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 시민단체가 경찰의 폭력 진압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29일 제출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 대학생 원정단’(아래 원정단), ‘진보대학생넷’,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지난 24일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항의해 일본대사관을 항의 방문한 대학생 16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인권을 침해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가 시작된 날인 지난 24일 오후 1시경 대학생 50여 명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16명의 대학생이 일본대사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 기습 시위를 벌였다.
기습 시위에 놀란 경찰은 부랴부랴 진압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남성 경찰이 여성 대학생을 잡아당기고 바닥에 던졌다. 또한 현수막을 뺏으려고 하다가 대학생의 목을 졸랐으며 팔을 꺾고 발로 차기도 하면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 연행할 때 여성 경찰이 여성을 연행하고 남성 경찰이 남성을 연행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연행된 지 5일이 지났지만 일본대사관 안에서의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팔과 목에 멍이 사라지지 않은 학생도 많다. 학생들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대학생들은 아직도 그날(24일)의 상처를 잊지 못한다”라며 “경찰의 대학생을 향한 비인권적인 처사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생들을 상아탑 밖으로 내모는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은 반성하라”라고 말했다.
기습 시위로 연행됐다 석방된 이민지 원정단 단장이 나와 경찰의 폭력을 아래처럼 증언했다.
“현수막과 선전물을 뺏기지 않으려고 난간에 몸을 붙이고 스크럼을 짜며 버텼다. 그런데 한국의 경찰들은 우리를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우리가 선전물을 놓지 않고 버티자, 세 명의 경찰이 나와 내 옆의 친구에게 붙어 양쪽에서 피켓을 잡아당겼다. 그 과정에서 난간을 잡고 버티던 나는 목이 뒤로 꺾이면서 튕겨 나가야 했다.”
“부은 목을 부여잡고 다시 난간 앞으로 나가 주머니에 있던 선전물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두어 차례 선전물을 빼앗기고, 몸은 난간에서 뒤쪽으로 내던져졌다.”
“2층에서 1층으로 끌려 내려오는 동안 계속 ‘팔 부러지고 싶지 않으면 걸어서 나오라’라는 소리를 들었다. 잡힌 팔은 압박에 저려올 정도였다. 버스에 던져지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었던 팔에는 온통 피멍이 들었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나오지 않으려고 버티자 그대로 사지가 잡히거나 무릎을 꿇은 상태로 공중 부양해서 이동 당했다.”
김준겸 ‘진보대학생넷 동국대넷’ 지회장은 “우리는 정당한 항의행동으로, 그 어떤 폭력적 행위도 그날 저지르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가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니, 일본에 직접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이라며 “경찰의 폭력 연행을 규탄한다. 우리는 그날 국가가 한 만행을 잊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찰의 강경한 진압방식은 더 큰 저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라며 “경찰이 지키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똑똑히 인식하고 정권의 호위병 역할을 자처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경찰에게 지난 24일 폭력 진압의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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