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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무기 열전 24] F-35A는 기관총을 쏘지 못한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8/24 [10:45]

[남·북·미 무기 열전 24] F-35A는 기관총을 쏘지 못한다?!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3/08/24 [10:45]

무장

 

군용기가 탑재하는 무기에는 크게 기관총, 항공폭탄, 활공·유도폭탄, 공대공 미사일, 공대지 미사일이 있다. 

 

○ 기관총

 

기관총 혹은 기관포는 전투기 혹은 폭격기나 심지어 일부 정찰기, 수송기도 장착하는 군용기의 기본 무기다. (총과 포를 구분하는 기준은 모호하다. 여기서는 기관총으로 표기를 통일한다.)

 

군용기의 기관총은 적기를 격추하거나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때 사용한다. 

 

폭격기는 후방에 붙은 적 전투기를 격추하기 위해 뒤쪽에 기관총을 장착하기도 한다. 

 

▲ 러시아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95MS. 꽁무니에 기관총이 보인다.     © Andrei Shmatko

  

군용기에 장착하는 기관총은 육군이 사용하는 일반 기관총과 달라야 한다. 

 

첫째는 불발탄이 나와도 사람이 직접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로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짧은 시간에 쏘기 때문에 기관총의 연사 속도도 그만큼 빠르지 않으면 듬성듬성 총알이 날아가게 된다. 

 

그래서 군용기는 육군이 통상 사용하는 맥심 기관총보다는 개틀링 기관총을 선호한다. 

 

미군이 사용하는 개틀링 기관총에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비롯한 대다수 군용기가 사용하는 M61 벌컨(20밀리미터) 외에 A-10 선더볼트 II에 장착한 GAU-8 어벤저(30밀리미터), F-35 라이트닝 II가 사용하는 GAU-22/A(25밀리미터) 등이 있다. 

 

▲ 2006년 4월 5일 379 원정 항공기 정비비행대가 서남아시아 전방에 배치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점검하고 있다. 덮개를 제거해 M61 벌컨이 보인다. [출처: 미 공군]     

 

▲ 오산 공군기지에서 A-10에 장착한 GAU-8 어벤저를 점검하는 장면. [출처: 미 공군]     

  

이 가운데 GAU-8은 급탄 장비, 탄통까지 포함하면 무게가 무려 1.8톤에 달하며 장착되는 A-10 몸체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괴물 기관총이다.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용도로 만든 이 기관총은 지름 30밀리미터의 총탄을 분당 3,900발로 발사하는데 이 정도면 웬만한 전차의 장갑도 뚫을 수 있다. 

 

기관총은 군용기에 탑재하는 무기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약하고, 유효사거리도 짧아 주로 보조 무기로 사용한다. 

 

그래도 전투기끼리 뒤엉켜 싸우는 격추전(도그파이트)에는 매우 중요한 무기다. 

 

한편 몇 년 전 한국군이 운용하는 F-35의 기관총에 총알이 없어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그 내막은 이렇다. 

 

미국은 F-35를 다목적으로 개발하면서 지상 목표물 공격도 염두에 두었다. 

 

그런데 M61 벌컨은 20밀리미터 총알을 사용하므로 병사나 비행기를 향해서는 쓸 수 있어도 전차 같은 지상 목표물 공격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GAU-8는 너무 덩치가 커서 전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미국은 25밀리미터 총알을 사용하는 GAU-12/U 이퀄라이저를 F-35에 맞게 좀 더 가볍게 만든 GAU-22/A를 개발해 장착했다. 

 

다만 GAU-22/A도 여전히 크고 무겁기 때문에 300발만 탑재하였고 반동을 줄이기 위해 발사 속도도 분당 3,000발로 늦췄다. 

 

즉, F-35는 한 번 출격하면 기관총을 6초만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 미 국방부가 F-35A에 탑재된 기관총 GAU-22/A를 시험한 결과 명중률이 기준 이하로 너무 낮고 F-35A 표면과 스텔스 코팅에 균열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만 기관총을 기체 외부에 장착하는 F-35B, F-35C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참고로 당시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F-35에는 기관총 문제를 포함해 무려 873개의 해결되지 않은 결함이 있었다.

 

아무튼 미 국방부는 이 문제로 해당 생산라인의 F-35A에 기관총 사용 제한 명령을 내렸고 이 문제는 2023년 8월 기준으로 아직 해결이 안 되었다. 

 

즉, 한국 정부가 총알을 구입하지 않은 문제가 아니라 기체 결함 때문에 기관총을 쓸 수 없는 게 문제였다. 

 

이 문제는 GAU-22/A를 미처 개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F-35를 먼저 개발하면서 기관총 진동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문제, 기관총 탑재 위치의 문제, 총구 덮개의 구조 문제 등이 겹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펙트체크] 정부의 홀대가 공군 F35 기관포 문제 초래했다?」, 뉴스톱, 2021.10.29.)

 

▲ 비행 중인 F-35A. 붉은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볼록 튀어나와 있는데 이 안에 기관총이 내장되어 있다. [출처: MSgt John Nimmo Sr.]     

 

 

얼핏 생각하면 AV-8B 해리어 II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GAU-12/U를 약간 모양만 바꾼 게 GAU-22/A인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총알이 매우 빠른 속도로 총열을 통과하면서 생기는 진동은 예상보다 크며 이 진동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명중률이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에 총을 설계할 때는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이 진동은 총열의 길이, 무게, 지름 등과 총 전체의 모양 등에 따라서 증폭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다. 

 

만약 F-35A의 설계상 문제가 맞는다면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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