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미국산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전술 미사일 에이태킴스를 러시아 본토 타격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위해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해제해 달라는 요청에 확전을 우려해 지금까지 불허해 왔다.

그런데 임기를 두 달 정도 남겨둔 지금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 것이다.

미국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쟁에 투입한 것에 대응하려는 차원’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고 공약해 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눈에 띄는 전과를 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러시아 정치인들이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경고를 표했다.

1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이것은 3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고 반발했다.

안드레이 클리샤스 상원의원은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이 우크라이나라는 국가가 아침까지 완전히 폐허가 될 수 있는 수준의 확전을 결정했다”라고 경고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외무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미사일이 러시아의 깊숙한 곳을 공격하면 불가피하게 심각한 상황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는 훨씬 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라고 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과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로 장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하면 “이는 서방 진영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인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이번 미사일 사용 허가가 러시아의 보복 조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기업인들이 우려를 표시한 것이 두드러진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를 이끌 일론 머스크는 사회관계망(SNS) ‘엑스(X)’에 “문제는 러시아가 바로 대응할 것이라는 점”이라는 글을 올리며 우려를 표명했다.

투자자인 데이비드 삭스는 ‘엑스’에 “레임덕에 빠진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확대하고 있는 날, 뉴욕타임스 사설 페이지는 전쟁이 패배했음을 인정하며 트럼프가 가능한 한 빨리 평화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 없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큰 소리로 말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할지도 모른다.’”라는 글을 써서 올렸다.

또,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퇴임하는 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에 사용하도록 승인함으로써 제3차 세계대전을 위험하게 시작하려고 한다. 미국 국민은 11월 5일에 이러한 정확한 미국의 마지막 결정에 반대하는 명령을 내렸으며 해외 전쟁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싸우고 싶지 않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인제 그만둬야 한다.”라고 ‘엑스’에 게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라고 밝혀온 트럼프 당선인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