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고무신
2일 공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4주 연속 추락했다고 합니다. 20%대 지지율은 작년 4월 둘째 주 이후 처음이며 무려 9개월 만입니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은 부처별 업무보고를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하며 매일같이 선심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주로 세금 감면, 규제 완화 같은 것들로 서민보다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입니다. 이를 위해 ‘상속세가 주식시장 발전을 막아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를 준다’는 황당한 논리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보수 언론들은 열심히 찬양하며 띄워주고 있습니다.
윤석열을 선두로 정부가 모두 나서서 사실상 ‘현금을 살포’하며 총선에 개입하다 보니 ‘퍼주기 선거’, ‘윤석열표 막걸리·고무신’ 같은 말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제 막걸리 얻어 마시고 고무신 받는다고 표를 주지 않습니다. 뻔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한동훈의 잔머리
한동훈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인기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위의 여론조사에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이재명 26%, 한동훈 23%가 나왔습니다. 1월 조사 결과에 비해 각각 3%, 1% 오른 수치입니다. 온갖 언론들이 나서서 한동훈 찬가를 불러댔지만 먹히지 않나 봅니다.
여기에는 한동훈의 비호감 언행도 한몫합니다.
한동훈이 ‘사직에서 야구를 봤다고 했지 사직구장에서 봤다고 한 적은 없다’며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의 정정보도를 신청한 것을 두고 사람들은 좀스럽다, 대선 주자라더니 잔머리만 굴린다, 정치인이 아니라 사춘기 중학생같이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또 한동훈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고발한 것을 두고 기자들에게 “그 사람들은 저를 대통령님의 아바타라고 부르지 않았느냐. 제가 아바타면 당무 개입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빈정거렸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말인지 막걸리인지 모를 소리를 횡설수설한 겁니다. 본인이 ‘윤석열 아바타’임을 인정한 건지, ‘윤석열 아바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거라면 당무 개입은 맞다는 논리가 되는데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서 저런 말을 하는지, 정말 이런 멍텅구리 짬뽕 같은 말장난이나 하는 자가 무슨 정치인이라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윤석열은 입만 열면 온통 뻔뻔한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굵직하게 큰 거짓말을 하는데 한동훈은 잔머리를 굴려 가면서 잔챙이 모습만 보이니 윤석열만큼의 인기도 얻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국힘당도 민주당에 역전당해
위의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 국힘당 지지율은 34%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국힘당이 민주당을 앞서왔는데 이번에 민주당이 역전을 했습니다.
올해 들어와서도 언론은 한동훈이 윤석열에게 엇서서 싸운다고 열심히 미화하면서 이제 ‘윤석열의 국힘당’이 아닌 ‘한동훈의 국힘당’이라며 국힘당 지지율 올리기에 모두 나섰습니다. 그래도 지지율이 안 오르니 이번에는 화해 쇼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국힘당 지지율은 오르지 못하고 하강 곡선을 타기 시작합니다.
우리 국민은 윤석열과 한동훈이 싸움을 하든 화해를 하든 그런 어설픈 연기에 속지 않았습니다.
김건희 문제
앞으로 한동훈에게 남아 있는 패는 무엇일까요?
일단 김건희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윤석열이 그렇게 버티는데도 조·중·동이 김건희 문제를 해결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하는 걸 보면 김건희 문제가 국힘당 지지율 상승과 총선 승리의 핵심 과제인 듯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한동훈이 계속 요구해서 김건희가 사과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김건희는 자기 죄를 인정하는 것이 되며 국민은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주장에 더 힘을 실을 것입니다. 사과한다고 해서 범죄가 없던 것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과로 문제를 끝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윤석열, 김건희는 더 궁지에 몰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동훈의 국힘당이 김건희 특검을 수용해 통과시키면 어떨까요? 아마도 국힘당 지지자들이 윤석열파와 한동훈파로 나뉘어 개싸움을 벌일 것입니다. 국힘당이 내분에 휩싸여 집안이 흔들리는 사이에 특검 통과의 공은 국민과 민주당 몫이 될 것입니다.
결국 한동훈이 뭘 해도 안 된다는 결론으로 돌아갑니다.
안보와 경제
원래 정권과 여당은 안보와 경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것만 잘하면 나머지는 별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윤석열의 압박에 북한이 굴복해 ‘핵무기를 폐기할 테니 선제타격 정책을 폐기해달라’고 하면 김건희 비리쯤이야 눈에 보이지도 않을 것이고 윤석열 지지율은 80%를 넘게 될지도 모릅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고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고 유럽연합 고위 인사들이고 모두 윤석열에게 날아와 찬사를 연발할 것입니다. 어쩌면 윤석열, 김건희는 노벨평화상을 타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남북문제 제가 좀 나설 생각이에요, 정말로”라고 말했던 김건희의 머릿속에 이런 그림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초토화하겠다, 핵무기로 전면 공격해 점령하고 평정, 수복, 편입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도 이번엔 진짜 위험하다, 장난이 아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토록 북한에 강경하던 윤석열도 계획했던 육상 완충구역 포사격훈련을 중단하니 사람들은 윤석열이 꼬리를 내리고 북한에 당하고 있다는 평을 하는 형국입니다. 그리고 윤석열 때문에 전쟁 난다며 탄핵 요구만 더 확산하고 있으니 안보로 점수 벌 일은 없을 듯하네요.
경제는 어떤가요? 만약 미국과 일본이 ‘윤석열이 우리 때문에 고생하는데 우리 경제에 부담이 좀 돼도 윤석열을 위해 한국 경제를 살려주자’면서 한국산 상품 수입을 배로 늘려주고 한국 기업들이 돈을 엄청나게 벌게 해준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입니다. 경제가 좋아지면서 지갑이 두둑해진 사람들이 ‘나도 디올 가방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김건희 여사쯤이야 디올 가방 100개쯤 가져도 되지’ 하며 너그러워질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암담합니다. 한국 경제는 중국·러시아와 등을 돌리고 미국·일본에 뜯기며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정부·여당이 점수 깎일 일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보도 경제도 난리인데 윤석열, 한동훈, 국힘당은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허구한 날 자기들끼리 개싸움질로 날을 새고 있으니 저들에게 좋은 일이 있을 리가 있을까요?
(글에 나오는 여론조사는 1월 30일~2월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12.7%입니다.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동훈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