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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64] 4.15 총선,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선거운동으로 이기려 할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문경환 | 기사입력 2020/02/04 [20:15]

[아침햇살64] 4.15 총선,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선거운동으로 이기려 할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문경환 | 입력 : 2020/02/04 [20:15]

1. 윤석열 대선후보 여론조사 2등의 의미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갑자기 2위로 등장했다. 1월 26~28일 세계일보 의뢰로 리서치앤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다. 10.8%를 얻어 이낙연 전 총리(32.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0.1%를 얻은 황교안 대표를 넘어선 것이다. (여론조사 관련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래도 마찬가지.)

 

윤석열을 선호한 이들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 등 보수적폐정당 지지자며 이념성향도 자신을 보수 혹은 중도라 답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즉, 윤석열이 어느새 보수적폐의 아이콘, 보수적폐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것이다. 

 

윤석열이 차기 대선 주자로 등장한 게 처음은 아니다. 1월 7~9일, 14~16일 한국갤럽이 주관식으로 물어봤을 때 1% 정도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객관식 항목에 윤석열을 집어넣어 10.8%로 끌어올린 것이다. 

 

물론 윤석열이 실제 대권의 꿈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언론에는 자기를 여론조사에서 빼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하지만 검찰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대호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는 얘기도 작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2년 후 대선은 올해 총선이 어떻게 되느냐에 좌지우지된다. 지금 중요한 건 윤석열이 대선에 도전하느냐 마느냐 예측하는 게 아니라 이번 여론조사가 두 달 후 총선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다. 

 

윤석열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2위를 한 것이 보수적폐세력 내부에서 갖는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윤석열 사단의 청와대 수사가 정권의 검찰탄압에 맞서 의연히 대처하며 정권비리를 단죄하는 것이라는 성격 규정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가 있다. 

 

보수적폐세력은 이번 총선에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진보민주개혁세력, 즉 촛불세력에게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리고 총공세의 소재를 윤석열이 제공하고 있다. 윤석열은 청와대를 집중 공격해 문재인 정부에 권력형 비리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정당하게 수사하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이를 덮으려고 ‘검찰학살’을 하고 있다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 이는 보수적폐세력이 이번 총선을 ‘정권심판’ 구도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명분이 되고 있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만약 윤석열이 없었고 청와대 수사가 없었다면 보수적폐세력은 총선을 앞두고 뭘 할 수 있었을까? 2018년 지자체 선거를 앞둔 상황과 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보수적폐세력은 그동안 매번 안보와 경제를 무기로 들고 나왔다. 2018년에도 안보와 경제를 내세웠다. 하지만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약발이 다 떨어진 것이다. 지금도 2018년과 비슷하다. 안보와 경제 무기가 먹히지 않는 이상 보수적폐세력의 돌파구는 없다. 

 

그런데 검찰이 무기를 만들어주었다. 보수적폐세력이 총선에서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펼 소재를 윤석열이 만들고 있다. ‘나는 정당한 수사를 하다가 탄압받고 있다’는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보수적폐세력은 총선 프레임을 ‘정권심판’으로 짜 맞추고 있다. 다른 무기가 없는 보수적폐세력은 이 하나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이 보수적폐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며 차기 대통령 적합도 2위를 한 것은 보수적폐세력 내에서 윤석열에 폭발적 힘을 실어주며 ‘더 강력하게 청와대 수사를 밀어붙여라, 탄압받아도 굴하지 말고 의연히 대처해라, 당신은 우리의 선봉부대장이다’고 응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윤석열은 앞으로 더욱 막무가내로 ‘정권 비리 수사’라는 미명 아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마녀사냥 난동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공수처 설립하면 넌 수사대상 1순위다’는 논리로는 윤석열의 질주에 제동을 걸 수 없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보수적폐의 대표주자가 된 윤석열은 이제 호랑이 등에 올라탄 셈이 됐다. 여기서 내릴 수는 없다. 윤석열 입장에선 공수처가 설치되면 끝장이기에 이판사판이다. 이걸 막을 유일한 방법은 이번 총선에서 보수적폐가 과반을 차지해 공수처법 폐기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둘째, 중구난방인 보수적폐세력의 정치적 구심으로 세워주는 의미가 있다. 

