퇴장해 여권 성향의 이사 7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박 앵커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임명이 이뤄지면 그는 한국방송 최초의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이 된다. 임기는 오는 12월 10일부터 2027년까지 3년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으며 사장으로 되자마자 KBS ‘뉴스9’ 앵커를 전격 바꾸는 등 KBS를 어용 방송으로 전락시킨 박민 사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지만 박 앵커가 사장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박 앵커가 최종 후보로 결정된 가장 큰 이유는 ‘파우치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
박 앵커는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진행자로 나서 김건희 씨가 최재영 목사한테 받은 명품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사람은 파우치를 ‘화장품이나 휴대전화 등 간단한 소지품을 넣는 작은 가방’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 명품 가방과 파우치는 천지 차이다.
이런 박 앵커의 발언은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이 별것이 아닌데 정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트집을 잡는다는 식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박 앵커는 당시에 김건희 씨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서 ‘몰카’, ‘정치공작의 희생양’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해 사건의 방향을 교묘히 틀어버렸다.
박 앵커의 이런 질문 속에 윤 대통령은 김건희 씨가 박절하지 못해 가방을 받았다는 식으로 답했다.
당시 김건희 씨 명품 가방 수수 사건으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었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박 앵커는 국민을 대변해 철저하게 이 사건의 의혹을 파헤치기는커녕 오히려 애써 의미를 축소하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를 옹호하는 질문을 해 ‘정권 심기’ 경호에 온 힘을 기울인 것이다.
정권의 비위를 맞추며 정권의 비리 범죄를 왜곡한 박 앵커의 헌신적인(?) 노력에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KBS 사장이라는 선물을 덥석 안겨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박 앵커가 KBS 사장 최종 후보로 된 것과 관련해 이훈기 민주당 국회의원은 24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술친구인 박민 사장이 김건희 여사의 머슴을 자처한 박장범에게 밀린 것”이라며 “국민은 지금이 김건희 정권임을 다시 한번 봤다. 이제 KBS는 ‘김건희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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