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대체로 강경파로 꼽히는 이들이며 트럼프 당선인의 노선과 비슷하게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는 소극적이지만 이스라엘 지원에는 적극적인 성향이 있다.
또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기보다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가 가깝거나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주로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물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왈츠(1974)
또 “국가 안보 분야에서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지도자, 베스트셀러 작가, 중국·러시아·이란과 국제 테러 위협에 관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마이크 왈츠는 미국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 출신이며 대령으로 전역했고 아프가니스탄, 중동, 아프리카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해 동성훈장을 네 번이나 받았다.
또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정부에서 국방부 국방정책국장, 딕 체니 부통령의 대테러 고문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하원 군사위원회 준비태세 소위원회 위원장이며 하원 외교위원회, 정보위원회, 중국특위에도 소속되어 있다.
왈츠는 10월 31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발사에 관해 “오바마가 시작하고 바이든이 이어간 ‘전략적 인내’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거대한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민주당 정권을 비난했다.
또 북러군사협력에 관해 ‘위험하고 사악한 동맹’이라고 주장하며 대북, 대러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을 향해서는 대만에 전쟁이 발발하면 “무엇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라며 대만 지원 혹은 참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7년 한 강연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해 “탱크를 폭격하는 것은 쉽지만 이념을 무너뜨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라며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것처럼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을 무너뜨리기 위해 여러 세대에 걸친 전쟁을 치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 방송에서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10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의 한 언론은 그가 아프가니스탄과 계약을 맺은 메티스 솔루션이라는 방위 회사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 회사를 매각해 500만~2,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했지만 올해 들어 견해가 바뀌었다며 여러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무부장관: 마르코 루비오(1971)
또 “그는 미중관계의 최대 전환점이 될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을 발의하고 통과시켰다”라고 소개했다.
루비오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을 지내고 2010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었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 주로 라틴아메리카에 관한 정책에 영향을 많이 끼쳐 “라틴아메리카에 관해선 사실상 국무부장관(virtual secretary of state for Latin America)”이라고 불렸다.
또 공화당원이면서도 불법 이민자에게 시민권을 주자고 주장하는 등 중도 성향을 보였는데 이 때문에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해 트럼프에게 밀렸다.
그의 외교 정책은 세계 곳곳의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자는 것으로 호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3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에 관한 질문에 “이스라엘은 야만인들과 공존할 수 없다. 박멸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또 북한 문제의 근본 해법은 북한 주민을 통한 내부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관련 활동도 활발히 하였다.
국방부장관: 피트 헤그세스(1980)
최근 미국 국방부장관은 군 장성 출신들이 맡아왔는데 헤그세스는 주방위군 소령 출신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 성명에서 “(헤그세스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설명했다.
헤그세스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참전 경험이 있고 쿠바 관타나모에서도 군 복무를 했으며 2003년부터 미네소타주 방위군 소령으로 복무 중이다.
또 현재 미국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진행자로 2017년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폭스뉴스는 한국의 종편에 비견되는 극우 성향 언론으로 이번 대선에서 주류 언론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했다.
헤그세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중동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여러 미군 군인을 사면하라고 조언했으며 이란 폭격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국방부를 원래 명칭인 전쟁부로 바꿀 것을 주장하였고, 미군이 ‘여성화’되었다고 지적하면서 군인을 제약하는 교전 규칙이나 제네바 협정 등을 지키는 것을 반대했다.
국가정보국장: 털시 개버드(1981)
트럼프 당선인은 13일 성명에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털시는 조국과 모든 미국인의 자유를 위해 싸워왔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양당 모두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제는 자랑스러운 공화당원이 되었다! 나는 털시가 자신의 훌륭한 경력으로 보여준 두려움 없는 정신을 우리 정보 영역에 가져와 우리의 헌법적 권리를 옹호하고 힘에 의한 평화를 확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개버드는 군 복무 중 이라크, 쿠웨이트와 아프리카에 파견되는 등 20년 넘는 군 경력이 있고 현재 육군 예비역 중령으로 오클라호마주 연대 대대장을 맡고 있다.
쿠웨이트에 파견 간 최초의 여군으로 미국과 독일, 쿠웨이트 등 여러 나라에서 훈장을 받았다.
또 하와이주 4선 하원의원으로 2020년에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비겁한 깨어있음(워키즘: 깨어있는 척 위선을 떤다는 신조어로 주로 ‘정치적 올바름’ 즉 PC주의를 조롱하는 의도로 사용한다), 백인 혐오, 신앙심과 영성을 지닌 사람들에게 적대적이며, 우리를 핵전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10월에 민주당을 탈당, 2024년 공화당에 입당했다.
그는 신자유주의, 네오콘 ‘전쟁 기계’가 비생산적이고 낭비에 불과한 전쟁에 미국을 몰아넣었다면서 이런 전쟁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못했고 신냉전과 핵무기 경쟁을 불렀다고 비판했다.
또 ‘테러와의 전쟁’에는 ‘매파’이지만 ‘정권 교체 전쟁’에는 ‘비둘기파’라고도 했다.
특히 알카에다, ISIS, 하마스 등을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반면 트럼프 정부가 2020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공격해 살해한 것을 두고는 위헌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요인이라고 주장했으며 미국인이 피해를 본다며 대러 제재를 반대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랫클리프(1965)
랫클리프는 하원의원 출신이며 변호사, 연방검사, 텍사스주 히스시 시장을 역임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트럼프를 위해 국가정보국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금은 친트럼프 성향의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서 미국 안보 센터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치인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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