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이 갑자기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곳곳이 심각한 피해를 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헤즈볼라는 로켓탄과 무인기를 동원해 이스라엘 전역에 공격을 퍼부어왔다.
24일(현지 시각) 아랍권 유력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하루에만 340발이 넘는 로켓탄과 무인기로 하이파, 나하리야, 페타, 티크바 등 이스라엘 전역을 공격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아슈도드 해군기지,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의 군사시설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중부와 북부에 250발이 넘는 로켓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미국 CNN 방송 등 서구 주요 언론 발로 ‘헤즈볼라 소탕’을 불사하던 네타냐후 총리가 태도를 바꿔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제시한 휴전 협상안 초안에는 ▲이스라엘군이 60일 동안 레바논에서 철수할 것 ▲이스라엘군 철수와 동시에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북쪽으로 병력을 물릴 것 ▲레바논 정부군을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로 배치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전까지 네타냐후 정권은 레바논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의 전투기 활동을 보장받고 레바논 남부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켜야 휴전을 할 수 있다며 헤즈볼라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휴전안에 비춰보면 네타냐후 정권이 그동안의 태도를 완전히 뒤집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이 임박했다는 식의 기사가 쏟아지는 것과 달리 정작 헤즈볼라는 휴전에 관해 어떻게 할지 아무런 공식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서구 주요 언론을 통해 ‘휴전설’을 흘리는 이스라엘과 다르게 차분한 헤즈볼라의 태도는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쪽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한편 네타냐후 정권 내 극우 인사들은 휴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장관은 “레바논과의 합의는 큰 실수”,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 아직 휴전에 합의하기엔 이르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안을 밀어붙여 극우 인사들이 이탈한다면, 네타냐후 정권의 과반 의석은 무너지고 네타냐후 총리는 실각하게 된다.
정권 퇴진 위기에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휴전을 검토해야 할 만큼 이스라엘과 네타냐후 총리가 궁지에 몰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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