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전문] 러,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서방 나서서 우크라 주장 일축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1/22 [14:20]

[전문] 러,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서방 나서서 우크라 주장 일축

이인선 기자 | 입력 : 2024/11/22 [14:20]

▲ 러시아가 21일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시 산업단지를 타격했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가 21일(현지 시각) 발사한 미사일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라고 주장했던 우크라이나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속도와 고도 등 모든 특성이 ICBM과 일치한다. 현재 전문가 평가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언론사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이날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로 드니프로시를 공격했다”라며 “RS-26 루베즈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루베즈는 고체연료 기반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800킬로그램의 핵탄두를 운반하며 5,80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ICBM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런데 해당 주장은 서방 언론들에 의해 먼저 일축됐다.

 

미국 CBS는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서 ICBM이 사용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ABC와 NBC, 영국 BBC도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ICBM이 아닌 탄도미사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이며 해당 무기는 실제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러시아가 전쟁 중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종류와 유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소식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준 미사일 사용 제한 조치를 해제한 후 일어난 일이다. 제한 조치가 해제된 후 우크라이나군은 미국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와 영국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로 러시아 쿠르스크주와 브랸스크주를 공격했다.

 

그간 러시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도 서방의 미사일 사용 제한 조치 해제가 상응하는 대응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오랫동안 경고해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19일 새벽 3시 25분경 에이태큼스 6대로 브랸스크주를 공격했다. 러시아의 방공망에 막혀 5대는 격추되고 1대는 파편이 브랸스크주 군사시설에 떨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20일 스톰 섀도와 미국 ‘고속기동 포병 로켓 체계(하이마스·HIMARS)’로 쿠르스크주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월 21일(현지 시각) 대국민 연설을 했다.  © 크렘린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서방 미사일을 이용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시 산업단지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개암나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산업단지는 우크라이나 국영 우주발사체, 탄도미사일, 로켓엔진 전문 제조업체 ‘유즈마쉬(Южмаш, 남부기계제작공장)’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미사일로 공격한) 순간부터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서방이 도발한 우크라이나에 국한됐던 분쟁이 전 세계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우리의 방공 체계는 이러한 공격을 격퇴했다. 그 결과 적들이 분명히 설정한 목표는 저지되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적의 이러한 무기 사용은 특별 군사작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 군대는 전 전선에서 성공적으로 전진하고 있다. 우리가 설정한 모든 임무는 달성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하여 러시아군은 11월 21일 우크라이나 방위산업단지 시설 중 한 곳에 대한 합동 공격을 진행했다. 공격 과정에서 우리는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로 비핵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시험했다”라며 “미사일 개발자들은 이 미사일을 ‘오레시니크’이라고 명명했다. 시험은 성공적이었고 발사 목표는 달성되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시에서 미사일 장비 및 기타 무기를 생산하는, 소련 시대부터 가장 크고 잘 알려진 산업단지 중 하나가 타격받았다”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에 근거하여 최신 미사일 체계의 추가 시험 대상을 결정할 것이다. 또 우리 시설을 향해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공격적인 행동이 확대되는 경우 동일하게 단호하고 상응한 대응으로 임할 것이다. 나는 러시아에 대항해 파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가의 집권층들이 이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만약 오레시니크와 같은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게 되면 대피할 수 있게 알려주겠다며 “우리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이런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적이 반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공공연히 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는 초속 2.5~3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공 체계와 유럽에서 미국이 만들고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이러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으며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국제 안보 질서를 파괴하고 계속해서 전쟁을 지속하고 패권에 집착하면서 전 세계를 국제적 분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라며 “우리는 항상 평화적인 방법으로 모든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선호해왔고 지금도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사태 전개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전히 누군가 이를 의심한다면 그것은 헛된 일이며 항상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오레시니크를 발사하기 30분 전에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오레시니크 발사에 대해 미국에 경고했다”라며 “러시아는 발사 30분 전에 자동 핵확산 방지 핫라인을 통해 미국 측에 경고했다”라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엑스에 오레시니크 타격 영상을 공개했다.

 

서방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보도하며 “제3차 세계대전에 대한 경고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우리는 최근 며칠 동안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가까운 동맹국들에 이를 대비할 수 있도록 알려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핵 태세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을 관찰”했다고 언급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같은 날 “러시아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맞다”라며 “미국에 대한 통보와 관련해서는 자동 핵확산 방지 핫라인을 통해 발사 직전에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틀렸음이 증명되었음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대비 경고를 미리 들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더구나 미국이 미사일 종류는 알려주지 않았고 러시아 미사일에 대해 어떠한 방어도 도와주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전 세계가 이에 반응해야 한다. 지금 세계에선 강한 반응이 없다“라고 불평했다.

