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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부, 명태균 사태에 왜 침묵할까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10/14 [16:00]

윤 대통령 부부, 명태균 사태에 왜 침묵할까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4/10/14 [16:00]

이른바 김건희 씨의 국힘당 공천개입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명태균 사태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는 물론 국힘당의 전·현직 주요 인사 중 명 씨와 연루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지난 9월 5일 김건희 씨가 국힘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보도 이후 날마다 명 씨의 이름이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명 씨는 김영선 전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이준석 국회의원, 김종인 국힘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접촉했으며, 안철수 의원,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등과도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명 씨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의원의 맥주 회동을 주선했고,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기여했으며, 서울시장으로 오세훈을 당선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명 씨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자신을 수소문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자신을 찾은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를 국힘당 대표로, 오세훈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처음 만난 날이 2021년 6월 18일이었고, 대통령 경선이 끝날 때까지 6개월여 동안 스피커 통화를 하며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와 윤 대통령 집을 수시로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대통령 인수위 시절에도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명 씨의 주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윤 대통령 부부와 자신의 인연이 깊고, 국힘당 측 인사들하고 여러 가지 일을 했다는 것이다.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 부부는 명 씨와 관련된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의 관계에 대한 해명은 지난 8일 대통령실이 내놓은 것이 전부이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고위공직자를 통해 명 씨를 만났고, 경선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해명에 따르면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나게 한 국힘당 고위공직자는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으로 추정됐는데 두 사람 모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준석 의원은 “2022년 10월, 11월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명 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라고 하며 경선 이후 연락을 끊었다고 한 대통령실의 해명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 부부를 처음 만난 날 명 씨가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해명도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명 씨로 촉발된 김건희 씨 공천개입 의혹은 민심에 더 불을 지르는 형국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면 이 사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온 국민이 공천개입, 국정농단이라며 비판하고 있는데도 김건희 씨는 윤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에 버젓이 함께하며 몰염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명태균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져도 법적인 문제로 번지지 않으면 자신들이 별 타격을 입지 않으리라고 판단하고 침묵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창원지검은 김건희 씨의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의원과 명 씨가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민적 지탄이 아무리 커져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별문제 없다는 식으로 이번 사건을 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검찰 출신의 시각답다. 

 

명품 가방 사건 때도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해명이라고 내놓은 것이 김건희 씨가 박절하지 못해 가방을 받았다는 얼토당토않은 소리였다.

 

그런데 윤 대통령 부부가 놓치는 것이 있다.

 

국민은 삼류 정치 브로커에 가까운 사람이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러저러한 논의를 하고 공당의 공천에 개입하며 국정을 농단한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 설령 그것이 법적인 처벌의 대상이 아니더라도 국격을 훼손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박근혜를 탄핵한 것도 민간인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며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에 분노한 민심이었다. 민심이 대통령을 탄핵했고, 결국 법적인 처벌까지 했다.

 

민심은 법적인 잣대가 중심이 아니라 상식과 도덕에 어긋나는 일과 양심이 없는 인간에게 분노한다.

 

이런 민심이 정치권에 정치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고 민심으로부터 정치적 타격을 입은 세력은 버틸 수 없다.

 

채해병 사건, 명품 가방 사건에 이어 명태균 사건까지 보이는 윤 대통령 부부의 몰염치한 모습이 윤석열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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