 

지금 보수적폐세력은 보수대통합을 한다고 분주하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거기다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총선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된다. 보수대통합보다 차라리 각자 자기 당을 가지고 따로 나가서 3% 이상씩 받는 게 전체 보수적폐세력의 입장에서 더 유리하지 않겠나 검토도 하고 있을 것이다. 즉, 보수중통합이나 소통합만 하고 나머지는 김문수의 자유통일당, 안철수의 안철수신당 같은 식으로 따로 나가 비례의원을 당선시키는 게 전체 의원 수를 늘리는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보수적폐세력이 제각기 당을 가지고 있더라도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한 목소리를 못 내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분열하면 의원이 많아도 의미가 없다. 이건 하나의 당으로 대통합을 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어떤 세력은 박근혜 석방을 전면에 내걸고, 어떤 세력은 이를 반대하면 콩가루 집안이 되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보수적폐 내부에는 이런 이견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여러 이견을 가진 집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려면 공통의 주장이 있어야 한다.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재가 있어야 힘을 모을 수 있고 위장 비례한국당 같은 게 여러 개 있어도 권력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반대로 아무리 대통합해서 하나의 당으로 묶여도 그 안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만한 소재가 없으면 분열을 피할 수 없다. 

 

지금 각양각색 보수적폐세력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모아주는 정치적 구심이 바로 윤석열이다. 윤석열이 앞장에서 청와대와 싸우고 있기에 보수적폐는 너나없이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며 ‘정권심판’을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윤석열을 칭찬한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태극기 성조기 부대도 윤석열 사수 깃발을 들고 있고, 안철수도 윤석열을 응원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윤석열이 보수적폐를 하나로 묶는 구심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적폐세력, 반 문재인 세력은 윤석열을 중심으로 뭉칠 것이다. 물론 윤석열이 정치인도 아니고 출마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미 보수적폐의 정치적 구심 역할을 하고 있다. 

 

2. 설 직후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원인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설 직후에 크게 떨어졌다. 리얼미터 1월 5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45.0%로 설 직전인 47.0%에서 무려 2% 포인트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38.5%로 설 직전인 40.4%에서 1.9% 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시기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45%에서 41%로, 민주당 지지율은 39%에서 34%로 떨어졌다. 작년 9~10월 ‘조국 사태’가 한창일 때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언론은 대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으로 분석한다. 전염병이 도는 등 민심이 흉흉해질 일이 있으면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가 과거 박근혜 수준으로 형편없었던 것도 아니고 나름 선방하고 있기에 이것만 가지고 작년 ‘조국 사태’ 수준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는 부정 평가보다 긍정 평가에서 영향력이 더 컸다. 민주당 영입 2호인 원종건 씨의 미투 논란도 악재였지만 이걸 핵심 원인으로 꼽기는 어렵다. 

 

지금 정국의 초점은 청와대와 윤석열의 갈등이다. 이게 국민적 관심사며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설 전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설 연휴 전날인 1월 23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소환 조사 후 기소 여부를 판단하자고 했으나 송경호 3차장검사는 이 지검장 승인 없이 기소를 밀어붙였다. 

 

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적법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며 감찰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는 검찰의 ‘셀프 감찰’을 막기 위해 법무부의 직접 감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감찰 규정을 개정하기도 했기에 언론은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설 연휴가 끝나고 1주일이 지난 지금(2월 3일)까지도 추 장관의 감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다만 법무부는 28일 국민신뢰를 높이기 위해 사건 처리 과정에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이다. 감찰을 미루고 경고성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모양새였다. 

 

그러자 29일 대검 감찰2과장 정희도 부장검사가 검찰 내부 게시판에 추 장관을 강력히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법무부 지시도 불법이고 감찰도 직권남용으로 불법이라는 것이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었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여러 언론이 이 내용을 보도했다. 

