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들이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시도를 규탄하며 한자리에 모였다.
24일 오전 11시 주한 독일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문화예술 단체인 ‘색동’, ‘전시유랑단’과 인권평화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잇는 시민단체 ‘김복동의 희망’이 공동 주최했다.
주최 측은 “9월 19일 오후 (독일 베를린) 미테구 의회가 철거 위기에 놓인 독일 베를린 소녀상에 대해 ‘계속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49표 가운데 27표를 얻어 과반을 넘겼다. 그러나 미테구청장의 입장은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테구 구민들의 의사도 무시하고, 의회의 공식 결의도 무시하고, 오로지 일본 정부와 일본 정부의 로비를 받은 베를린시장의 목소리만 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베를린 소녀상 ‘아리’를 지키고자 문화예술인들과 김복동의 희망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독일대사관에 우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라고 밝혔다.
잎서 2020년 9월 27일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모아빗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아리’를 설치하는 개막식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일본 정부가 독일 정부와 베를린시에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면서 철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윤미향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는 지난 2017년 김복동 할머니가 독일 주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나는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소녀상을 세울 것’이라고 선언한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미테구의 행위를 두고 “인권과 평화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역사와 아픔, 그 존엄을 파괴하고 인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나치 전쟁범죄에 협력했던 사람들을 수색하고 처벌한 독일”이 맞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인 김서경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도 발언했다.
김서경 공동대표는 “김복동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 정부가 사과하는 그날까지 아이들과 여성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했다”라면서 “우리는 그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 시민들이 세계인들과 함께 세운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통해 피해자들의 인권이 회복되고 세계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겠다며 “세계 평화를 위해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서경 공동대표의 남편이며, 평화의 소녀상을 함께 만든 김운성 조각가도 발언했다.
김운성 조각가는 우파 성향인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본의 극진한 대접을 받은 뒤 “(일본 정부에) 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약속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독일의 반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1992년 1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한 수요시위가 천 번째가 되던 2011년 12월 14일, 피해자들이 서 있던 그 자리에 시민들의 후원을 통해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억하고 요구한다.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베를린 시민을 비롯하여 베를린을 다녀가는 수많은 세계인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전쟁에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며, 그들이 만들어 온 인권과 평화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어가기를 바란다”라면서 “평화의 소녀상 영구 존치”를 요구했다.
끝으로 문화예술인들은 희망의 염원을 담아 나비 모양으로 만든 ‘희망 나비’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아리’에게 전달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주최 측은 앞으로 주한 독일대사관과의 면담 등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평화의 소녀상 ‘아리’를 지키기 위한 서명에 동참할 수 있는 주소다.
☞ https://www.change.org/p/아리를-지킵시다-평화의소녀상은-반드시-존치되어야-합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