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된다.
지난 5월 3일 13개 시민사회단체와 상설연대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대토론회’를 1, 2부로 나누어 개최했다.
1부는 한국 사회를 경제, 사회복지, 노동, 권력기관 운용, 기후·생태, 식량·농업, 남북·대외관계, 젠더·사회적 차별, 재난·안전, 시민사회·언론 등 10개 분야로 나누어 평가한 결과, “독주와 독선, 각 분야 정책의 후퇴와 퇴행으로 폭주한 시간이었다”라고 비판하면서 “고쳐서 쓰긴 어렵다”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어 2부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이후 시민사회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지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안하는 내용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이 결과를 토대로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1년 즈음한 노동·시민·사회·종교·진보 단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1년 성적을 종합 발표했다.
민주주의 F, 경제 F, 외교 F, 한반도 평화 F, 노동 존중 F, 친환경 F, 서민 정책 F, 식량주권 F, 성평등 F, 언론자유 F로 성적표는 ‘낙제’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다루지 못했다.
지금 미국은 전 지구적으로 고립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제삼세계의 주도국으로 부상하고, 러시아는 강대국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기축 통화 미국 달러의 축소와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지나면서 기존 국제관계와 질서가 요동치며, 중국의 부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쟁 이전 중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및 공급망 재편이라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봉쇄 전략에서 수세였다. 하지만 전쟁은 오히려 미국의 발목을 잡았고, 미국 주도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은 중국 편에 서기 시작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 달러 역할은 축소되고,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이루어져 결제 통화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3월 29일 브라질과의 양국 교역에 달러를 배제하고 중국-브라질의 위안-헤알화 양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4월 13일, 중국을 방문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브릭스 은행’으로 알려진 신개발은행(NDB)의 신임 총재인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서 “매일 밤 나는 모든 나라가 왜 달러에 기초해 교역해야만 하는지 묻는다. …중략… 왜 우리는 자국 통화에 기반해 교역할 수 없나”라고 말했다.
즉 브릭스 참가 국가에 자국 통화로 교역해서 달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자고 주문한 것이다.
또한 과거 달러 결제를 주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유 거래에서 달러 결제 비중을 낮추고 위안화 결제를 추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사우디를 방문해 석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추진을 합의했다. 그리고 중국은 올해 3월 14일 사우디 국영은행과 위안화 대출 협력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위안화가 이제 양국 교역에서 쓰인다는 의미다.
그리고 지난 4월 12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교역에서 위안화 비중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량의 가스·석유가 매매되는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확고히 정착됐다는 것을 말한다.
중동, 남미에서 미국의 고립과 중국의 부상
중국 시진핑은 3월 10일 베이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중재하여 국교를 회복하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최대 동맹국이며, 이란은 미국이 악의 축으로 명명하였지만 현재 핵 재협상 중이다. 이런 두 나라를 중재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외교의 최대 성과이자 중동의 새로운 질서가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3월 20~23일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냉전 때 형성된 것과 유사한 군사·정치 동맹을 구성하지는 않으나, 이런 형태의 국가 협력보다 우월하다. …중략… 블록을 형성하지 않고, 대결적 성격을 갖지 않고,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라고 군사·정치 동맹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시진핑과 푸틴은 시베리아의 가스를 중국에 확대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프로젝트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도 버틸 수 있는 최대 힘은 중국이 러시아 에너지 등 원자재를 사주고, 자신들의 공산품을 수출하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은 과거 중소 논쟁 시절 서북 방면 최대 위협 세력이던 러시아와 가장 좋은 관계를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누리고 있다.
이번 중러 정상의 성명은 국제질서의 비동맹화와 다극화 그리고 연대 강화를 서로 인정한 것이다.
남반구 민중의 투쟁과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의 부상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그리고 최근 미국과 중러 간의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글로벌 사우스”라는 북반구의 저위도나 남반구에 있는 아시아·아프리카·남미의 개발도상국이 어느 진영에도 휩쓸리지 않으려는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외교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의 중립 외교 노선의 확장은 미국의 ‘일극 질서’에 파열구를 내고, 중·러가 추구하는 ‘다극 체제’ 또는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극단적인 불평등을 타파하려는 남반구 민중들의 투쟁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12~13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 정상회의’를 개최해 전쟁으로 개발도상국들이 ▲과잉 채무 ▲식량·에너지·빈곤 위기를 겪고 있다며 “서구는 개발도상국 위기에 눈을 돌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하이협력기구, 주요 20개국 회의, 브릭스 등을 통해 “관심 있는 국가들과 다극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해왔다. 지난 3월 26일 국영 로시야24 인터뷰에서도 소련 해체 이후 “그들(미국 등 서구)은 세계를 마음대로 재편하려 한다.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노동자를 적대하면서 냉전만 부르짖는 윤석열
윤석열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하는 세계 질서를 무시하고, 전 지구적으로 고립되는 미국에 매달리면서 아직도 냉전을 부르짖고 있다.
특히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북한만 상대하면 되었는데, 불과 1년 만에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라는 새로운 전장을 만들었다.
삼천리금수강산이 세계전쟁의 화약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난 1년, 민중과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학생들은 “이대로는 못 살겠다”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쇠귀에 경 읽기로 민중의 외침을 무시한 채 민중 위에 군림하고 있다.
퇴행과 폭주의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미 민중은 퇴진을 넘어 타도를 외치고 있다.
반민생·반민주·반평화·반환경·친재벌 등 퇴행과 역주행의 1년! 이게 나라냐! 이대로는 못 살겠다! 민중이 꿈꾸는 세상은 촛불혁명의 광장에 나온 사람만큼 전진한다! 반제·자주·평화애호 세력은 총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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