 

바로 여기서 빈틈이 생긴 것이다. 지금 청와대와 윤석열은 굉장히 치열한 대치를 하는 상황이다. 한 발만 삐끗해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 장관이 검찰인사로 강공을 펼치다가 감찰에서 갑자기 예상을 깨고 공세를 멈췄다. 나중에 감찰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중요한 패착이다. 

 

왜인가. 윤석열은 파죽지세로 공격하는데 추미애는 주춤하는 모양새가 나오면 ‘윤석열이 거침없는 건 정당하기 때문이고, 추미애가 멈칫하는 건 뭔가 꺼림칙한 게 있기 때문이다’라는 보수적폐세력의 여론몰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저들의 ‘정권심판론’으로 이어진다. 실제 곧바로 추 장관의 감찰이 불법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추미애 아들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역공이 들어왔다. 

 

추 장관 아들 사건을 놓고 생각해보자. 이 사건은 결국 총선 이후에 결론이 날 것이다. 보수적폐세력 입장에서 중요한 건 사건의 결론이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사건이 터졌고 언론에 유포됐다는 것이다. 이로써 ‘추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하지 못한 이유는 아들 문제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라는 여론을 내돌릴 환경을 만들었다. 그걸로 끝이다. 설사 무혐의로 끝나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추미애 장관이 정권비리 등 뭔가 약점이 있어서 주춤한 것처럼 여론을 내돌릴 틈이 생겼다. 반면 이 상황에서도 거침없는 윤석열은 소신있는 검찰총장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만약 추 장관이 검찰인사로 강공을 펼칠 때 윤석열이 주춤하고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면 뭔가 정당성 없고 소신도 없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보수적폐세력이 불신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와 추미애 장관은 적폐청산 의지가 강하고 정당한 법 집행을 하는 이미지를 굳혔을 것이다. 

 

설 전후만 국한해서 보면 법무부의 감찰권 발동은 초지일관하지 못하고 빈틈을 보였다. 그리고 그 후과는 심각하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면 그걸로 그치지 않고 전반 분위기가 ‘정권심판’으로 흘러가버릴 수도 있다. 이처럼 지금은 작은 빈틈 하나도 큰 후과를 낼 수 있는 엄중하고 치열한 정국임을 명심해야 한다. 

 

3.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1) 이번 총선은 선거가 아니다

 

이번 총선은 선거라는 형태로 치러지지만 실체는 선거가 아니라 촛불세력과 보수적폐세력 사이의 생사를 건 심각한 정치투쟁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을 선거운동으로 이기려하면 안 된다.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여러 부정비리 문제로 10건의 고발을 당했다. 하지만 검찰도 한 편이고 판사도 한 편이고 언론도 한 편이라 아무 문제없이 넘어가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1월 3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아들 비리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답할 가치가 없다”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보수적폐들은 지금껏 다들 이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보수적폐세력이 권력을 누리던 시절도 이제 끝나가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박근혜가 끌려내려오고 조기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제 총선마저 패배하면 다음 대선도 기대하기 힘들고 영영 권력에서 멀어져 소멸할 일만 남는다. 앞으로는 저 나 의원처럼 권력을 누리며 살 수 없게 된다. 그러니 기득권 세력은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총선에 사활이 걸린 건 촛불세력도 마찬가지다. 만약 총선에서 보수적폐세력이 과반이 되면 당장 공수처부터 날아갈 것이다. 그나마 국회에서 4+1로 선거법도, 공수처법도 통과시켰지만 앞으로는 이조차 불가능할 수 있다. 총선 패배는 다음 대선까지 쭉 밀리는 분위기, 즉 정권의 레임덕 상황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면 2022년 대선도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의 노무현, 제2의 조국, 제2의 통합진보당 사건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 그야말로 촛불세력의 존폐가 걸린 총선이다. 

 

이처럼 이번 총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촛불세력과 보수적폐세력의 사활을 건 심각한 ‘대정치투쟁’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선거운동으로 이기는 게 아니라 투쟁으로 이겨야 한다. 

