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을 느낀다.” “두렵다.” “슬픔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위는 1년 7개월가량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인들 사이에서 나오는 한탄이다.
24일(현지 시각) 야후뉴스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는 지난 14~17일 미국 유권자 1,5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피로함’, ‘두려움’ 등 8가지 예시를 들고 ‘재대결’ 하면 떠오르는 감정을 모두 고르라고 했다.
그랬더니 미국인 38%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에 “피로감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29%는 “두렵다”, 23%는 “슬픔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마땅치 않아 하는 미국의 민심은 같은 날 발표된 NBC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NBC가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미국인 과반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반대했다.
NBC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에 반대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출마에는 60%가 반대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반대한 응답자 가운데 48%는 나이를 꼽았다. 올해 80살인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한국(South Korea)을 남미(South America)로 말하는 등 건강 논란이 끝없이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에서 많이 불리할 거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가 한창 퍼지던 2020년 대선 과정에서 건강에 신경을 쓰느라 자택 지하실에 머무르며 비대면 선거 유세를 했다.
이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과연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대중들과 많이 만날 수 있겠냐는 의문이다.
CNN은 이변이 없는 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며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대선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 결과가 무척 지루할 것으로 바라봤다.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를 자처한 마리안 월리엄슨이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아예 선출직 경험이 없다. 한마디로 대중이 잘 모르는 인사라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 지지자들의 과반이 바이든 대통령에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그동안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체로 50% 안팎 지지율을 보여왔다.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은 대체로 20~30% 안팎이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의 지지율은 한자리에 그쳐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미국의 양대 정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휩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처음으로 형사 기소를 당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부통령 시절 사저로 기밀문서를 빼돌렸다는 점이 드러나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수사가 더딘 상황이다.
미국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믿을 수 없는 폭탄’을 떠안게 된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민주당, 공화당에서는 ‘대통령감’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는 참신한 정치인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중인 25일에 재선 출마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다른 나라 정상을 국빈으로 초대한 상황에서 무례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윤석열 정권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현대·기아차의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거론하는 등 틈나는 대로 한국 기업의 대규모 미국 투자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지원법 등으로 한국의 뒤통수를 때렸다.
미국 여론의 불신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발표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또다시 한국만 큰 손해를 보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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