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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3] 통일부장관의 결론은 윤석열 퇴진인가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2/08 [12:24]

[정조준23] 통일부장관의 결론은 윤석열 퇴진인가

문경환 기자 | 입력 : 2024/02/08 [12:24]

김영호 통일부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소개했습니다. 

 

핵·미사일 고도화

 

김영호는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 핵과 우리 국민을 분열시키는 심리전에 효과적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라고 하였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심리전이 한국 사회에 대단히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며 이에 대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되면 안 되고 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김영호는 어떤 대응책을 세웠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 공신’”이라고 평가하면서 “야유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부터 하는 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는 “평화 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어” 놓는 바람에 “군사력을 키우는 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평화’를 내세우니 북한이 군사력을 마음 놓고 키우지 못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대북 강경 정책 일변도로 나가니 마음 놓고 핵·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명분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물론 윤석열 정부야 북한이 문재인 정부 때도 몰래 군사력을 키웠다고 항변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 그 말이 맞을 것입니다. 그때라고 북한이 군사력을 강화하지 않았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무기를 추가 생산하는 것이야 지하에서 몰래 할 수 있다고 해도 신형 핵미사일을 새로 개발하려면 반드시 시험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검증할 수 있고 개량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험은 대체로 미국의 인공위성이나 정찰기에 포착됩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때는 북한이 신무기 시험 발사를 하기 어려웠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마음 놓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윤석열 정부 덕에 북한이 신무기 개발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특등 공신’ 평가를 토대로 볼 때 북한의 핵·미사일 강화를 막으려면 윤석열이 퇴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리전

 

김영호는 북한의 심리전에 맞서는 게 중요하다면서 “통일부는 정치적·심리적 안보의 최전선에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북한의 심리전이 한국 사회에 먹히고 있다는 평가를 전제로 합니다. 

 

김영호가 생각하는 북한의 심리전이라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신무기 시험을 하고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데 여론의 비난이 북한을 향하지 않고 윤석열에게 향하는 걸 염두에 둔 것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김영호는 저런 여론이 원래 국민의 생각이 아니었는데 북한의 심리전 때문에 바뀐 것으로 평가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북한이야말로 한국 국민의 생각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전지전능한 존재라는 말인데 이것이야말로 대단히 심각한 ‘이적 표현’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지금 국민은 전 정부 때와 달리 윤석열이 ‘선제타격’, ‘몇 배로 응징’, ‘즉·강·끝’ 같은 말들을 외쳐대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되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윤석열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북한의 심리전이 먹히지 않게 하려면 윤석열을 사라지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아닐까요?

 

북한 실상 알리기

 

김영호는 북한의 심리전에 맞서서 “북한 실상 알리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대환영입니다. 북한의 실상을 널리 알려주기를 바랍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연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지방에도 건설 붐이 일어나며 농사도 대풍을 이뤘다고들 합니다. 북한을 다녀온 이들도 북한 경제 사정이 하루가 다르게 나아졌다고들 합니다. 대체 얼마나 경제가 발전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보통 북한은 사상 최고 수준의 제재와 봉쇄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곧 망할 거라고들 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정말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같습니다. 

 

이런 것들에 관해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정부 당국자와 기관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해 북한의 실상을 잘 알리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선 최고의 두뇌들이 너도나도 의대를 가는데 북한의 수재들은 핵·미사일을 연구하는 대학에 조기 입학한다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이게 사실인지, 어떻게 가능한지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도 참작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통일부가 북한의 실상을 알린다면서 혹시라도 ‘현송월 처형설’ 같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다가 망신당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빗장

 

김영호는 “북한 정권이 빗장을 강하게 걸어 잠그고 변화와 자유에 대한 북한 주민의 갈망을 억압한다고 언제까지나 세습 체제가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라고 했습니다. 

 

아마 김영호가 볼 때 북한 정권은 처음부터 빗장을 강하게 걸어 잠갔을 것이니 대략 70년 이상 빗장을 잠근 채 지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북한은 지금까지 정권과 체제가 안정화되어 있을까요? 

 

반대로 한국은 정권마다 뒤끝이 좋지 않아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국민의 손에 쫓겨나거나, 총에 맞아 죽거나, 감옥에 가는데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요? 심지어 지금은 정치인을 향한 테러가 일상이 되었는데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국민에게 알려주길 바랍니다. 

 

한미의 당국자,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몇십 년째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은 곧 망한다는 ‘북한 붕괴론’을 주장해 왔습니다. 심지어 북한이 ‘3일 뒤 아니면 석 달 뒤, 늦어도 3년 뒤에는 망한다’는 말까지도 해왔습니다. 

 

이제는 이런 평가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왜 틀렸는지 평가하며 대북 정책을 재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그렇지 않으면 백년이 가도 대북 정책은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요즘 미국 등에서 기존 대북 정책이 틀렸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김영호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빗장을 걸어 잠갔다고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지점이 있습니다. 개성공단만 놓고 봐도 북한은 군대를 뒤로 물리고 어마어마한 땅을 내주면서 마음대로 개발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개성공단을 소극적으로 개발하다가 결국 폐쇄한 것은 한국 정부였습니다. 이게 북한이 안에서 빗장을 잠근 건가요, 한국이 북한을 밖에서 잠근 건가요? 개성공단 폐쇄 과정을 보면 어리둥절해지는 것이 상식적인 반응입니다. 

 

한·미·일

 

김영호는 “한반도 통일이 민족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의 약속, 즉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비전을 올해 더욱 널리 확산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김영호는 미국과 일본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일본의 대북 정책을 집행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합니다. 또 이를 알리면 국민이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윤석열 정부 스스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국민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지한다면 그것 자체를 먼저 강조하면 됩니다. 미국이 지지한다, 일본이 지지한다, 이런 걸 강조하는 건 그만큼 자신이 없어서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미국, 일본이 자기 이익을 위해 우리를 이용하는 것이지 한국을 사심 없이 도와줄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동해를 ‘일본해’라고 하는 일본과 미국 아닙니까? 미국은 무기 장사를 위해, 일본도 경제 부흥을 위해 한반도 전쟁을 바라며 일으키려고 한다는 게 국민의 일반적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일본과 함께하는 윤석열 정부를 지지해달라고 하는 사대주의적 태도는 오히려 정권을 국민과 더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괴뢰’라는 북한의 심리전에 좋은 먹잇감이 될 뿐입니다. 국민은 ‘우리 국민이 정부의 이러저러한 정책을 지지하니 미국, 일본도 우리의 주장을 들어라’ 하고 요구하는 정부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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