 

실제 보수적폐세력들은 지금 선거운동이 아니라 반문재인 투쟁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총선에 대비해 발표한 민부론, 민평론 같은 정책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오로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 반문재인 전선을 형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검찰, 언론, 태극기 부대 모두 촛불개혁을 꺾기 위한 투쟁에 전념하고 있다. 

 

그런데 진보민주개혁세력 안에서 보수적폐에 맞서 심각한 정치투쟁을 할 생각보다는 선거운동을 잘 해서 총선에 승리하려는 생각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이번 총선은 선거운동으로 승리할 수 없으며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해야만 한다. 

 

(2) 대중투쟁이 필요하다

 

윤석열은 보수적폐의 첨병, 돌격대장, 대표주자다. 어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을 임명했기 때문에 윤석열을 공격하면 대통령을 공격하는 꼴이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보수적폐들은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왜 정부여당이 비판하냐며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윤석열을 방치한다면 촛불세력의 피해만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 정국은 ‘보수적폐세력을 비호하며 마녀사냥식 편파표적수사로 청와대를 공격하는 윤석열’과 ‘정당하고 소신 있는 수사를 하는데 정권의 부정비리를 숨기려고 윤석열을 탄압하는 청와대’라는 두 입장의 첨예한 대립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지금의 반 보수적폐 투쟁은 화력을 윤석열에 집중해 검찰난동이 보수적폐세력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마녀사냥식 파쇼공세의 성격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보수적폐세력은 검찰, 언론, 사법부, 극우 태극기 부대, 재벌을 다 동원해 자기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 이에 맞서 촛불세력의 입장을 확산시킬 방법은 대중투쟁밖에 없다. 지난해 조국사태 때 보수적폐의 공세를 무력화하고 진보민주개혁세력을 지켜낸 힘도 수백만 촛불이 결집한 대중투쟁이었다. 대중투쟁만이 승리의 길임을 여기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3) 정부여당은 단호한 투쟁 관점으로 무장하고 강하게 실천해야 한다

 

이번 법무부 감찰도 단순한 행정처리가 아니라 투쟁 관점으로 봐야 한다. 보수적폐들은 저들 나름의 투쟁으로 현 정국에 대처하는데 여기에 안일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정부여당도 원칙적으로 강경하게 적폐의 공세를 무력화하겠다, 윤석열의 손발을 묶고 기반을 파내겠다는 투쟁 관점에서 사안을 대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초토화해야 한다. 

 

정부여당이 너무 강경하게 나가면 독재나 탄압으로 비춰질까 걱정할 수도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걱정과는 반대로 강경하게 나갈수록 정부여당이 깨끗하고 윤석열 검찰이 망나니 칼춤을 췄다는 걸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검찰의 공세에 동요하는 사람도 안심할 수 있다. 이런 공세적 자세가 필요하다. 

 

어찌 보면 중도층 여론이 돌아설까 걱정하는 건 조중동 종편의 눈치를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독재 권력의 검찰 탄압’은 조중동 종편의 논리다. 조중동 종편이 뭐라고 공격할지 걱정하면서 머뭇거려서는 촛불개혁이고 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조중동 종편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촛불국민을 믿고 투쟁의 관점에서 적폐청산을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 

 

(4) 진보민주개혁세력은 연대연합해야 한다

 

과거에도 진보민주개혁세력이 연대연합하고 힘을 모았다가 이런저런 사건 때문에 등을 돌린 사례가 있다. 대부분 언론과 검찰의 칼춤에 내부에서 동요가 일어나면서 연대연합이 깨졌다. 그리고 진보민주개혁세력 내의 한 세력이 공격을 받으면 지켜주기는커녕 내심 반기고 즐기는 잘못된 현상도 있었다. 

