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전문] “주한미군 철수해도 안 속아”…김여정 부부장 담화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7/18 [12:10]

[전문] “주한미군 철수해도 안 속아”…김여정 부부장 담화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7/18 [12:10]

북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17일 담화를 발표해 미국의 대화 제의를 왜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담화는 미국의 대화 제안이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멈춰 세우기 위한” 시간 끌기라고 주장했다. 

 

현재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향해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날아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담화는 “최근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미국이) 계속 목격”했다거나 “며칠 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이라는 표현을 통해 지난 7월 12일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이 바로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임을 드러냈다. 

 

▲ 7월 13일 발사한 화성포-18형.     

 

다시 말해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실거리 발사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을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담화는 북미대화를 해도 미국은 북핵 폐기를 주장할 것인데 이는 “현실에서 통하지 않을 소리”이며 미국은 북핵 폐기에 맞는 “협상조건, 거래 거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전략무기 전개 중단은 10시간이면 뒤집을 수 있고, 한미연합훈련 잠정 중단은 20일이면 뒤집을 수 있으며, 심지어 주한미군을 철수해도 보름이면 다시 주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으로는 북한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과거에도 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했다가 다시 지정한 사례가 있음을 꼬집으며 대북 제재 완화에도 속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또 한미는 전 대통령이 서명한 것도 새 정부가 “손바닥처럼 뒤집는 것”이 가능하다며 북한은 “윤석열이나 바이든과 같은 그 어떤 개인을 대상으로 하여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억제력에 기초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전망적인 안전담보 체계를 구축”하는 “장기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확장억제 체제를 더욱 강화할수록, 위협적인 실체인 군사동맹 체제를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들뿐”이라고 하여 미국의 행동에 따라 북미대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담화는 “며칠 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이미 개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따름”이라고 하여 미국이 대북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경우 대륙간 탄도미사일 고각 발사보다 더 높은 수위의 군사 행동이 뒤따를 것임을 경고했다.

 

다음은 담화 전문이다. 

※ 원문의 일부만으로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편향적으로 이해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기에 전문을 게재합니다. 전문 출처는 미국의 엔케이뉴스(NKnews.org)입니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최근 미국 측은 우리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여론을 환기시키고 돌아가고 있다.

 

최근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계속 목격한 이후 불안·초조한 미국의 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동향이다.

 

지금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2017년 조미[북미] 쌍방 사이에 조성되었던 첨예한 대결 수위를 훨씬 넘어서 실제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 핵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형편에 이르렀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이미 밝혔으므로 이번에는 미국이 세상에 대고 그처럼 호소하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의 문이 열려있다’는 소리가 얼마나 황당한가를 밝히고자 한다.

 

지난 세기 90년대부터 미국과 대화와 협상을 거듭해 온 우리로서는 현 미 행정부가 들고나온 ‘전제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멈춰 세우기 위한 술책이 깔려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가상적으로 조미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현 미 행정부가 협상탁 위에 올려놓을 보따리라는 것이 ‘CVID’ 따위에 불과할 것은 뻔한 일이다.

 

지금에 와서 비핵화라는 말은 실로 고어사전에서나 찾아보아야 하는 현실에서 통하지 않을 소리이다.

 

미국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지금 우리와의 협상조건, 거래 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낼 수가 있겠는가?

 

설사 미국이 몇 년 전 전임자가 공약했던 미국남조선[한미]합동군사연습의 잠정 중단과 같은 낡은 수를 또다시 꺼내 들거나 기껏해서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나 전략자산 전개 중단과 같은 가역적인 것을 가지고 그 누구의 구미를 돋워 보자고 접어들 가능성도 예견해 볼 수 있다.

 

시간 벌이를 위한 그런 얄팍한 술책에 넘어갈 우리가 아니다.

 

미 전략자산이 조선반도에 진입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10여 시간이면 전개가 완료되고 합동군사연습도 병력을 재투입하여 재개하는 데 길어서 20일이면 충분할 것이다.

 

물론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설사 미국이 남조선 주둔 미군 철수와 같은 전략적인 속임수를 꺼내 들고 남조선으로부터 군대와 장비를 말짱 들어내 간다고 해도 우리는 해외 주둔 미군 무력이 다시 들어와 ‘대한민국’을 군사요충지로 만드는 데는 보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오늘에는 ‘테러지원국’ 모자를 벗겼다가 내일에 가서 다시 씌우는 것쯤은 미국 정치계에서는 식은 죽 먹기이다.

 

결국 미국이 대화 마당에서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는 것들이란 모두 가변적이고 가역적인 것뿐이라는 점을 우리는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우리에게서 바라는 것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이다.

 

하다면 그 가역적인 성격을 띠는 공약을 믿고 우리 국가의 영원한 안전을 당면한 이익과 바꿀 수 있겠는가?

 

우리는 밑지는 일은 하지 않는다.

 

미국과의 대화에 왜 우리가 전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이제는 미국도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이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통해서도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 트럼프로부터 바이든에로의 정권 변화와 더불어 우리의 적수들이 어떻게 대조선 정책을 연장하고 어떤 단꿈을 꾸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명백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리 전 대통령이 서명하고 공약한 것이라고 해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앉으면 그것을 제 손바닥처럼 뒤집는 것이 바로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윤석열이나 바이든과 같은 그 어떤 개인을 대상으로 하여 전략을 구사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특등앞잡이인 ‘대한민국’과 세계 악의 제국인 미합중국을 상대로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며 압도적인 억제력에 기초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전망적인 안전담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의 잠정 중단이나 전략자산 전개의 중지, 가역적인 제재 완화 따위로 우리의 전진을 멈추고 나아가서 불가역적인 무장해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다.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며 현실을 중시한다.

 

오늘 우리 앞의 현실은 미국이 자동응답기처럼 외워대는 대화가 아니라 우리의 코앞에 때 없이 날아드는 핵전략폭격기와 우리의 주권 영역을 침범하는 미국의 공중 정탐행위이며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하는 ‘핵협의그룹’ 회의 소집과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조선반도 수역에 진입하는 미 전략핵잠수함의 출현이다.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더욱 강화할수록, 위협적인 실체인 군사동맹 체제를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들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적실한 방도는 강도적인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아 오손도손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힘의 지위에서, 충분한 실력행사로 그들의 강권과 전횡을 억제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침해하고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며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다.

 

미국은 자기 자신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우리를 건드리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며칠 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이미 개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따름이다.

 

2023년 7월 17일

평양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