 

아래는 푸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전문이다.

 

나는 러시아 군대, 우리 국민, 전 세계 친구들, 그리고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할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환상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늘 특별 군사작전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사건, 즉 우리 영토에 대한 서방 장거리 무기를 사용한 후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서방에 의해 유발된 우크라이나 분쟁이 계속 확대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장거리 정밀유도 무기 체계의 사용을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기를 생산하는 국가의 군사 전문가들이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선 이러한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러시아 측도 이를 반복해서 문제 삼아 왔다.

우크라이나는 11월 19일에는 미국산 에이태큼스 6대로, 11월 21일에는 영국산 스톰 섀도와 미국산 하이마스(HIMARS)를 동원한 미사일로 러시아 브랸스크주와 쿠르스크주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그 순간부터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서방이 도발한 우크라이나에 국한됐던 분쟁이 전 세계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우리의 방공 체계는 이러한 공격을 격퇴했다. 그 결과 적들이 분명히 설정한 목표는 저지되었다.

브랸스크주 탄약고에 에이태큼스 파편이 떨어져 발생한 화재가 사상자나 심각한 피해 없이 진화되었다. 쿠르스크주에서는 우리 ‘북부’ 부대의 지휘소 중 한 곳이 공격당했다. 공격과 대공 전투의 결과로 불행히도 시설의 외부 경비 직원과 유지 보수 직원 중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휘소 지휘 담당자, 작전 담당자 중에는 사상자가 없었으며 쿠르스크주에서 적군을 파괴하고 추방하기 위한 우리 군대의 행동은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적의 이러한 무기 사용은 특별 군사작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 군대는 전 전선에서 성공적으로 전진하고 있다. 우리가 설정한 모든 임무는 달성될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하여 러시아군은 11월 21일 우크라이나 방위산업단지 시설 중 한 곳에 대한 합동 공격을 진행했다. 공격 과정에서 우리는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로 비핵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시험했다. 미사일 개발자들은 이 미사일을 ‘오레시니크’이라고 명명했다. 시험은 성공적이었고 발사 목표는 달성되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시에서 미사일 장비 및 기타 무기를 생산하는, 소련 시대부터 가장 크고 잘 알려진 산업단지 중 하나가 타격받았다.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을 생산하고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중·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 2019년 중·단거리 미사일 철폐 조약을 억지스러운 구실로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미국은 그러한 장비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보시다시피 군대 훈련 중에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여러 지역에 첨단 미사일 체계를 배치했다. 또한 훈련 과정에서 미사일 체계 사용법에 관한 훈련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런 종류의 미국 무기가 세계 어느 지역에도 나타나지 않는 한 중거리·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기로 자발적이고 일방적으로 약속했음을 상기시켜 주겠다.

반복해서 말한다.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나토 국가들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응하여 오레시니크 미사일 체계의 실제 시험을 했다. 이후 중·단거리 미사일의 추가 배치 문제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행동에 따라 우리가 결정할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에 근거하여 최신 미사일 체계의 추가 시험 대상을 결정할 것이다. 또 우리는 우리 시설에 대해 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시설에 대해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행동이 확대되는 경우 동일하게 단호하고 상응한 대응으로 임할 것이다. 나는 러시아에 대항해 파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가의 집권층들이 이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필요한 경우 보복 조치로 오레시니크와 같은 무기로 우크라이나 영토 내 공격 대상을 결정하게 되면 민간인들에게 미리 제공하고 그곳에 있는 우호국 국민에게 위험 지역을 떠나도록 요청할 것이다. 우리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이런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적이 반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공공연히 이를 수행할 것이다.

우리가 적의 반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로서 이러한 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오레시니크는 초속 2.5~3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공 체계와 유럽에서 미국이 만들고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이러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으며 불가능하다.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국제 안보 질서를 파괴하고 계속해서 전쟁을 지속하고 패권에 집착하면서 전 세계를 국제적 분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다.

우리는 항상 평화적인 방법으로 모든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선호해 왔고 지금도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사태 전개에 대비하고 있다.

여전히 누군가 이를 의심한다면 그것은 헛된 일이며 항상 대응이 따를 것이다.

 
우크라이나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