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큰 별 남정현 선생님
- 민족작가연합 박금란
어둠이 강물처럼 휘감아 흐르던 가시 돋친 동토의 벼랑에서 진달래꽃 한 아름 품에 고이 품고 불의에 항거하는 양심의 붓 창끝으로 힘차게 써내려간 소설 ‘분지’
여느 어머니 아버지 모두 똑같이 핏발선 물동이 이고 흐르는 눈물 무명저고리 앞섶에 뚝뚝 철모르는 우리들에게 한 마디도 해줄 수 없는 억겁의 어머니의 한 맺힌 비밀을 받아먹고 산업전사 공돌이 공순이로 내몰렸다 ‘이 뒤집어져야할 세상 망할 세상’ 세상의 끝을 향해 달리는 완행열차 기적소리처럼 울리던 아버지의 통곡을 어렸을 적 안 들었던 자 누가 있겠는가
4.19를 덮친 5.16의 총칼 비수같이 민중을 향해 찔러대던 반공법의 폭압을 뚫고 벼락같이 내리쳤던 귀머거리 벙어리를 대변해 양심의 무기 소설 ‘분지’를 휘갈겨 싸웠다 남정현 선생님 용맹은 하늘을 찔러 하늘 붓이 되었다 문인들의 귀감이 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차곡차곡 쌓여가는 민중의 벙어리 냉가슴 속 뜨락에 폭포 같은 생명줄 이어준 속 시원한 글 줄기 ‘분지’는 미군이 먹고 버린 통조림 빈 깡통 질겅질겅 노랑머리가 씹다 버린 껌 딱지 양코배기 쓰레기들이 쓰나미처럼 남녘을 뒤덮었을 때 선생님은 시퍼런 날선 눈으로 양심의 붓끝으로 휙휙 쓰레기를 쓰레기라 징을 쳐서 알렸고 파괴자 미군의 손목을 꺽어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호탕하게 웃었다 그 승리의 웃음 삼천리를 울렸다
시로는 으뜸 김남주 선생님 소설로는 으뜸 남정현 선생님 새 시대 문학의 혁명적 실천 서슬 퍼렇게 배인 이슬 먹고 옥구슬 같은 혁명을 꿰어 나아갔던 벼랑을 넘나들었던 문학의 해방을 열어갔던 그 가슴속에는 뜨거운 인간사랑으로 달구어진 식지 않는 인간해방의 조약돌 우리도 그 조약돌을 품고 싶어요 참다운 문학인이고 싶어요 혁명가이고 싶어요
하늘을 가르던 번개 같던 그 필치로 세상 눈치 보며 반만 눈뜨고 망설이는 우리 문인들에게 가시는 걸음 편지 한통 써주시고 가세요 가슴 가득 넘치는 선생님의 그 사랑으로 우리들을 울려주시는 통일의 우렁찬 북소리로 가세요 민족승리의 발걸음으로 척척 가세요 당당하신 선생님의 발자국 따라 우리들도 척척척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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