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만 확인시켜 준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담화)’이었다.
7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2시간 넘게 진행한 담화에서 국민이 듣고 싶었던 말이나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행위를 옹호하는 시간이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씨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세력이) 처를 악마화시켰다”라며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서 선거 잘 치르고 국정에서 남들에게 욕 안 먹고 원만하게 하기 위한 것이 ‘국정농단’이라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김건희 씨가 박절하지 못해 명품 가방을 받았다고 말한 지난 2월에 이어 “아내가 순진한 면이 있어서”라고 말하며 극진한(?) 아내 사랑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법은 수용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밝혀 민심을 외면했다.
명태균 씨를 통한 국힘당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명태균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뭐 감출 것도 없다”라면서 “축하 전화를 받고 ‘수고했다’는 이야기한 기억이 있다”라고 말하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씨와 대선 이후 소통 여부에 대해서는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에 대해 매정히 하는 것이 좀 그분도 섭섭했겠다 싶어서 전화를 받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순진한 김건희 씨’, ‘매정하지 못한 본인’이라서 부족한 점은 있어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식이다.
윤 대통령이 이런 생각에 빠져 있으니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했으나 사과의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
오죽하면 기자들이 윤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느냐고 질문을 연거푸 했으나 윤 대통령은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것 아니냐’고 해주시면 제가 팩트에 대해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2시간 넘게 윤 대통령의 담화를 지켜본 국민은 하루라도 빨리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결심이 확고해졌을 것이다
야당들도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서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윤 대통령 탄핵·퇴진을 외쳤다.
민주당은 “140분간의 대국민담화와 회견은 알맹이 없는 사과, 구질구질한 변명, 구제 불능의 오만과 독선으로 넘쳐났다”라면서 “이제 윤 대통령이 마주할 것은 매서운 민심의 뜨거운 분노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국민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오는 14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진보당은 “오늘 윤 대통령은 본인이 국어사전 위에, 헌법 위에, 그리고 국민 위에 있다고 선언했다. 공천개입도 자신 멋대로 해석하고 국정농단도 ‘그런 것은 국정농단이 아니’라는 말로 치부해 버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지막 기회까지 스스로 걷어차 버린 윤석열 대통령. 이제 윤+건희가 맞이할 것은 배가 뒤집히는 거세찬 바다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진보당은 국민께서 국회에 부여한 임무를 다하기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뜻을 모아내어 윤석열 정권을 하루속히 퇴진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이 보여준 기자회견은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전 국민 담 와’”라며 “혈압상승으로 힘들었던 국민도 다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10%대로 수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하락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은 사실인정도, 진솔한 반성도 하지 않고, 되려 국민을 꾸짖었다”라며 “대통령 자리에 더 앉아 있을 자격이 없으니 끌어내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국민 기자회견이 아니라, 대국민 시간 낭비였다”라며 “이제 남은 것은 ‘탄핵’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던 140분이었다”라고 밝혔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개념 없는 인간의 실체를 봤다. 반말 추임새까지, 보는 내내 힘들었다”라며 “가장 빠른 방식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원외 정당인 국민주권당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국민과 맞서 제 갈 길을 끝까지 가겠다는 선전포고였다”라며 “이제 주권자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줄 때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에게 한 사과는 내용도 진정성도 없었다. ‘사과할 구체적 내용을 알려주면 사과하겠다’는 망발을 늘어놓기까지 했다”라며 “오늘 윤 대통령의 담화는 한마디로 국민을 모욕하고 국민에게 돌을 던진 것이다. 국민이 나서야 할 때이다. 탄핵 외에 답이 없다는 것이 또 확인되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들어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여하는 국민이 급격히 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담화에 분노한 국민이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탄핵’의 촛불을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오는 9일 서울에서는 대규모의 윤석열 탄핵·퇴진 투쟁이 예고돼 있고 야당들도 연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탄핵의 시간표만 앞당긴 윤 대통령의 담화였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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