 

2012년 총선이 끝난 직후 구 통합진보당 내에서 비례대표 경선 부정 시비가 일었고 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벌였다. 5월 2일 진상조사위는 이른바 ‘당권파’의 총체적 부정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통합진보당 내부는 물론이고 한국 사회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모든 정치세력과 언론이 통합진보당을 비난했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통합하여 만든 당인데 2012년 총선 결과 민주노동당 출신, 이른바 ‘당권파’가 당선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출신은 대부분 낙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국민참여당 출신 오옥만, 이영희 후보가 문제제기를 했고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가 이들을 대변하면서 민주노동당 출신들이 경선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조작사건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작 경선 부정을 저지른 것은 국민참여당 출신이었다. 부정을 저지른 자들이 주도해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엉뚱한 사람들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다. 검찰도 오옥만 등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구속 기소했으나 애초 표적이었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자. 2012년은 4월 총선, 12월 대선이 있는 중요한 해였다. 여기서 야권연대를 통해 통합진보당이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었다.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가 어떤 변수를 만들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경선 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거리를 뒀고 야권연대는 말도 못 꺼낼 상황이 되어버렸다. 

 

검찰과 언론은 통합진보당을 마음껏 공격하였고 여기에는 민주노동당 출신에 반감을 가진 진보언론도 가세했다. 민주노동당 출신이 집중 포화를 당할 때 진보민주개혁세력 내 다른 세력들은 등을 돌렸고 은근히 사태를 즐겼다. 그게 검찰의 탄압을 마치 정당한 수사인 것처럼 분칠하는 역할을 하였다. 적폐세력에 힘을 실어준 꼴이었다. 이 일로 민주노동당 출신만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통합진보당은 물론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했던 민주당도 피해를 입었다. 보수적폐세력은 진보민주개혁세력이 분열한 틈을 타 각개격파를 즐겼다.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지사는 오래전부터 각종 루머에 시달려왔는데 2018년 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자 다시 확산된 것이다. 하지만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들은 대부분 허위, 왜곡, 과장된 것들이었다.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사건’은 2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혜경궁 김씨 사건’은 불기소로 끝났다. ‘배우 김부선 씨와의 불륜’ 논란도 검찰이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그럼에도 2018년에 이 지사에 대한 공격이 극심했던 것은 보수적폐세력이 아닌 민주당 내에서 공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 도전한 전해철은 이 지사에 대한 도를 넘는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혜경궁 김씨 사건’ 관련 고발까지 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같은 당 동료를 검찰에 팔아넘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처럼 적폐청산에 전념해야 할 때에 여당 내에서 다툼을 벌이고 고발까지 해가며 검찰의 탄압을 유도하는 등 보수적폐세력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리고 이 지사가 ‘친문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사태를 모른척했다. 이 지사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도 출마했고 다음 대선에도 유력 후보군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즐긴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당시 진보민주개혁세력이 분열하지 않고 단결하여 적폐청산에 집중했다면 지금과 같은 보수적폐세력의 반격은 없었을 것이고 있었더라도 훨씬 효과적으로 제압했을 것이다. 

 

작년 하반기를 뒤흔든 조국 사태도 마찬가지다.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하려던 시점에 갑자기 엉뚱한 사건이 터지면서 조국 장관이 유죄냐 무죄냐로 촛불세력이 갈라진 것이다. 검찰의 표적수사와 언론의 허위, 왜곡, 편파, 과장 보도에 한두 번 당하지 않았음에도 또 당한 셈이다. 검찰과 언론, 자유한국당은 언제나처럼 ‘아니면 말고’ 식으로 되지도 않는 폭로전을 펼쳤고 이로 인한 촛불 분열 사태를 수습하느라 반 년의 시간 동안 적폐청산이 지체되고 말았다. 

 

진보민주개혁세력은 이런 경험들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분열은 보수적폐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를 안겨준다. 같은 촛불세력 내에서 내 편 네 편 갈라서 자기편이 아니면 탄압을 받아도 모르쇠하면 결국 자신도 탄압의 희생양이 된다. 나아가 자기편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편을 보수적폐세력의 공격에 제물로 바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제는 단결해야 한다. 진보민주개혁세력이 적폐청산과 촛불개혁 완수의 기치를 들고 연대연합해야 한다. 이 과정 역시 심각한 투쟁이다. 

 

 

 

※이 글은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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